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연재] #1. 쇠는 불로 단련시키고, 인간은 시련으로 단련시킨다.

in #kr5 years ago (edited)

[보미랑 닮은 아이]

소주 한병을 샀다.
오늘따라 왜 이리 날이 어두캄캄한것일까?
눈물이 흐른다.
내가 무엇을 그리도 잘못 살았기에, 모든 시련은 나에게만 오는 것일까?

집에 들어와도 이제는 나를 반겨줄 보미가 없다.
1년동안 나를 보살펴주었는데....
다른 누군가에게 입양보낼때 보미의 눈망울이 기억난다.
하염없이 나를 찾으며.....원망하던 그 눈망울을 잊을수가 없다.

다 떠나 보내야만 했다.
이제 나에게는 무엇을 지킬 힘도...능력도 없다.

책임은 져야 한다.
책임은......

부억에서 칼을 가져왔다.
목에 칼을 대고......한참을 울었다.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리먼브라더스 파산은 나에게 그렇게 기억되어지고 있는 아픈 과거이다.
집도, 여자친구도 그리고 보미도 떠나 보내야 했던......아픈 과거이다.


"어이~ 박과장~ 혹시 주식투자 하나?"
"아이쿠...사장님! 제가 무슨 돈이 있다고 투자를 하겠습니까?"
"그렇지..아직 젊으니까....투자를 잘 모르지.
계좌번호 불러봐~ 자네처럼 성실한 친구가 돈 좀 만져봐야지.
내가 알려주는 종목 사둬~ 그리고 내가 하라는 대로 하면 1년이면 서울에 집한채 살거야.
그때 갚아~"
"사장님~ 괜챦아요~~ 그러다가 잃으면 어떻게 하려구나?"
"잃으면 안갚아도 돼!! 멀 그리 걱정하노~"

역시...세상은 착하게 살면, 누군가 의인이 나타나서 다 이끌어 주실거라는...성경 말씀? 아니 불경인가?
머~여하튼 그분이 내 앞에 나타나셨구나. 오에~~~

업무적으로 만나서 알게 된 고객으로부터 1700만원을 송금 받았다.
시드머니로 사용하라고 빌려주신것이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1700만원은 2000만원이 되어 있었고 한달만에 3000만원이 되어 있었다.

'업무상 알고 지낼뿐인데, 본인 돈으로 1700만원을 줄정도이면 얼마나 확실한 정보란 말인가??'
' 10배는 갈거라고 하지 않는가? 저분도 주식으로 자수성가해서 미국에 집을 5채나 사신분 아닌가?'
'기회이다! 이 기회를 놓칠수가 없다! 남자라면, 인생에 기회가 왔을때 베팅을 해야한다.고럼~'
'하나님 부처님 염라대왕님 삼신할머니~ 알 러 뷰~~~'

베팅을 하기 시작했다.
통장에 있는 돈들을 끄집어 내고, 대출을 받고
심지어 친형에게도 손을 뻗었다.
처음부터 금액을 키우려고 했던것은 아닌데, 계속 올라가는 차트를 보고, 어떻게 참을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누가 나에게 CCTV라도 달아 놓았단 말인가?
집어 넣으면....넣을수록 떨어지기만 한다.

"박과장! 걱정하지마.. 조금 있다 오를거야"
"박과장이 주식 처음이라 그래~ 올릴때 한번에 않올려! 개미 털고 가는거야!"
" 100% 확실한거니까~걱정하지마! 어짜피 지금 다시 원금상태쟎아."

돈없다고 불쌍하게 여겨서, 본인돈을 어떤 계약조건도 없이 보내주신분이시다.
회사 대표이면서 주식투자로 성공해서 부를 충분히 쌓으신분이시다.
시드머니 없는, 본인 회사 직원들에게도 몇천만원씩 빌려줄만큼 착하고 착하신 분이시다.
그런분에게 내 욕심때문에 , 사장님 몰래 자금 마련해서 추가로 더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할수가 없었다.
그것도 고점에서 주신금액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고 이야기 할수가 없었다.


"박과장! 이번건은 손절해야되겠어. 거 이상하네~"
"그거 손절하고, 이번에 **에너지 화학으로 들어가봐"
"이것도 10배보고 있으면 돼"

너무 많이 잃었다. 남의 말만 듣고 투자하면 않된다.
공부해야 한다. 공부...
인터넷을 뒤지고, 재무재표를 보고, 전자공시도 모두 읽어보고, 반기보고서, 분기보고서를 모두 읽어보았다.
역시.....머가 먼지 하나도 모르겠다. ㅠㅠ 젠장~
서당 개 6개월 생활하고, 무슨 사법고시라도 합격하길 바라고 있단 말인가?
그러는 사이에 차트는 계속 오르고 있다. 종목토론실은 호재 이야기들로 흥분상태이다.
이번 기회 놓치면, 빚진것을 어찌 청산할수 있단 말인가?
에라~ 베팅이다!!!
마른 헝겊을 쥐어짜니, 생각보다 많은 자금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누가 나에게 CCTV를 장착해 놓은것이 분명하다!!!!
하한가! 하한가! 하한가! 손절도 할수 없다.
고등어마냥 3토막이 나고, 갈치처럼 6토막이 나고....끝내는 세꼬시가 되어가 버렸다.


물론, 중간중간 상폐 당한 종목에도 돈을 집어 넣었다.
늪에 빠지는 순간 판단력은 모두 사라져 버렸다.

본업에도 신경쓸수 없었다.
나의 모든 외근들은 본업을 위장해, 고수들을 찾아다니기 일쑤였다.
선물/옵션/마진 전업투자자, 기업사냥꾼들까지.....

그들도 그 당시 본인들이 빈털털이가 될줄은 몰랐던것 같다.
몇십억에서 몇백억까지 탈탈 털리며,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도망치는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고서야 내가 처한 현실을 깨달았다.

나 또한 내가 감당할수 있는 빚의 범위를 넘어서 버렸다.
형에게 돈을 빌려서 날려버린것을 스스로 용서할수 없었다.
잘못 하면, 나 뿐만 아니라 주변사람들을 모두 죽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멈추어야 한다.
남은 주식을 모두 정리하고, 54평 오피스텔을 정리해서 ....
지인들의 빚을 먼저 정리해 주었다. (고객의 1700만원도 포함해서.....)
형에게는 남아 있는것을 쥐여주며, 인생공부했다고 생각하자고 했다.
미국에서 사업실패로 10년만에 한국에 돌아와서 새출발하려고 했던 형에게는 매우 큰 돈이였을텐데....
욕한마디, 화 한번 내지 않고...넘어가 줬다.


소주 한병을 샀다.
오늘따라 왜 이리 날이 어두캄캄한것일까?
눈물이 흐른다.
내가 멀 그리도 잘못 살았기에, 모든 시련은 나에게만 오는 것일까?

한참을 울었다. 한참을.....
모든것을 내려놓으니.....가족이 보였다.
죽음으로는 책임을 질수 없다.
살아야한다. 살아야한다. 이제는 가족만을 위해서 살아보아야 한다.
그렇게 돈을 쫓았던 것도 어머니 고생 않하게 해주고 싶었던것 아니였던가....
살자! 살자! 죽어라고 한번 살아보자!
그리고 한참을 웃었다. 한참을.....미친놈처럼....

[천하제일연재] #1. 쇠는 불로 단련시키고, 인간은 시련으로 단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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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연재] #2. 돈으로 해결할수 있는 문제가 가장 쉬운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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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천하연재대회 시작이군요!
응원합니다~

신비님 덕분에 연재를 하게 되었네요~

ㅇ_ㅇ 오... 멋집니다. 글읽는 맛이 확 나는군요. ㅎㅎㅎㅎ

제 글 읽으실때...꼬옥 ....손수건 준비하셔야 합니다.
해피엔딩이 될지....힘든이야기가 계속 될지....저도 아직 모르겠네요. ㅋㅋ

오.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시는군요. ㅎㅎㅎㅎㅎ 재밌겠습니다.

Rule No. 1: Never lose money. Rule No. 2: Never forget rule No.1

시작부터 정주행하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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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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