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그래도 야외로 나가는 것이 좋겠다
오늘 여러 사람이 모여서 휴가를 어디로 갈 것인지를 논의했다.
몇몇 사람은 휴가를 가야 하는데,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많다고 한다.
사실 나도 고민이 되기는 했다. 막연하게나마 시원하다고 소문난 "덕유산 국립공원"이 있는 무주 구천동과 서해안의 해변을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 때 옆에 계신 과장님이 말하는 것이다.
"아 나는 휴가를 안 갔으면 좋겠어. 그냥 사무실이 좋아. 어차피 올해는 너무 더워서 휴가를 집 안에서 보낼 참이야. 휴가 중에 집안에 있으면 괜히 에어컨 전기료만 나가잖아? 사무실에서 시간을 때울 수만 있으면 좋겠는데 말야."
이러는 것이다. 사실 직장인으로서 휴가를 전혀 안 갈 수도 없다. 분위기가 휴가를 가는 것이니까 어차피 휴가를 가야 하기는 하다.
이 때 많은 사람이 고민한다. 휴가를 어떻게 즐겁게 보낼 것인가?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다. 온실의 화초처럼 지내는 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덥더라도 정말 얼마나 더운지 피부로 더위를 체험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올해의 더위는 살인적이라고 한다. 이미 24명이나 죽었다고 한다. 태풍으로도 4-5명 죽었을 뿐인데, 더위 때문에 이미 수 십 명이 죽었다는 것은 더위가 태풍보다 더 심한 자연재해라는 말도 된다.
자연재해를 피해야 할 것 같기는 하다.
나는 뙤약볕 속에서 20-30분 정도 땀을 뻘뻘 흘리는 것을 가끔씩 한다. 뙤약볕 속을 걸을 때 즐거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일년 내내 추운 곳에서 사는 사람은 여름의 뙤약볕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더위를 느낄 수 있는 우리의 "사계절 뚜렷한 기후"가 마음에 든다.
나는 한 겨울에는 옷을 아주 두껍게 입지 않는 채로 길거리를 잠시 걷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은 추위를 피해 움츠리거나 옷을 두껍게 껴 입는다. 어쩌다가 한 두 번은 혹독한 추위를 느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내가 사겨절이 뚜렷한 대한민국에 태어난 이상 이것을 즐길 것이다. 듣기로는 우리나라가 점점 아열대 기후로 변해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겨울을 느낄 기회는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혹독한 여름을 즐길 날을 엄청 남았겠지.
여름은 점점 더 뜨거워질 것이다. 그렇다면 더욱 에어컨의 성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에어컨에 의지해서 여름을 살아가야 할 것을 생각하니 지금부터 마음이 답답하다.
남성보다 여성이 여름을 더 싫어한다고 한다. 여성이 피하지방이 많아서일 수도 있다. 내가 알기로는 땀이 흐르면 화장이 잘 지워진다고 한다. 아침에 정성을 들인 화장이 여름의 볕에서는 흐늘흐늘 흘러내리고 색조도 이상하게 변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화장미녀도 볕 앞에서는 맥을 못추는 모습을 여러번 보았다.
여름에 가끔 강변에서 자전거를 타다 보면 온통 복면으로 무장한 사람들 투성이다. 하물며 남성도 얼굴이 탈까 봐 조바심을 내는데, 여성은 더욱 햇볕을 가리게 되어 있다.
도대체 이러한 한여름에 야외활동을 하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그저 편하게 집안에서 에어컨 바람이나 쐬고 있는 것이 최상으로 쾌적한 휴가 나기일 것이다.
하지만 여름철 뙤약볕 아래에서는 온갖 생명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다. 산의 나무는 한철을 맞이하여 엄청난 기세로 자라고 있다. 생명의 원천인 에너지가 무한대로 쏟아지는 여름의 빛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고 몸부림치는 나무들 볼 때마다 부럽다.
그러한 나무 그늘에 가만히 앉아 생명력 넘치는 환경이지만 매우 평온한 그늘의 아늑함에 취해 지금까지 아둥바둘 살아온 나의 삶을 되돌아보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상쾌한 공기를 폐 속으로 흡입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흐뭇한 즐거움이 있다.
바닷속에 몸을 담그고 물 위의 뜨거움과 물 속의 차가움 속에서 오락가락하는 마음을 추스르는 것도 즐겁지 않나? 물 속 깊이 들어가 공기의 고마움을 느낀다. 하지만 물 밖을 걸으면 곧 뜨거워져서 다시 물 속으로 첨범 뛰어든다.
수영을 잘 치지 못하지만 바닷속에 뛰어들면 몸이 잘 뜨고 튜브 위에 누우면 아늑한 침대가 된다.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 위에서 삶의 변화를 되돌아 본다. 하지만 끝없이 반복되는 일상의 연속임을 알게 되고 그저 세상사 별것 아닌 것도 느끼게 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마구 모래 사장 위에서 게으름을 극치를 보여주고 싶다. 아 바다가 눈에 아른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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