[뻔뻔한스티미언:Dream in Drama] 달달한 로맨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in #kr6 years ago (edited)

저는 병적으로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데다가,
달달한 로맨스를 심각하게 좋아합니다.
아,,, 심각하게가 아니라,,, 유별나게 좋아한다는 말이 맞겠네요.

개발자로 살다보니,,, 퇴근하고 집에 가면 평균 11시 쯤 됩니다.
빠르면 10시, 늦으면 12시.
그래서 보통 드라마는 잘 안 보고 살고요,,,
쉬는날 드라마 다시보기로 몰아서 보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잘 안 봅니다.
딱히 달달한 로맨스가 별로 없어서요.

이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퇴근 후 채널 돌리다가 우연히 보게 됐고,
한 눈에 빠져버려 다시보기로 처음부터 쭉 봤습니다.
제가 이 드라마를 알게된 건 드라마 회차로는 중간이 안 됐을 때입니다.
보는 내내
'와~~~ 이런 소설을 써야 하는데,,,
이런 소설을 써야 하는데...
난 왜 이런 소설을 못 쓰지???'
하면서 깔깔대며 봤습니다.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중간쯤 지나가면 슬픈 장면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가 아,,, 드라마에 빠지면 이렇게 되는구나를 경험했죠.

다들 아시겠지만,
구미호 소재는 여러번 영화로도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죄다 죽으며 끝나죠.
ㅠㅠ
앙대~~~ 내 구미호 죽이면 앙대~~~
정말 보는 내내 너무 슬펐습니다.
저렇게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다가도 결국 죽는 걸로 끝나는 걸까?
그래서... 다짐했습니다.
내 구미호를 죽일 순 없어.

그날로 드라마 게시판에 글을 써대기 시작했습니다.
'구미호 죽이면 방송국 폭파해버릴 거다.'
'작가님 제발 우리 미호 죽이지 마세요.'
뭐 이런 글들을 써대기 시작했죠.
완전 미친 겁니다.
정상이 아니었던 거죠.
그런데,,, 저 같은 사람이 수백이었나 봅니다.
날마다 게시판은 미호 죽이지 말라는 글로 도배가 됐고,
뉴스에도 나올 정도가 됐습니다.
그당시 정말 대단했죠. 하하하하.

드라마 마지막회가 다가올수록 극도의 긴장감에 빠졌습니다.
아무리 빌고 빌어도 작가가 미호를 죽이면 끝이기에...
나날이 우울해지다가
급기야 우울증 증상까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미호 죽는 거야? 결국 죽는 거야? 해피앤딩으로 끝난 구미호 드라마나 영화는 없잖아.'
본방을 사수하며 제발 우리 미호 살려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드라마 보며 그렇게 울어본 적도 없네요.
마지막 회가 다가올수록 드라마 보는 내내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너무 불쌍해서, 너무 아름다워서,,,
둘의 사랑의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앞에 두 남녀의 간절함에 울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너무 사랑하지만, 사랑하려면 둘 중 한 명은 죽어야 하는 사랑...
이보다 더 슬픈 사랑은 없을 것 같아 드라마를 기다리며 울고, 드라마를 보며 울고,
드라마 끝나도 마치 온몸미 마비된 것처럼 이미 광고로 넘어간 TV화면을 보며 울었네요.

그리고 마지막회에서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마지막회 장면은 아니지만, 명장면 하나 넣습니다.)

대웅 : 넌 그냥 도망갈거야? 내가 여기 있는데!
백일이 다 지나면 우리 둘 중
하나가 죽어야 된다는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다 정해진 거니까 그냥
얌전히 앉아서 받아들이고 혼자라도 살게 도망가라고?
난 못해..안 해!
둘 중의 하나 죽는 날 받아놓고 기다리는 거
난 안 할 거야.
.
미호 : 나도 싫어.
.
대웅 : 우리 백일에서 딱 반이 지났어.
미호야 지금 나 한테서 구슬 꺼내가.
.
미호 : 지금 구슬 꺼내가라고? 그럼 어떡해?
.
대웅 :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몰라...대신에 저 자식도 모를걸?
그러니까 우리가 결정해서 가는 거야.
난 내 목숨 반 내놓고 넌 인간되는 거 포기하고.
한번 가보는 거야. 죽을지..살지는..몰라.
.
미호 : 그럼 둘이 하나 뿐인 줄 같이 잡는 거네?
.
대웅 : 미호야...사랑해. 그러니까 너 위해 혼자 죽어
주는 거 절대 안 해. 너도 하지마.
.
미호 : 대웅아 사랑해. 나도 너 위해 죽어주는 거 절대 안 해.
너도 하지마.
.
대웅 : 너를 사랑하는..사람인 내가 할 수 있는 결정은 이거야.
어디로 갈지 모르는 무모한 선택일지라도..같이 가는 거야.
.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 거야.

나도 사랑을 위해 죽음까지 각오할 수 있을까???
이 드라마가 2010년에 방영됐으니,,, 결혼 전이군요. ^^
지금 이 드라마를 본다면,,,
'내가 저런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나도 같은 결정을 해야지.'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8년 전 본 드라마를 리뷰하려니... 어렵군요...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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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글로 다시 보니까 느낌이 사뭇다르네요. 역시 글은 짱입니다.

아핫... 글이 역시 짱이죠. ^^

ㅎㅎ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도 제목은 기억나는데, 이 드라마를 보진 않았었나바요 ㅋㅋ

정말정말 재밌고 감동적이에요. 나중에라도 보시길 추천합니다. ^^

드라마를 안봤었는데 나하님 글을 보니 함 보까?? 싶어지네요 ㅎㅎ
근데 넘 간지러울거 같아서 ㅋㅋㅋ

몰입도 최강이에요. 드라마 보다가 게시판에 협박글(?) 남기긴 처음이었으니... ^^

으앗 배우들이 엄청 풋풋하네요 :) ㅋㅋㅋㅋㅋ 옛 생각이 납니다.

당시 최고 배우들이죠. ㅎㅎㅎ

잘 읽고 갑니다. 보팅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와 저도 이드라마 넘 좋아했었는데 ㅋㅋㅋ 풋풋해 보이네요 ~ 미호는 소고기를 엄청 좋아했죠 ㅎㅎ

맞아요. 소고기 광팬이었죠. ^^

이게 뉴스에도 나올 정도였나요?
저도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편이라서요^^
리뷰가 왠지 더 달달하게 다가오는데요.
그나저나 이승기도 나름 노래와 연기 두마리를 어느정도 잡은 걸로 보입니다.^^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구미호 드라마가 해피엔딩으로 끝난 게 하나도없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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