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다

in #kr3 years ago

너한테서 나를 봤기 때문에 사랑에 빠졌고,

너한테서 나를 봤기 때문에 두려웠고,

너한테서 나를 봤기 때문에 너를 떠날 수 없었어.

내가 나를 어떻게 떠나겠어.

나는 두려웠어. 이 사랑이.

이 큰 감정이 나를 더 힘들게 만들까봐.

늘 그래왔듯이. 또 그렇게 될까봐.

그런데도 너는 나를 계속 바라봐줬어.

울면서 엎드려있던 너.

우리는 서로를 본거야.

정확히 말하면, 서로의 상처를 마주한거야.

우리는 계속 우리의 상처를 마주보겠지.

우리는 왜 함께 있길 선택했을까.

우리는 희망을 본거야.

너가 있으면 내가 완전해질지도 모른다고.

채워질지도 모른다고.

너의 상처도 내가 채워줄 수 있을지 모른다고.

함께 한다는건 마주본다는 거야.

가만히, 아주 찬찬히, 우리의 안 예쁜 상처를.

너의 상처를 내가, 나의 몸으로, 나의 언어로, 나의 눈빛으로, 나의 입으로, 나의 모든 것으로 너를 조금이나마 채워줄 수 있을지 모른다고 희망을 갖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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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상처라는 말에 짠한 연민을 느낍니다.
상처가 결코 예쁠수는 없을텐데
아마도 긴 세월이 지나면서 상처가 아물며
그 아픔도 함께 희미해져서
혹은 그것도 나의 일부가 되어 예쁘게 보였을 수도 있을런지...

둘의 만남으로 모든 것이 완전해 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둘로는 완전한 원을 만들수 없으니까요.
울퉁불퉁하지만 셋으로 넷으로...
100으로 1000으로 가면서 점점 더 완전한 원으로 향해갑니다.

상처도 나니까?? 그래서 예쁜걸까요...
울퉁불퉁하지만 점점 원으로 향해가는..

처음에 m님의 글 안에서 저를 발견했던 것이 m님과 친해진(?) 계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당시 제가 힘들 때 m님의 글을 접했던 것 같아요.

공감하고, 생각하고, 대화하면서 마주보고 지금까지 왔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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