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한 채권 #5] 워렌 버핏도 돈을 빌렸던 채권왕, 그는 누구이고 투자철학은 어떠할까?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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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버핏이 돈을 빌렸던 사연



워렌 버핏도 돈을 빌린 적이 있다는 사실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사업 초기에는 큰 투자자금 없이 안정적 성장은 힘든 법이지요. 1970년대 초, 버핏은 퍼시픽뮤추얼라이프라는 대형보험회사에 0.1억$ 대출을 신청합니다. 가이코라는 작은 보험회사를 매입하기 위함이었는데요. 이때만해도 버핏의 회사 버크셔헤더웨이는 대체로 사양산업을 주로 하는 회사였기에, 대출에 신중해야 했습니다.

당시 버핏의 회사를 분석하여 대출을 실행하는데 큰 기여를 한 사람이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Bill Gross)입니다. 실제로 이 자금으로 인수한 가이코 보험사로 들어오는 꾸준한 현금이 버핏의 사업 확장에 상당한 기여를 하게 됩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버핏은 빌 그로스의 투자전망 소식지를 기다리고 그 견해를 참고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돈을 빌려 준 채권왕, 빌 그로스(Bill Gross)



외모도 좀 범상치 않고, 이름부터 채권 잘할 듯 하지요? 미 국채 중에 T-Bill 이란 게 있듯이, 이름에 채권이 들어갑니다^^ 실제로 그는 핌코(PIMCO)라는 미국 최대 채권펀드운용사의 설립자이자 토탈리턴펀드의 매니저로써, 월 스트리트가 아닌 LA지역 해변가에서 일을 하는 언뜻 약간 괴짜 같은 모습도 보이는 사람입니다만, 집중투자를 잘했고 연평균 수익률이 약 10%를 유지할 정도로 꾸준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버핏, 린치와 더불어 벤치마크를 이긴 몇 안되는 사람이지요. 1944년 생이다 보니 예전같은 예리함은 다소 적어진 듯하며 야누스 캐피탈로 이동하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의 채권운용 프로세스를 논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한 때 Fortune지에서 영향력 있는 25인에 버핏과 함께 선정될 만큼, 채권계에서는 유명한 빌 그로스가 평소 마음에 두고 있는 투자 대가들을 알아봄으로써 그의 기저에 깔린 투자철학 혹은 인생철학을 조금 이해하는 것은 투자에 있어서 혹은 삶은 사는 방법 측면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라 생각되네요.

그는 사무실에 3명의 대가 사진을 액자로 걸고, 각각의 대가에게 배운 철학을 메모로 붙여놓았는데요.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지만) 얼마나 그 좌우명을 중시하는지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한 명씩 간단히 살펴볼께요.


1) 리버모어 : 규칙을 지키도록 끊임없이 경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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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리버모어는 1900년대 초, 모건이 공매도 자제를 요청했을 정도로 나름 유명한 인물이지요. 그는 10대때부터 집을 뛰쳐나와 주식을 시작했으며 특히 주가/거래량 패턴을 분석해서 큰 돈을 번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패턴이 보이면 초기 자금을 투입하고 추세가 지속되면 더 추가하다가 시장 반전시 회수하는 전략을 주로 썼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결혼 생활에 여러 번 실패하는 등 점차 사생활이 방탕했으며, 카지노에서 친해진 인물에 설득 당해 사양산업으로 여겼던 면화 산업에 올인하다가 파산하기도 합니다. 그는 여러 번 재기했으나, 1900년 대 초 패닉 장세에서도 지속적인 공매도로 의회에 불려 나가는 등 (당시에는 국가보다는 개인 이기주의라고 보일수도 있는) 자신의 이익만 쫓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는 말년에 투자 실패와 스트레스 등이 겹치며 자살을 하는데요.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안타깝기도 합니다. 망했어도 잊고 버려진 그의 계좌 잔고만으로도 그 가족들이 아직도 잘 먹고 잘 산다고 합니다. 우리는 힘든 일이 생겨도 기운을 냈으면 합니다.

그로스는 리버모어에게서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습니다.

"실패할 때는 스스로의 규칙을 어길 때", "무엇보다 자신을 경계하라"

결국, 투자 원칙을 지키면서 이를 어기지 않도록 사생활도 깔끔하게 하고 나태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경계해야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네요. 사실 실패의 원인을 돌이켜보면 보통 위 2가지(원칙무시, 나태)가 대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2) 버나드 바루크 : 팩트(Fact) 근거로, 분별력 있게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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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루크 역시 모건과 경쟁했을 정도로 유명하나, 투자 일을 하다가 정치계로 갔기 때문에 덜 알려진 인물인데요. 그의 별칭 중 하나는 미스터 팩트(Mr. Facts)였을 정도로 사실에 입각한 투자/정책 활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그가 분석한 광산가치가 매우 높았음에도 투자를 포기했던 모건은, 광산가치가 엄청나게 높아진 후에 뒤늦게 투자를 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패닉 셀로 과매도가 지속될 때에는 시스템은 무너지지 않음을 믿고 주식 장기 매수로 큰 성과를 내기도 합니다. 팩트를 기반으로 행동한 것이지요.

그런 그에게 그로스는 이런 교훈을 얻습니다.

" 1 + 1 = 2 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상황이 좋아보이건 암울해 보이던 그건 마찬가지야"

그렇지요. 진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시선만 변하는 것이지요. 팩트(사실)를 토대로 분별력있게 움직일 때에만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영화 '관상'에서 흔들리는 파도만 봤을 뿐,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것은 못 봤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려나요?

실제로 그로스는 어릴 적 카지노 체험을 통해, 카지노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딜러가 이번에 내밀 패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박스에 남겨진 카드들이란 사실에 깊이 공감하면서 바루크의 철학을 떠올린다고 합니다.


3) JP모건 : 인간의 성품 우선. 사회의 중요성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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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등 거대금융기업들은 사실 여러 가지 이유로 욕도 많이 먹고 있습니다.

그로스가 주목했던 부분은 사업가로서의 모건의 두 가지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모건은 타고난 부자이기에 투자자보다는 사업가 기질이 발휘되기에 더 적합하기도 하네요.

첫째는 윤리성, 인적자원 활용 부분입니다. 모건 개인이 얼마나 청렴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모건은 청문회에서 "금융업의 바탕은 돈이 아니라, 인간의 성품"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당시는 수많은 편법/횡령/분식회계 등의 유혹이 많았던 시기였음에도 그런 쪽으로는 자제 노력을 많이 했고, 그 사례도 적지 않아 이런 점은 아직도 미국 사회에서 어느 정도 존중받는 분위기라 합니다. 또한, 독단적 의사결정도 많이 했다고 하나 전체적으로는 나름 업무 분산을 많이 했고 직원들도 대부분 큰 부자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큰 그룹으로 자라나는 토대가 되었다고 합니다.

둘째는 사회의 중요성을 인식한 부분입니다. 1907년 대폭락장에서 모건은 증권시장에 단기자금을, 심지어 뉴욕 시에도 긴급자금을 수혈해 줍니다. 물론, 정부 관계자들의 요청을 거절할 수는 없었을 것이고 상황이 심각해 붕괴를 막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미 연방준비위원회(FED)가 1913년 설립되기 전 사실상 FED의 역할까지 했던 점은 공익적 가치를 존중했던 측면이 있다고 봤습니다.

그로스는 이런 인식을 통해 다음 교훈을 얻습니다.

금융업을 하는 사람으로써 윤리/도덕성/인간 중시 및 사회적 이익 고려라는 잊지 말아야될 요소들을 기억함으로써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자신을 경계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꽤 큰 공익재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투자의사결정이나 회사 경영관련해서도 독단적 오만에 빠지지 않고 많은 이들의 의견을 듣고, 업무를 분산하여 유지하는 데도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요약



결국 채권투자의 대가로 손꼽히는 빌 그로스는

리버모어, 바루크를 통해 투자원칙을 어기지 않도록 늘 자신을 경계하고 나태해지지 않으며, 팩트에 기반한 분별력을 높여 잔파도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투자가로서의 마인드를,

JP모건을 통해 자칫 잊기 쉬운 도덕성, 윤리의식, 사회적 이익 고려 그리고 의견청취/업무분장을 통한 의사결정체제/회사경영 같은 사업가로서의 마인드를 유지하려는 것 같습니다.

이는 투자 뿐 아니라 인생을 사는 데 있어서도 큰 나침반이 될 만한 것 같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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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채권』 시리즈


#4 독립공채, 그 서글픈 100년의 역사
https://steemit.com/kr/@lostmine27/4-100

#3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개요, 투자방법, 분석프로세스(엑셀sheet 포함)
https://steemit.com/kr/@lostmine27/3-bw-sheet

#2 국채선물의 개요, 운용전략 및 개인 입장에서의 활용 2/2
https://steemit.com/kr/@lostmine27/2-2-2

#1 국채선물의 개요, 운용전략 및 개인 입장에서의 활용 1/2
https://steemit.com/kr/@lostmine27/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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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밑줄 그어가며 읽었습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 투자 방법이네요.
욕심에 멀어서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경험에 더 공감 가는 지 모르겠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코인시장에도 손실 본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힘내자구요~ 팔로했습니다.

정독했습니다. 버핏은 가이코를 자랑스러워하던데 빌그로스의 도움(?)이 있었네요 ㅎㅎ

네. 사실 별 것 아닌거 같아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죠. 지금의 네이버조차도 같은 과정이 있었습니다. 찾아다니며 자금을 찾았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대가들의 투자 철학과 내용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정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네 반갑습니다 편안한 주말 저녁 보내세요^^

댓글 남겨놓고 천천히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즐거운 주말 되셔요!

네 간만에 환기를 했네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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