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 슈워츠의 베이글 정원, 그녀가 가르친 조경

in #kr9 years ago (edited)


Jacob Javits Plaza © Martha Schwartz

조경 건축가로서, 여자로서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친 마사 슈워츠.
슈워츠는 워낙 조경 잡지에 자주 등장하고 활동 범위가 넓어 꽤 영향력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슈워츠의 디자인은 상당히 아티스틱하다. 예술적 설치물을 보는 것 같은 조경이 슈워츠의 디자인. 그녀의 커리어 초반 때만 해도 콘크리트 벽과 푸른 나무 - 보수적인 느낌이 풍기는 조경이 한창 지배적일 때였다. 그녀는 디자인에 빨간색, 핑크색, 형광 노란색을 사용하길 좋아했고, 요상한 기하학적인 요소를 많이 사용했다.


Whitehead Institute “Splice Garden” © Martha Schwartz and Partners


Davis Residence © Martha Schwartz and Partners

충격적이었던 것은 조경계에 슈워츠의 등장이었다.


베이글 정원


1979년 슈워츠가 대학원에 있을 당시였다. 먼 길 갔다가 돌아오는 남자친구이자 이제는 전 남편이 된 피터워커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기 위해 집 앞에 작은 정원을 꾸미기로 한 것.

그녀가 말하길 당시 수중에 몇십 달러 들고 있지 않았다. 어떻게 정원을 꾸밀까 하다 산 것이 베이글이다.

질서 정연하게 놓인 베이글이 마치 잉글리쉬 가든 같기도 하고. 그녀의 친구는 이 정원의 사진을 찍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미국 조경사회 (ASLA) 잡지에 보냈고 거기서 모든 게 터졌다.


Bagel Garden © Martha Schwartz and Partners

조경사회 잡지의 다음 부록 표지로 베이글 정원이 이슈된것

완벽에 가까운 보수적인 디자인만이 사회에서 인정을 받았던 때,
그녀의 베이글 정원은 당시 조경계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으로 여겨졌다.

당시 미국 조경과 건축계는 남성 중심의 관료와 기업이 중심이었다. 이 베이글 가든을 본 사람들은 조경을 농락한다며 미국 조경사회에 탄원서를 쓰거나 탈퇴를 하는 등의 행동을 했다.

반면 조경 설계라는 분야가 너무 조직중심으로 딱딱하게 구성되어 순수 미술이나 예술적 표현에 목말라 있던 사람들은 슈워츠의 베이글 정원을 보며 사이다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하나였다:
공간은 누구나 아름답게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어떤 것이든 조경이 될 수 있다.


Bagel Garden © Martha Schwartz and Partners

신선하게도 충격적이다..
지금보아도 너무 세련되었다...


그녀로부터 배운 시간


대학원 3학기째 나는 그녀가 가르치는 스튜디오를 듣게 되었다. 사실 그녀는 학생들에게 쓴소리를 잘하고, 무섭게 대하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처음에 슈워츠를 만나기 겁났다.

슈워츠와 1:1 크리틱 시간
내가 설계한 디자인을 여러 장 들고 갔다.
나름 고심해서 해간 디자인인데 그녀는 내가 가져온 디자인 한장 한장 맘에 들어하지 않았다.


© Mintvilla

어디서 한 번쯤 이미 본 디자인, 그리고 나의 주장과 철학이 들어가지 않은 디자인이라는게 그녀의 요지였다. 좀 더 강한 디자인, 내가 세상에 말하고 싶은것을 나타내는 디자인. 한 학기동안 슈워츠는 나에게서 상상력과 이성을 동시에 끌어내려 했다.

쓴소리도 엄청 들었지만 다 정말 내가 잘하길 바라는 데서 나오는 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우리 한명 한명의 미래 조경계 성공?을 빌며 정말 꼬옥 그리고 길게 안아 줬다.

강한 성격에 디자인 철학도 혹독한 슈워츠. 비평과 쓴소리 마다 않는 냉철한 그녀.
당시 남성과 관료 중심의 업계에서 무섭게 입지를 굳힐 수 있던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그녀가 나에게 항상 했던 말, 아직까지 나의 커리어에 큰 귀감이 되는 그 말.

“디자인은 너가 원하는 그 어떤 것이 될 수 있다. 크게 펼쳐놓고 그리는 것을 두려워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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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사진을 보면서 정말 제 생각 역시 틀을 깨부수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골조같은 것엔 관심을 갖지만 조경에 대해 잘모르기 때문에 좀더 공부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

@mintvilla님도 훌륭한 분이지 않습니까 ㅎㅎ

아이고 아이작님 저는 한참도 더 멀었지요 ㅎㅎ

저는 왜
[정말 꼬옥 그리고 길게 안아 줬다.]라는 구절이 마음에 탁 와닿았을까요?
쓴소리 하는 분이 정말 좋은 스승님인 경우가 많죠.
좋은 스승님을 만나신 것이 참 부럽습니다. ^^

미국에서는 교수님들과도 hug를 스스럼 없이 하기에... 그 당시에는 정말 찡했습니다. 레나님 말씀데로 좋은 스승님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한것 같아요. :)

크리틱 시간을 묘사한 대목이 너무 실감나는데요.
교수님의 손끝이 이 나무는 왜 여기있는건가요? 라고 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요님 얼추 비슷합니다 ㅎㅎ 고개를 약간 숙인 상태에서 안녕 넘어로 응시하시며 쎄하게 “you cant do that” 이 말을 종종 하셨습니다. 그럴때마다 움찔 움찔. 크리틱 끝나면 다들 멘붕에 눈물 떨군 학생도 몇 있었답니다ㅠㅠ

와, 멋져요.
베이글 정원이라니 상상도 못할 작업이었네요. 조경에 심미안뿐만 아니라 상상력도 큰 영향을 미치는군요.

대단합니다...
현실에서는 landscape design 이 지금도 남성 중심이죠...
건축설계나 인테리어 디자인쪽에서 많은 사람들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마음 고생 하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넓은 영역이기 때문이겠죠..

건투를 빕니다~~^^*

아무래도 건축업계에서는 프로젝트를 리드하고 있는 사람들은 남성이 많죠. 하지만 디자인 업계는 성별을 떠나 냉정하죠... 남/여성 모두 안부딫힐 벽이 없지만 그것을 경력으로 경험으로 축적해가며 포기 않고 꾸준히 가는것만이 길인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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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다시 써주시는 수고를 해주셔서 정말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도 민트님 생각을 상세히 엿볼수있네요 :)

전문가의 세계는 향기가 납니다^^

베이글 정원 처음 보는데 알록달록 너무 예쁘네요. 민트빌라님 말씀처럼 어찌보면 충격적이기도 하고요. 존경하는 분에게 강의를 듣다니 어떤 기분이셨을지 상상도 안가요 ㅎㅎ 마지막에 쓰신 말씀은 제 마음에도 와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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