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Kiwifruit♥] 뉴질랜드 북섬 통가리로 등산기 - Tongariro Alpine Crossing Hiking (2/3)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키위♥ 입니다. ^^
이번 포스팅에서는 지난 이야기, 통가리로 등반기 1편에 이은 2편을 쓰려고 합니다.
지난 이야기 1편을 읽으실 분은 여기를 누르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땀을 뻘뻘 흘려가며 끝없어 보이는 돌밭을 걸어 올라가면 바위 틈새에 이름 모를 작은 하얀 꽃들이 등산객들을 반갑게 맞아줍니다.

올라갈 땐 힘이 들지만, 올라간 만큼 위에서 내려다보면 경치가 점점 더 아름답고 멋져 집니다. 그 보람으로 더 열심히 올라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이만큼 올라왔다!" 하는 느낌..ㅋㅋ 워낙 높다보니 하늘에 둥둥 떠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어요.

걷다가 안내 푯말이 있어 읽어보니, 화산 폭발의 전조가 감지될 경우 행동 수칙이 있었습니다 ㅋㅋㅋㅋ
화산 활동이 활발한 지역이다보니 그런 것도 있더라구요. 산을 뛰어 내려가지말고, 산 꼭대기 방향으로 가지말고, 연기가 나는 곳으로 가지 말고.. 등등이 써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화기도 잘 안 터지던데.. 정말로 등산 중에 화산 폭발이라도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무서워졌습니다^^;;;

계속 걷다보니 갑자기 평평한 분지? 같은 곳이 나왔습니다. 돌도 검은 색에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이 아닌 곱고 단단해 보이는 비석같은 암석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누군가 돌탑(왼쪽)을 쌓아놨길래 저도 오른쪽 돌탑을 쌓았습니다. 지금보니 저 멀리에도 하나 보이네요 ㅋㅋ

오른쪽 돌탑 뒤에 보이는 산봉우리가 통가리로 산의 꼭대기지만 저기는 올라갈 수 없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니까 꼭 동산 같네요. ㅎㅎ 하지만 보시면, 뒤에 구름이 봉우리에 완전히 닿을 정도로 높은 고도에서 찍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영상으로 한번 찍어봤습니다. 구름이 정말로 산봉우리에 딱 닿아있었어요. 꼭 바람이 봉우리쪽으로 불어서 구름이 산봉우리에 계속 부딪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큰 식물이 전혀 없고 고슴도치같은 작은 풀들만 주변에 가득합니다.

구름모자 쓴 산봉우리를 오른쪽으로 끼고 분지 지형같은 곳을 돌아 계속해서 전진합니다.

지금부터 좀 위험한 길이 나옵니다. 크고작은 자갈들이 발에 밟혀 꽤 미끄럽습니다. 경사도 그리 완만하지 않아 조심조심 한걸음씩 디뎌야 합니다.

마치 협곡같은 낭떠러지(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파른 경사)를 내려다 보니 아찔하기도 합니다. 조금만 올라가면 드디어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스 코스에서 가장 높은 곳, 중간지점에 도착합니다!

중간 지점엔 이렇게 떨렁 이정표만 있는데요 ㅋㅋㅋ 세갈래 길이 있습니다. 왼쪽으로 보이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곳이 제 목적지인 도착지 주차장입니다. 11.3km 남았네요ㅠ 오른쪽으로 보이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곳은 출발지입니다. 그러니까.. 8.2km를 걸었네요! ㅋㅋㅋ 4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거의 쉬지 않고 걸었는데.. 사진을 찍느라 섰다 갔다 해서 그런지 3시간 10분정도 걸린다고 써있는데 전 훨씬 더 걸렸네요 ㅋㅋ 제 쪽을 가리키고 있는 이정표는 다른 코스(좀 위험해 보이는 코스였는데 어디로 가는진 잘 모르겠습니다)가 쓰여있었습니다.

이정표가 있는 곳에 앉아 간식과 물을 마시고 있었는데.. 지난 이야기에서 말씀 드렸듯, 저는 무릎을 약간 덮는 기능성 바지와 두꺼운 양말을 신고 있었습니다. 정강이까지 살짝 올라오는 두꺼운 양말이었는데.. 양말이랑 바지 사이에 드러난 맨살.. 특히 종아리에 뭔지 모를 벌레가 물기 시작한 거였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꼭 날파리처럼 생긴 벌레였는데 벌레가 앉았다 간 자리가 정말 미친듯이 가려웠습니다. 긁다보니 피멍이 날 정도로 심각해서... 여행 중에 병원이라도 가야하나 싶었답니다ㅠ 찾아보니 샌드플라이라는 해충이었습니다.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정말 모기 물린 것의 20배 정도는 가려웠던 것 같습니다.. ㅠㅅㅠ

그리고 갑자기 비구름이 몰려오더니 정말 순식간에 공기가 차가워지면서 엷은 비가 흩뿌리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ㅠ 다행히 금세 그치긴 했지만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이제 내리막만 남았는데 비가 오면 정말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에 아찔 했습니다ㅠㅠ

그리하여 오늘의 교훈입니다.

  1. 산에 갈 때는 더워도 꼭 긴 팔 긴 바지를 입으세요.
  2. 선크림 필수!
  3. 물파스, 후시딘, 소독약 같은 비상약품도 꼭 챙기세요.
  4. 산의 날씨는 급변할 수 있으니 방수 바람막이, 가볍고 따뜻한 옷(등산복)을 꼭 챙기세요!

하하.. 이상으로 두번째 에피소드를 마칩니다.
다음 글은 드디어 통가리로 등산기의 마지막 편이 되겠네요. 이제 내리막길만 남았어요! 아직도 11km를 가야하지만..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키위♥의 뉴질랜드 타우포 통가리로 화산 20km 등반 시리즈

1편: 워밍업, 그리고 폭포에 가다 - 보러가기
2편: 드디어 산 꼭대기에 도착! - 보러가기
3편: 산을 내려오며 만난 호수들-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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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의 구름이랑 산도 그렇고 사진들도 그렇고
굉장히 이색적인 풍경이네요.
화산.. 지역.. 전 무서워서 못 가겠네요.
화산 폭발하면 그냥 DIE 아닌가요?
어케 도망치나요?ㅎㅎ;;; 정말 궁금하네요.^^

그 표지판의 경고문구를 보고 나서 사진에 나온 분지지형을 다 통과할때까지 "저러다가 저 산봉우리에서 마그마라도 나오면 어떡하지..? 화산 폭발하면 어떻게 해야하지?" 하면서 머릿속으로 혼자 위기탈출 넘버원 열번도 더 찍은 것 같아요 ㅋㅋㅋㅋ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그런 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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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이긴 한데 ...먼가 .... 흑산밖에 없군요 ...ㅎㅎㅎ
잘보고갑니다.

ㅎㅎㅎ 이번 에피소드에서 걸었던 구간은 지반이 뜨거워 나무는 자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식물이 있어도 가발같이 생긴 풀떼기들이랑 이름 모르는 작은 꽃들, 이끼정도만 있어요.
다음 에피소드엔 화산 지역을 거쳐 좀 나무가 있는 곳이 나옵니다 ㅋㅋ

나무도 없는데.. 샌드 플라이 같은 해충은 있네요-ㅅ-;
그거 태어난 곳에서 100-150미터만 활동한다던데ㅋ
여튼 오늘도 잘봤습니다

네 그래서 너무 어이없었어요;;;
주변에 아무리 둘러봐도 식물도 없고.. 유황 김이 나오는 곳이 보일 정도로 지반이 뜨거운데 벌레가 살다니..;;
그리고 왜 나만 무냐ㅠㅠㅠ
내가 더러운가?ㅠㅠㅠㅠ
싶어질 정도로.. 신기하리만치 이상했어요.. 지나가는 관광객들 피와 살을 뜯어먹으며 극한 환경에서 살고있는 벌레의 생명력에 경외심?같은 것마저 들었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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