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일상#886]히로시마의 열기를 느끼다
오늘 저녁을 먹으러 가기 전, 식당 오픈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주변을 조금 걸었다.
역에서부터 유난히 빨간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였는데, 경기장 쪽으로 걸어갈수록 그 수는 더 많아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멀리서도 응원 함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오늘은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홈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히로시마 도요 카프(Hiroshima Toyo Carp)는 일본 프로야구(NPB) 센트럴리그 소속 구단이다. 1949년, 원폭의 상처를 안고 있던 히로시마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창단되었으며, 지금도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 같은 존재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히로시마에서 카프는 단순한 야구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도시 곳곳에서 카프 유니폼과 모자를 쓴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경기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경기장 밖에 있었지만 사람들로 가득 찬 관중석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응원 소리만으로도 경기가 한창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카프는 기업이 아닌 시민들의 후원으로 시작된 ‘시민구단’이다. 그래서인지 히로시마 사람들의 카프 사랑은 일본에서도 손꼽힌다고 한다.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것은 물론이고, 편의점이나 지역 상점에서도 카프 굿즈를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도시 전체가 함께 응원하는 분위기다.
히로시마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오늘 처음으로 이 도시가 왜 ‘카프의 도시’라고 불리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나도 빨간 유니폼 하나 입고 히로시마 시민들 틈에서 카프의 홈경기를 직접 응원해 보고 싶다. 오늘 경기장 밖에서 들었던 그 함성을, 다음에는 경기장 안에서 함께 느껴보고 싶다.
I'm curious, what's your favorite part about experiencing the energy of a live baseball game in Hiroshi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