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P] 스팀에서 못할 말

in #kr7 years ago (edited)

스팀에서 못할 말이 참 많습니다.
공개된 장소인데
이제껏 쓴 글에는 나 자신이 녹아들어가 있고
아이디 누르면 바로 보여지는 유리지갑에는 온갖 기록이 남아있고
앞으로도 나는 여기서 많은 수익을 탐하고 싶은데
적을 만들면 망하는 수가 있으니 좋게좋게 넘어가는 것이 최선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논쟁이 있으면 남의 일인양 빠지고
뭔가 너무 신경쓰인다 싶으면 파워다운을 해서 자산이 묶인 비중을 줄임으로
마음속 부담감을 털어버리는 미덕(?)을 발휘하고 있었는데

https://steemit.com/kr-pnp/@clayop/pnp-power-and-proud

생각을 바꾸게 만든 글을 봤습니다.
돌아가는 구조를 알면서도
논란이 될만한 건 남들이 알아서 해줄 때 까지 미루고
나는 밝은 면만 누리고 있어야지 하는 포지션을 잡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받은게 참 많은데 이런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맞는가, 생각해보니
포지션을 변경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이 나옵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고
음이 있으면 양이 있어야 말이 되는데
플러스만 있고 마이너스는 없는 시스템이 지속 가능한가 생각해보면
당연히 아니라고 느낌적인 느낌이 나게 됩니다.
그런 곳에서는 어뷰징 잘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시스템이 됩니다.
무엇이 어뷰징이고 무엇이 어뷰징이 아닌가 하는 문제는
중앙화된 시스템에서와 달리 탈중앙화된 곳에서는 한사람이 결정하지 않습니다.
구성원 모두의 발언권이 주어진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나오는 모든 의견이 모여야만
누가 봐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결과가 도출됩니다.
어뷰징에 대한 기준과 주관이 저마다 다르기에,
업보팅이 그러하듯 다운보팅도 넓은 스펙트럼의 의견을 가진 사람으로부터의 의견이 모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누가 봐도 스팸글이 아닌 이상,
과연 누가 편한 마음으로 남의 글에 다운보팅을 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견제기능은 사실상 상실입니다.

결국 업보트와 다운보트가 합쳐져서 최종 보상 액수가 결정됩니다.
업만 있고 다운은 없어야 하는 고정관념 속에서만 활동한다면
거기에 대한 부작용이 예상됩니다.
스팀파워가 많은 사람이나 스팀파워가 많은 사람에게 잘보인 사람은
커다란 보상을 "보장" 받게 됩니다.
견제가 없이 보상을 보장받은 작가는 대체로 퀄리티를 타협하게 됩니다.

'편하게 가자. 오늘도 편하게.'

생존을 위협하는 쓸데없는 기능이 아닌
그날 올라온 다른 글과의 형평성에 견주어 너무 높은 글의 보상액을 조정하는 기능입니다.
다운보팅이 이뤄지면
페이아웃을 기다리고 있는 다른 모든 글들에 주어진 보상이 모두 미세하게 올라갑니다.
깎기만 하는게 아니라 올려주는 기능 또한 가진 것입니다.

이 때
보상액을 0 아래로 까지 깎는 것은 경우가 다릅니다.
그것은 심각한 어뷰징을 징벌하는 것으로, 글을 흐릿하게 보이게 하고 명성도를 깎습니다.

개인의 자유

누가 어떤 글에 업보트를 하건 시스템이 막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누가 어떤 글에 다운보트를 하건 시스템이 막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서 글마다 여러개의 업보트와 여러개의 다운보트가 섞여있게 되면서 공정한 보상 분배의 평형점을 찾아나간다면
이론적으로는 그럴듯 하지만 우리는 글에 열과 성, 진심과 자기 자신을 담아내고 있다보니 작은 다운보팅 하나에도 일일히 기분이 나빠지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대화와 협의가 필요합니다.

대화와 협의

북한이 핵을 워싱톤DC에 정확히 쏠 능력을 갖게되면(무시못할 스팀파워 업을 한거에 비유 가능)
그걸 정말로 쏘는게 아니라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카드를 가지고서 새로운 협상안을 찾게 되는 것이랑 비슷합니다.

사람마다 주관과 원칙이 다릅니다.
내가 남에게 다운보팅 하는 원칙으로 보편 타당하게 나와 내 주변 사람이 다운보팅을 당해도 괜찮은 정도의 원칙이라면
자유의 범위 안에 있는 것으로 인정할 받을 수 있을겁니다.

여러 다른 원칙들이 모여서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부분이 남으면 그만큼만 다운보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 글에나 마음껏 할 업보팅의 자유가 있다면
다운보팅의 자유는 왜 제한되어야 할까 하는 의문에 답이 됩니다.

결국 스팀 파워가 높은 사람, 혹은 지지받는 스팀파워가 높은 사람으로부터의 발언권이 더 높게 결론납니다.
이런 결론이 공정한 이유는, 사람들이 떠나고 플랫폼 가치가 낮아질 때 입는 피해가 더 큰 쪽이기 때문입니다.

무임승차

남들이 정공법으로 컨텐츠와 컨텐츠 큐레이션으로 사람을 끌어모으고 플랫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는 동안에
눈에 뜨이지 않게 셀프보팅/그룹보팅 작업장을 차려서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질 만큼의 보상을 받아가는 경우가 있다면
무임승차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시도조차 나름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어느정도는 인정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다운보팅의 원칙과 큐레이션 협상의 내용을 더욱 정교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도 볼 수 있겠죠.
너무 맑은 물엔 고기가 살지 못하고, 너무 탁한 물이면 또 그런걸 싫어하는 고기들이 떠납니다.

다운보팅이 금기가 아닌 상태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견제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ps.
보상액에 영향을 주지 않는 추천/반대 버튼이 별도로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런것이 공식적으로 생겨준다면, 사람들이 다운보팅 또한 무심히 넘길 수도 있는 하나의 이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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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yop 님이 가지신 steem만큼의 권리를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다운보트이죠. 당사자들간의 충분한 논의, 합의가 진행되고 발전이 없으면 충분히 다운보트를 활용하시는게 어떤가 합니다.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투자했으니 보상은 당연하다는 말도 이제 의미가 없습니다. 월 1000만원씩 스팀에 투자해도 보상으로 불어나는 스팀파워조차도 쫓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 초기진입자가 모든걸 결정하는 플랫폼이 스팀잇의 지향점은 아니었을텐데요.

이 문제가 오랜 시간 스팀을 힘들게 하나봅니다..

논란이 많이 될 주제네요...
의견이 분분할 것같습니다

스팀잇의 선한 가치를 키워내고 지켜 내자는 의도의 글이라 보는데
솔직히 읽기가 상당히 난해한 글이네요. 댓글을 썻다 지우고 썻다 지우고를 반복하다 갑니다.

머릿속 생각을 잘 정리하는 것에 실패했네요... 부분별로 부연설명을 하고 싶은데 어느부분부터 시작을 해볼까요?

언제나 합의가 중요하죠.
그리고 사실 다들 알고 있습니다.
왜냐 바보가 아니므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못알아볼 사람은 한명도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합의와 인정을 하는 것인데
그 균형을 넘어서면 그땐 또 터지게 되는거겠죠

안녕하세요 morning 님, 보상액에 관련된 부분이라 늘 어느정도는 생각의 차이는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차이를 이번 기회에 조금은 좁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추신글은 정말 좋은 방법이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스팀잇의 구조가 정말 사회 시스템과 많이 닮아있어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 저는 이번 논의에 대해 머리가 복잡해 참여는 잘 하지 못하고 있지만 조금씩 사회에 대해 배워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

"다운보팅이 이뤄지면
페이아웃을 기다리고 있는 다른 모든 글들에 주어진 보상이 모두 미세하게 올라갑니다.
깎기만 하는게 아니라 올려주는 기능 또한 가진 것입니다."

이 부분은 잘 몰랐던 사실이네요... 올려주신 의견에 동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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