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 주의 시작

in #kr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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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되는 문장 부호부호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 부터 익숙치 않은 사이시옷 규정, 알고보니 틀린 자주 쓰던 의존명사 까지... 교정의 기본적인 문법과 규율을 공부하며 다시금 글쓰기의 기본기를 닦고 있다. 그러고 보면, 출간한 지난 책의 교정을 맡은 분께 부끄러워지는 것이다. 출간 전 맞춤법 검사도 전체적으로 두어 번 인가 하고 (대표님은 어차피 교정 교열을 맡길거라 그럴 필요 없다 했지만) 나름 퇴고를 신중히 했건만, 꽤나 얼렁뚱땅 마무리 지어진 문장들이 많았을 것이다. 첫 책을 내놓기까지 준비기간이 길었던 만큼 출판사와 동시에 일정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으나 그래도 내 입장에선 아쉬운점이 많다. 첫 책이라 더욱 그런가 싶다.

  2. 기획하는 일이 몇 가지 동시 진행중이라, 현재 바쁜 일정만 일단락 되면 구체화를 시켜볼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자금이라, 시작 전부터 힘이 살짝 빠진 상태다. 이제 막 발돋움 하려는데 생각할 것은 많고, 시간과 자본은 부족하고. 그저 함께 즐겁게 행할 수 있는 파트너와 탄탄한 기획력만 있다면 뭐든 꿈꿀 수 있는 그런, 예술인들을 위한 지원 사업 어디 없나 여기저기 알아보는 중이다. 적당한 때를 기다리면 언젠가는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3. 일반적인 레스토랑 문화와 에프앤비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이야기를 듣고 소고를 적어두었다. 서비스 산업에 대해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었기에 스펀지마냥 모든 정보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다양한 범위로 정의되는 것과 대중적으로 잘못 알려진 개념들에 대해서, 뭉뚱그려 알고 있던 모호한 용어까지 다시금 재정비를 했다. 살면서 떼놓을 수 없는 문화인만큼, 나의 소비와 음식 산업의 접점은 어디인지를 정확히 아는 것도 중요할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는 나중에 자세히 정리해 기록하기로.

  4.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는 일을 즐거워 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보면, 덩달아 사람의 좋은 에너지를 지향하게 된다. 모임 한가운데서 기 빨려 하던 지난 과거의 나와는 달리, 조금씩 외향적 사고를 겸비하게 된달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격테스트 같은걸 하면 꼭 외향적이라고 나온단 말이지) 사람은 이토록 복합적인데 어떻게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있을까. 윤여정님이 말씀하신 수상소감이 떠오른다. 조금 다른 결의 이야기지만 결론적으로는 내가 느껴오던 생각의 방향과 같아서... 이름 발음 잘못한 사람들 오늘밤 다 용서해준다고 하신 그 멋짐에 아직도 전율 혼자 느끼고 있음.

  5. 3월 말, 4월 초에 이사할 곳을 찾아 마포구를 돌고 돌았다. 직방, 네이버 부동산, 조용한 이웃 동네의 부동산, 지인 수소문까지... 혼자라면 굉장히 스트레스 받아 벌써 편두통에 시달리다가 어느지점에서 타협하거나 진즉 포기할 가능성이 높았을 그런 일이다. 그러나 도와주는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몇 후보로 집을 보러 다닐 수 있었고, 그 중 마음에 드는 한 곳을 정했다. 하지만 내 조건에 완벽히 맞는 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편리한 위치라면 가난한 월세살이에 벌써 한숨이 나오고, 볕이 잘 들지만 너무 낡은 저택이고, 깔끔하지만 주변 상권에 술집이 너무 많고... 때문에 겨우 타협 지점을 찾은 집의 아쉬운 점은, 5월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거였다. 현재 살고 있는 분이 어째서 한달이나 일찍 집을 내놓은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부동산 업자는 투덜거렸지만, 이내 좋은게 좋은거라며 (집에 애착이 많은듯 하다고) 가계약을 진행했다. 때문에 한달이나 시간이 붕 뜬 지금 나는 어찌어찌 이사를 한 주 앞두고 있는데, 여러 가지 일들이 교차되어 약간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상태. 얼마만의 정식 이사인가 세어보니, 마지막 파리 15구로 이사했던 때가 작년 여름이니- 거의 일년이 된게 아닌가. 매 년 짐을 싸고 풀고 싸고 풀고 하면서 이사의 (준)전문가 다되간다 싶었는데 약간 주춤했다. 이제 곧 들어갈 월세집은 최소 1년 쓸고 닦고 꾸미고 떠받들고 살아야 하겠지. 이사 가기 전 남은 밤들, 잠만 좀 잘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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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할때마다 세간살이를 다 버리고 버리고 싶어집니다.

아, 소유하신 물건들이 많으신가 보군요. 저는 워낙 미니멀리스트라... 그래도 살다보면 점점 늘어나긴 하더라구요. 어쩔수 없나 봅니다 ㅎㅎ

이사하는 거 보통일이 아닌데
준비 잘 하시길 ^^

한국에 둔 짐은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모아보니 적진 않더라구요. ^^ 감사합니다. ㅎㅎ

새로운 보금자리에 가셔서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시길 바랍니다.^^

이런 덕담을 해주시다니, 감동입니다. ㅎㅎ 호돌박님도 최근에 의사하셨죠. 고생 많으셨겠어요.
요새 미세먼지가 많은데 건강 조심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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