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의 트레이더 제시 리버모어를 가르친 선생(2) – Mr. Hearne

in #kr6 years ago (edited)

I. 리버모어, 시장의 방향을 정확히 예측하고도 파산하다!



지난번 소개한 Mr. Partridge를 통해 리버모어는 큰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데이트레이딩처럼 조금씩 먹는 것 보다 시장의 큰 트렌드에 편승해 한방 크게 먹는 것이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라는 진리를요!

그래서 리버모어는 1906년 하락장이 임박했다는 판단을 내고 주식 공매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공매도 하자마자 오르고, 공매도 하자마자 오르고 하는 것을 몇 번 반복해서 –

리버모어는 파산했습니다!



실제로 1907년 대하락장이 오고, 그 전 리버모어는 어떻게 지인들을 통해 다시 자금을 만들어서 엄청나게 큰 돈을 법니다. 그래도 그가 정확히 하락장을 예측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단 파산부터(?) 한 점은 유심히 들여다 볼만 합니다. 리버모어의 분석에 따르면 그는

1. 타이밍을 잘 못 잡음

2. 베팅 시스템 부재(자금관리 엉망)



때문에 망했다고 합니다. 1번에 대해서는 디음에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리버모어의 두번째 선생인 Mr. Hearne은 자금관리에 대한 개념이 철저했습니다.

II. Mr. Hearne – 1% 손절매의 제왕



이렇게 뼈아프게 파산 한 후 리버모어는 ‘피라미딩’ 시스템을 개발해 냅니다. 즉 처음은 베팅을 작게 한 후, 본인이 맞으면(즉 매수한 주식이 상승하면!) 베팅 사이즈를 천천히 올리는 방법입니다.

이런 시스템을 개발한 후 리버모어는 휴양지에서 남북전쟁(1860년대!) 부터 활약하던 고수를 만나는데, 그 고수가 리버모어의 시스템을 듣더니 – “그렇지!! 맞아 그렇게 거래해야 되. 혹시 Pat Hearne이라고 아시는가? 그의 방법과 똑같아!”

그의 방법이란!

주식 100주를 산 후 1% 떨어지면 손절, 1% 오르면 100주 추가매매를 하는 겁니다.



매우 간단한데, 상당히 위력적입니다. 떨어지면 손절을 1%로 제한하고, 이길 때는 계속 추가로 매수해서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으니까요!

제 생각은 이 전략을 100% 따라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주식시장은 아시다시피 변동성이 너무 심해서 손절선을 1%로 잡으면 손절매를 너무 자주 해야 하니까요!

이보다는 매수하는 주식의 변동성을 고려해서 손절선을 잡는 것이 좀 더 스마트해 보입니다. 상식적으로 변동성이 큰 주식의 손절선을 너무 짧게 잡으면 맨날 손절만 하다가 끝날 거니까요!


변동성을 측정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상당히 많은 트레이더들은 ATR(Average True Range)를 선호합니다.

TR: 고가-저가, 고가-전일 종가, 저가-전날 종가 중 가장 큰 수치
ATR: 최근 20일 TR의 평균

따라서 손절선을 “1%” 라는 수치보다 취향과 투자전략에 따라 0.5ATR, 1ATR, 2*ATR 등 ATR 기준으로 잡는 것이 매우 현명해 보입니다.



그렇게 하면 변동성 높은 주식이 더 위험하지 않냐고요? 손절이 늦으니까? 그렇지도 않습니다.

왜냐면 – 처음부터 베팅 사이즈를 낮게 가져 가져가면 되니까요!

예: A 주식의 ATR은 2%, B 주식의 ATR은 5%이고, 손절은 1*ATR에서 한다고 칩시다.

만약 A 주식에 1000만원 베팅을 하면 손절에 걸리면 20만원을 깨지게 됩니다.
B 주식에도 1000만원 베팅을 하고 손절하면 50만원 잃겠죠.

그런데 만약 400만원만 베팅을 하면? A와 똑같이 20만원만 잃게 됩니다!

즉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종합하면:

1. 손절은 1%도 훌륭하지만 ATR 기준이 좀 더 훌륭

2. ATR가 높은 주식의 벳사이즈는 상대적으로 낮게



입니다.

3. 그런데 왜 Partridge와 Hearne의 가르침을 실현하기가 이렇게 어려운가?



리버모어도 투자자들이 저 두 현인의 가르침을 죽어도 따라하지 않는 사실을 눈치챘습니다. 본인도 잘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고요! 가끔 “왜 그렇지?” 라는 질문도 했으나 – 투자자들은 원래 그렇지! 라는 식으로 제대로 된 원인은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심리학자들, 특히 행동경제학에 종사하는 어르신들이 원인을 찾아냈습니다.

<이 책이 그 중 가장 재밌습니다! 저자는 노벨상 수상자인데 아주 재밌게 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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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인간 두뇌에는 ‘손실 편향’ 과 ‘처분 효과’ 라는 강력한 편향이 있어서입니다.


손실 편향: 인간 두뇌는 우리가 ‘손실’ 을 볼 때 매우 고통스러워합니다.



그래서 100만원을 따는 것과 100만원을 잃는 것의 감정이 다릅니다. 딸 떄 기쁨보다 동일한 금액을 잃을 때 슬픔이 2.5배 정도 더 큽니다!!

따라서 인간은 ‘손실’ 을 피하기 위해 별 짓을 다하고 이상한 합리화를 잘 하는데, 주식에서는 ‘본전’ 밑에서 절 대 안 파는 행위로 귀결됩니다. 본전 밑에서 팔면 손실을 확정지니까 슬프잖아요!



이게 대부분 사람들이 Mr. Hearne의 조언을 따라서 손절매를 못 하는 이유입니다.

처분 효과: ‘손실’ 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이익을 조금만 봐도 확정 짓고 싶어합니다.


손실 회피의 형제라고 볼 수도 있는데, 손실이 그렇게 아프고 고통스러우니 주식이 조금만, 5%, 10% 정도만 올라도 잽싸게 팔아버리고 그 수익을 확정지고 싶어 하는 겁니다.



이래서 대부분 투자자들이 Mr. Partridge의 조언을 따르지 못하고 큰 돈을 못 버는 겁니다.

이 중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처분 효과' 가 끊기 더 어렵다고 보고, 대부분 고수 트레이더들도 동의할 겁니다. 왜냐면 손절이라는 것은, 특히 짧게 가져갈 경우 제 자산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에 누구나 몇 달만 열심히 하면 실현히 가능합니다.

그런데 쫙 쫙 올라가는 이놈, 지금 팔면 분명 수익 확정이 가능한데 - 이놈을 그냥 냅두는 거... 이게 정말 어렵죠! 리버모어를 비롯해서 다르바스 등 다른 초고수들도 이게 얼마나 어려운지 한탄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10배 올라가는 주식에 올라타 실제로 10배 먹은 사람, 이런 사람들(대주주는 제외)이 정말, 정말 대단한 고수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옆에 있다면 무조건 스승으로 모시세요!


4. 끔찍한 결론



이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수익은 길게, 손실은 짧게’ 가져가야 하는데 180도 반대로 거래하는 겁니다. 손절을 안하니 손실은 길게, 조금 먹고 빠지니까 수익은 짧게! 이러니까 망할 수 밖에 없죠!

그런데 문제는 이 손실 편향과 처분 효과가 “아 그런 게 있구나! 내일부터는 손절 잘하고 수익은 길게 가져가야지이이!”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이 두 편향은 우리 두뇌의 수십만 년 진화의 완성체(?) 이기 떄문에 우리의 의지로 끊기가 –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 두뇌는… 투자하면 깨지도록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ㅠ



그래서 실제로 손절을 할 시기가 오면 오만가지 자기합리화를 통해서 손절을 안 하고, 수익이 좀 나려 하면 오만가지 이유를 대서 반등이 올 이유를 자기합리화하고 파는 겁니다. 심지어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그리고 또 왜 내가 하면 번번히 깨지지 하면서 슬퍼하고, 시장, 정부, “그들” 등 남 욕을 시작합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저도 지금까지 10년 넘게 주로 중장기 계량투자를 했는데, 제 전략들이 멋지다기 보다는 저 두개, 즉 20% 깨진 주식을 손절하고 오르는 주식은 1년간 냅둬서 그나마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저 손절 + 이익 길게 가져가기에 대한 거부감(?) 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거는 제가 잘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제가 이상한 사람이라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글을 잃는 여러 번 대부분은 정상인을 테니 저 손실 회피 + 처분 효과에 사로잡혀 있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습관을 바꾸는데는 18개월 걸린다는데… 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 두 룰을 매일매일 바라보며 가슴에 깊게 새기고, 거래 후 내가 저 룰을 지켰나 안 지켰다 자기합리화를 하나… 도 닦고 닦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암담한 결론은:
손실 효과 + 처분 효과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약 1%

  • 99%는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 중 저 효과를 벗어 날 수 있는 사람도 약 1%

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이 이렇게 적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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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그냥 책 내용만 적는게 아니라 중간중간 본인의 코멘트를 유머러스하게 넣어주셔서 넘 재밌네요.


저도 익절과 손절이 매우 어려웠는데 익절 같은 경우는 가격이 내려가도 한 번은 반드시 반등한다는 것을 알게 된 뒤부터 좀 쉽게 되더군요.

손절의 경우는 애초에 정말 지금이 오르기 직전이라고 생각하는 타이밍에만 들어가서 -3프로 되면 내가 잘못 판단한 것이고, 내가 잘못 본 것이라면 오히려 떡락할 수 있을테니 무조건 손절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들어가니 좀 손절하기 쉬워지더라구요...

그리고 일단 시드가 내 자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면 이런 이성적인 판단이 어렵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투자상품은 애초에 큰 돈을 넣어서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출, 사채 끌어다가 주식이나 코인 하면 그냥 망하는 지름길이죠...


그럼 다음 포스팅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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