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거리로 나올수 밖에 없는 이유

in #kr5 years ago (edited)

    하루종일 이 폭력적인 시위가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샹젤리제 끝에서부터 개선문을 둘러싸고 전이되고 있는지 각종 미디어와 뉴스에서 도배를 하고, 카톡과 전화로 너는 괜찮냐는 안부 연락이 쇄도한지 며칠이 지난 이 시점. 조금은 잠잠해졌을까요. 학교 친구들과 프랑스 정부와 이 상황에 대하여 여러 얘기를 나누고 나서 든 생각은 역시나 미디어가 문제였구나, 였습니다. 사실상 1968년 혁명 이후 가장 폭력적인 시위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였으니까요.

    하지만 그 어떤 보도 매체도, 외신도 시위대들이 ‘왜’ 길거리로 나오게 되었는지, ‘왜’ 분노하고 있는 건지 전해주진 않았습니다. 같은 상황이였다고 한들 우리 나라 언론도 마찬가지 일거라고 생각해요. 11월에 열린 임신중단 합법화 시위, 교육계재립촉구시위, 지난 10월에 열린 몰카 편파 수사 시위, 여성 소비 총 파업데이 등 시위들의 부분적인 단면만 극단적으로 보도하고, 왜 8만명이 넘는 그들이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내는지 그 누구도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으니까요.

    집안이 빵빵하고 좋은 학교를 나온, 흔히 말하는 '파리지앙, 파리지엔'으로 불리는 사람들과 당장 오늘 먹고 사는게 중요한 서민들로 현재 프랑스는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어요. 대통령의 밀어부치기 정책은 이 둘 사이의 골을 극대화 시키고 있죠. 있는 사람들은 이 서민들의 곪아가는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문제라며 치부해버리기 일쑤고, 서민들은 돈 있고 빽있는 자들의 위치를 올려다보며 한숨만 쉴 뿐입니다. 그러다 'Gilet jaune', 즉 노란조끼 시위대 들의 반발로 인해 이 폭력적인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운 좋게 자본을 등에 업고 태어난 마크롱과 그 정부가 서민들의 불안을 이해하고 포용하며 실질적으로 평등에 조금이나마 가까워질 수 있는 정책을 내놓을 거란 생각은 진작 버렸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조금이나마 깨닫는 것이 있었을까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다쳤습니다.

    폭력은 어느 방법으로든 정당화 될 수 없지만, 한가지는 분명합니다. 계속 억압하기만 하면, 분명히 언젠가는 터진다는 것.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또 한번의 시위가 열릴 예정인데 불안하기만 하네요.

Picture by Lefig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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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나 양극화는 문제이군요 ~

서로 목소리를 내고 있고, 사실상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서민들은 갈 데가 없죠.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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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결국 양극화의 문제가 심해지면... 문제는 경제네요...

그렇죠. 마크롱의 끝이 어떻게 될까 하는것만 남았네요.

이런 내면이 있었군요. 국내도 다들 폭력시위에 중점이 맞춰져서 보도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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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반복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늘 '왜' 를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ㅜㅠ어느나라나 언론이 참..
안타깝습니다. 다친분들도 그리고 그런 상황을 지켜봐야하는 주변분들도요..ㅠ

실제로 시위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생생하게 들리던 소리와 그 상황들이 잊혀지지 않네요. ㅠ

프랑스의 중산층이 무너졌거나 무너지고 있다는 반증일까요?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글쎄요..어찌됐건 등터지는건 서민들임은 확실하네요.

아, 결국 마크롱이 두 손을 들었다네요.

어젠가, 집에서 창문 닫던 할머니가 최루탄에 맞아 사망했다는 기사가 떴던데..
시위하는 곳이 사시는 곳과 가깝진 않은지 걱정이네요.

죽음과 분노를 눈 앞에서 목격하는 일이 일상이 되고있어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크롱이 일단 손을 들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만 자세한 내막은 몰랐는데, 레일라님덕에 좀 알게 되었네요.
양극화가 극단화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게 추후에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길인 거 같아요. 파리는 뒤숭숭하겠네요. 몸조심하세요!^^

‘일단’이라는 계획이 분노를 가라앉히기 용임이 너무나 공연히 드러나고 고작 몇달 연장이기때문에 매 주 토요일 계속해서 대통령과 정부가 말을 들을때까지 시위는 일어날 예정이랍니다. 안그래도 좁은 파리에서 이런일을 모른척 하기 어려운데 뒤숭숭하네요. 🙏

기사, 댓글로 보는 것과, 현지에 계시는 @laylador님의 글로 보는 현지 사정이 참 다르게 느껴지네요. 갈등이 좀 좁혀지길 바라봅니다. 안전에 주의하세요!

프랑스 내에서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미디어, 뉴스가 태반인데 한국어로 제대로 번역되어 정황을 정확히 짚어내는 글은 찾아보기 힘들겠죠. 걱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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