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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qrwerq, essay] 수선의 쾌감

in #kr6 years ago

수명은 도대체 누가 정하는가? 아무 생각없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우리 자신과 사회로부터 유기되고 있지는 않은가?

이 부분에 대해서 qrwerq 님의 추가적인 포스팅이 있으면 참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요새 마음이 가는 주제라서 :)

그리고 상위 0.04% 라니 ! 저도 책을 꽤 산다고 생각했는데, 님에 비하면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꼴이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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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요즘 수명이나 유효함을 결정하는 기간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곤 합니다. 대체로 관계로부터 정의되는 수명은 아무래도 생물학적 (혹은 존재 그 자체로부터 유래되는) 수명과 같거나 이보다 짧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삶이든 관계든, 수명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지가 핵심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구매하는 것보다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읽는 것으로 따지면 저는 아마 사는 것 만큼의 %는 나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식에 대한 소유욕의 발현이라고 저 스스로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인간의 수명을 예로 들자면, 예전에는 당연히 '생물학적' 수명을 생각했어요. 인간의 숨이 끊어지면 당연히 수명이 끝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가끔씩 몇몇 대가/장인 등과 같이 큰 업적을 남긴 사람의 수명은 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것 같더라구요. 그게 과연 인간에게만 적용되는지, 아니면 qrwerq 님의 가방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물건의 가치 또는 소유주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지 궁금해졌어요 :)

전 지식을 담은 책에 대한 소유욕이 많을 뿐, 지식 자체에 대한 소유욕은 감히 부리지 못해요....... 제 머리가 깊은 지식을 담을 그릇이 안 된다는 걸 최근들어서 깨닫고 있습니다....

어떤 분야의 대가와 장인들이 자신의 족적을 남김으로써 자신들의 기여 - 삶을 대변할 수 있는 업 - 와 (무형의 가치에 따른) 수명을 길게 가져가는 것을 보곤 합니다. 아마도 이 시선은 분야를 바라보고 즐기는 사람들이 가지는 시선이며, 이 때 부여된 수명은 아마도 객체로서 가지는 수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굳이 대가가 아니라도, 종종 볼 수 있는 수명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대체로, 떠난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추억하곤 하니까요.)

저는 사실 '생물학적' 수명보다 조금 더 짧은 수명들에게 조금 더 관심이 가곤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바라보는 (객체적) 수명이면서도 아직 주체적으로 무언가 할 수 있는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모든 사물에 영혼과 신이 깃들어 있다고 여기는 일종의 범신론의 입장이 아니라면) 물건 자체가 그 만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최소한 사람과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에 있어서는 그 존재들이 가지는 주체성을 얼마나 인정하고 유추하며 이에 따라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느냐에 관한 문제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조만간 한번쯤은 이 주제에 대해서 글을 적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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