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관한 두서없는 글] 2편. 게임을 소비하지 않는 게임 사용자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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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라인 게임들의 "무료화"선언 바람이 불면서, 오히려 게임이란 것의 디폴트는 무료가 되었고, 유료 게임을 하는 유저가 특이한 유저, 폐인, 매니아 등이라는 기상천외한 인식이 자리잡게 되었다. 물론 어린 시절의 '나'도 그랬다. 할 게임이 떨어지면 "할만한 온라인 게임"을 네이버 초록 검색창에 쳤고, 거기서 나오는 게임들을 신나게 플레이 한 후, 공짜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끄는게 자연스러운 일상이었으니 말이다.

만드는 입장이 된 후에야, 이것이 얼마나 무서운 사태인지 알게 되었다. 닌텐도가 마리오 런을 구글 스토어에 출시하고, 별점 3.7과 함께 온갖 비판을 받았다. 바로 무료 처음의 무료 스테이지를 지나고 나면 과금이 필요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 참고로 내가 만들어 출시한 게임의 별점이 4점을 넘는 걸 보면, 슈퍼마리오 런이 3.7 인 것은 신비한 일이다. ) 정말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게임은 공짜가 아니다. 누군가는 밤새워 버그를 잡고, 누군가는 눈의 실핏줄이 터져가며 그래픽 리소스를 제작해 내며, 담배 한보루 정도를 빨아들어가며 기획 문서를 작성한다.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소모하는 이용자 중에, 값을 지불하는 "소비자"는 일부를 차지한다. 앞선 명제는 신비한 일이다. 조금만 바꿔 말하면, 누군가 지불한 비용으로 대다수의 무료 플레이어가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1프로의 과금유저와 99프로의 무과금 유저라는 말은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라면 흔히 듣는 말이다. 몇몇 유저들은 이렇게 이야기 하곤 한다. " 너무 과금 유저만 재미있게 게임을 만드니 이 게임은 과금 좆망겜이다." 그렇게 치면, 대다수의 일반 직장과 대다수의 산업은 과금 좆망산업이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을 제공해야 하는 대상은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사실'을 모르는 회사는 없다. 앞의 문단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게임은 공짜가 아니다. 그리고 공짜가 아닌 게임은 더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 이용자의 100% 가 소비자인 게임 생태계를 기원하며 글을 마친다.


안녕하세요. 인디 게임을 개발하는 라메드 입니다.

오늘은 조금 무겁지만 당연한 주제를 끌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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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어느순간부터 게임을 무료로 하는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같네요.
어릴적부터 패키지 게임을 돈을 주고 사서 플레이해서 그런지 앱스토어에 재미있어보이는 게임들은 돈을 주고 구매를 하는게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 주변의 친구들은 유료게임은 거르고 무료게임들만 찾더군요. 무료게임속에서 가챠를 하는데 돈을 더 많이 쓰면서 말이죠...

마지막 줄 크게 공감합니다. ㅎㅎ

문제는 사람 심리를 알면서 너무 뻔한 과금 설계를 한다는 것이죠. 저는 게임 창작은 예술 창작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자금이 풍족해지면서 기업형-공장식 게임이 한동안 인기가 괜찮았지만, 초기 게임들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예술에 가까웠죠. 인디게임들이 다시 관심을 받는 이유도 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지만, 아마 너무 거대해진 몸집을 위해서는 그럴 수 밖엔 없었겠죠. 게임을 예술 창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자금과 인력이 필요하기에 어느정도 상업적인 베이스를 필연적으로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인디게임이 다시 관심을 받는 주된 이유는 플랫폼이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 더 가깝지 않을까요? 댓글 감사합니다.

저렴한 예술은 없죠. 그렇게 보이는 건 있어도요.ㅎㅎ

컨텐츠 서비스를 하는 입장에서 공감이 많이 갑니다. 특히 한국인들의 컨텐츠 인식은 공짜라는 고정관념이 더욱 심한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비단 게임의 문제가 아니군요...

공짜를 밝히면 대머리 된다고 하는데
이러다가 한국 인디게임이 대머리 되는 마냥 횡무지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님의 포스트를 읽으면서
생각했습니다.

ㅋㅋㅋ 멋진 비유십니다. 대머리 되기전에 열심히 탈모약 챙겨 먹어야죠...

스팀게임 토렌트 에디션과 apk 파일도 문제입니다. 돈을 주고 사는 것보다 불법다운로드가 훨씬 쉽다면 누가 돈을 주고 사겠습니까.... 하루빨리 절도죄와 비슷하게 처벌해야 할 텐데 말이죠 ㅠㅠ

그러게요. 게임 규제에는 불을 켜고 달려드는 정부가 보호 해줘야할 곳에서는 감감 무소식이니..

본문 내용에 동의합니다. 게임이란 것이 그냥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의 고생과 노력이 담긴 결과물인데 그것을 처음부터 무료로 사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봅니다.

게임사가 개발진들을 너무 과하게 부려먹고 한번 뽕을 뽑아 먹는 식의 마인드를 갖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동감합니다 ㅠㅠ..

안녕하세요? 스푼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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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 플레이마져도 남에게 맡기고 유튜브 트위치에서 보기만 하고 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게 무섭습니다

이제 무료로 즐기게 하고 사람의 경쟁심리를 자극하는 과금체계로 해서 본전을 뽑는 그런 게임만 찍혀나오는거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전 여전히 스팀 게임을 구매하고 하는 것을 좋아 합니다.... 물론 할인의 여파도 있긴 하지만..... 해보고 맘에 안들면 환불을 할 수도 있고.... 여러 장치들이 있기 때문인데.... 시작부터 모바일 게임에 대한 인식이... 잘못 잡힌거 같습니다... 안타까워요.. 그러다 보니 아이디어가 풍부한 게임이 나오기 보다는 돈되는 양산형만 나오게 되어서 굉장히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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