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나는..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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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뉴스를 보면 진짜 이게 소설인가 실제 사건인가
구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엽기적인 사건들이 빈번하고

인터넷 뉴스의 제목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이다.

이제 자극적인 내용이 아니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없고 우리는 조금 더 조금 더 자극적이고 신나는 것을 찾아 다닌다.

인간관계는 그것에 맞게 만나면 무조건
하하호호 시끌벅적하게 떠들며 재밌어야 한다.

왠만한 유머감각이 아니면 어떠한 티비 프로그램을 봐도 그다지 재밌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왠만큼 미친 몸매가 아니면 썩 눈에 차지 않으며
왠만한 패셔니스타가 아니면 크게 우리들의 관심을 끌기 부족하다.

시람들은 다들 어딘가 여행을 다니며 항상 맛있는 걸 먹고 있는 것 같다.

모두가 멋지고 예쁘며 인생을 잘 즐기는 것 처럼 보인다. (딱 나만 제외하고)

예전부터 사람들이 이렇게 멋지고 예쁘고 재밌게 인생을 즐기며 살았던건지 SNS가 생기고 나서부터 사람들이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즐기기 시작한 건지는 알 수가 없다.

아직 유럽이나 부산 가듯 흔해져버린 일본도 이 나이 되도록 한번 구경도 못 해본 사람은 그렇게 잘 즐기는 듯 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생각한다.

'음... 나 뭔가 문제 있나?...'

재밌게 분위기를 이끌어가지 못 하고 그저 너나 나나 누구나 겪었을만한 이야기밖에 할 말이 없는 나를 누군가는 참 따분한 존재로 여길 것만 같아 진짜 어쩌다 한번 사람 많은데 가서 세상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는 사진을 SNS에 올려 본다.

오래지 않아 올라오는 답글,

"참 행복해 보인다"

(그러라고 올린거야)

누군가 취미를 물어보면 "독서요.."라고 말하면
이상하게 내가 초라한 사람이 된 거 같아 도자기 공예나 캘리그라피, 악기 연주 등의 수업 과정을 찾아보기도 한다.

9시부터 7시까지의 지루하기 짝이 없는 무역 커미션 업무를 영혼없는 동공으로 모니터를 쳐다본 대가로 받은 130만원의 월급으로 말 잘하는 헬스장 직원에게 넘어가 6개월 할부로 끊은 트레이너 수업.

그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하는 영상을 자랑스럽게 SNS에 공유한다.

오래지 않아 올라오는 답글,

"역시 관리를 하니까 다르네, 보기 좋다"

(그러라고 올린거야)

우리는 항상 찾아다닌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걸 찾기 위해 아는 사람은 물론이고 생전 평생 나랑 인연이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의 일상도 샅샅이 훑어본다.

훑어본 결과,

역시 내 삶은 아니다. ㅡ_ㅡ

나는 좀 더 재밌게 살아야 한다.

나는 좀 더 발전해야 한다.

나는 좀 더 인간관계가 좋아야 한다.

나는 좀 더 많은 견식이 있어야 한다.

내가 마음을 툭 풀어버리는 나의 집 앞 공원에서 가만히 풀잎을 바라보는 것으로는 어림도 없다.

나는 좀 더 넓은 세상에 나가 많은 사람들과 세상의 모든 것을 즐겨야 한다.

오늘의 나는

'언제나 부족하다'

우리가 더 잘 살기 위해 열심히 다른 사람들의 삶을 샅샅이 훑어본 결과 남는 것은 이상한 '공허감'과 더 잘 살아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 같은 것이다.

어릴 때는 그저 부모님이, 사회가 하라는 대로 닥치고 야자하고 컴컴한 도서실에서 내용을 이해했던지 말았던지 상관없이 그저 틀어박혀있다 대학에 들어가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답이 나올줄 알았고

취업만 하면 답이 나오겠지
결혼해 아이를 낳고 개를 끌고 정원에서 두세명의 아이들과 함께 공놀이를 하며 부부끼리 미소 지으며 바비큐를 굽는 어느 잡지에 나왔던 서양인처럼 나도 그런 행복한 조건을 만들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답이 나올줄 알았다.

그러나 그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오늘도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한국 사람 외국 사람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샅샅이 훑어본다.

오늘도 우리는 찾는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러면서 우리는 생각한다.

'역시 내 삶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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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를 보기 보단
아래와 옆을 보는 삶으로 시각을 바꾸고 있습니다.

타인이 보면 야망이 없는, 꿈이 없는 사람일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내가 목적하는 최고의 남편, 최고의 아빠, 최고의 자식이 된다면
타인의 시선은 간단히 무시하려 합니다. :-)

날이 점점 더워지고 있답니다. (한국은...)
건강 유의하세요~

오랜 시간 답을 찾아 헤맸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장애를 가진 아들을
품에 안고 인생을 깨달았다 싶었죠.. 그러나...
깨달은 것과 삶의 괴리는 또한 메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금은 인생에서는 '마르지 않는 샘'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날마다 내 인생을 부인당하고 있는 중이지요..
여러 관계 속에 얽메인 덕에 '역시 내 인생은 내것이 아닌 것이구나...'라구요... ^^

peter.kim03님 깨달은 것과 삶의 괴리는 메워지지 않는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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