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1일 지진에서 살아남은 자의 이야기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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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알고 있을 2011년 일본 대지진에 대한 나의 기록이다

일본 동북 지방 태평양 해역 지진은 2011년 3월 11일 금요일 14시 46분에 일본 산리쿠 연안 태평양 앞바다에서 일어난 해저 거대 지진이다

일본 근대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이자 1900년 근대적 지진관측이 시작된 이후로 4번째로 가장 강한 지진이라고 한다

혹자는 지진의 규모가 천년에 한번 있는 지진이라고도 말을 하기도 한다

일본으로 건너갔던 첫날부터 나는 지진이라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된다 첫날에 특별한 지진이 일어났다기 보다는 거의 매일 작고 큰 흔들림을 경험한다고 생각해도 무리는 아니다

늘상 겪는 흔들림이라 하여도 매번 공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언제나처럼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상상을 초월한 지진

언젠가는 올거라는 막연한 추측과 공포속에서
그날을 맞이 하게 되었던 것이다

다섯살이던 막내와 둘이 점심을 먹고 유치원에간 형의 마중갈 시간을 기다리며 느긋하게 놀고 있던 오후 2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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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엄청난 진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러다 멈추겠지 했지만 흔들림은 강도를 더해갔고 앉아있는 자리에서 움직일수도 없게 건물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높은 곳에 있는 모둔 물건들은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흔들릴 수 있는 모든 물건은 떨서지고 넘어져갔다 냉장고 조차도 ...

나는 천장을 바라보며 언제 무너져 내릴지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공포에 질린 나와 아이는 그저 지진이 멈추기만을 기다리며 둘이 꼭 껴안은채 그저 앉아만 있었다

왜냐면 흔들림이 심해서 일어설수 조차 없었으니 말이다

곧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밖에는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당시 6층에 살고 있던나는 밖으로 나갈 엄두도 낼수가 없었고 모든 사고는 정지된채로 그저 기다릴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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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이 흐른뒤 지진이 조금 잠잠해지고
겨우 일어나 주변을 보니 발디딜틈도 없게 모든게 엉망이 되어 있었다
모든 창문은 열려져 있었고 밖으로 나갈 현관문이 열릴까 걱정을 하며 나오는 복도길에는 화장실 물이 넘쳐나 물바다가 되어 있었다

그후에 일어난 일들을 모두 쓰자면 너무도
긴 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그 시간부터 모든 전기 가스 수도가 끊기고
우리가족을 비롯한 주민들이 가까운 학교에서 긴 피난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당시에 정전으로 인해 티비조차 볼수 없었기에 해안지역에 닥쳐온 츠나미의 무서운 비극은 알지를 못했다

전화조차도 불통이 되어 한국으로 전화연락조차 할수 없었던 나는 티비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식을 받은 엄마가 연락되지 않는 나를 걱정하다 쓰러져 계신줄도 몰랐다

츠나미의 공포를 다 보셨으니 그럴만도하다
며칠후 연락이 되었을때 엄마는 고맙다며 울고 계셨다 살아 있어서 고맙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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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곳은 해안과 4키로 정도 떨어진 곳이라 츠나미의 피해는 없었지만
남편이 다니던 회사 10미터 앞까지 바닷물이 밀려왔다고 한다 위기의 순간을 운좋게 넘긴것이다

그후의 생활이란 너무도 힘든 시간들이였다
계속된 여진에 전해져 오는 비보들
현실감을 상실한채 그저 숨만쉬고 있었다

생활필수품을 구하기위해 슈퍼에서 6시간을 기다려 본적이 있는가 겨우 통조림 몇개를 사기위하여 ....

한참이 지난후부터 한국가족과 친척 친구들로부터 안부의 소식과 많은 구호물품이 전달 되었다 너무도 고마운 손길들 이였다

지진의 피해보다 그후에 들어닥친 츠나미로 인한 피해가 훨씬컸던 일본 동북지역의 대지진 그리고 후쿠시마의 원전폭발

해안지역에 있던 지인이 다니던 한인교회가
츠나미에 휩쓸려 사라졌고 평소 안면이 있던분의 행방불명 소식을 들을수 있었고 그후로도 그분의 생존소식을 듣지 못했다

동북지역의 길고긴 해안지역은 위성지도에서도 그 흔적을 감추고 폐허의 잔해만이 그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미 그때의 그일은 모든분들이 티비나 인터넷 모든매체를 통하여 익히 너무도 잘알고 계실것이다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그후로 7년이란 세월이 지난오늘 3월 11일

지금 나는 한국에서 그때를 회상하며 다시한번 아프고 무서운 지진의 공포를 꺼내본다 기억도 하고싶지않은 시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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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여명의 사상자와 천문학적인 물질적 피해와 지금도 계속되는 후쿠시마 원전의 피해를 보면서 지진에서 안전하지 않은 한국에서 그런일이 일어난다면 과연 어찌될까
생각을 하게된다

아무리 미운 일본이지만 나는 보았다

천년에 한번 일어난다는 그지진속에서 그들의 생존방법과 그속에서 발휘된 놀라운 국민성

그리고 나는 살아서 그때를 말할수 있는 생존자라는 행운아임에 감사한다

천년에 한번 일어난다는 지진을 누가감히 경험할수 있단 말인가 ....!

일본을 떠나오던날 해안선을 따라 센다이공항으로 가던길에 폐허가된 들판을 바라보며 15년의 세월을 남겨둔채로 눈물을 흘리며 쓸쓸하게 그들을 등진채로 나는 떠나왔다

이글을 쓰고 있는 내눈에는 지금도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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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제에스님이 그때 그 시간에 그곳에 계셨다니!!
이야기로 그리고 사진으로만 보았던 그 곳에 계셨다니!!

그러나.. 무엇보다 지금 이야기로 남겨주실 수 있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계시듯이 저 또한 제에스님과 같이 얘기 나눌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대부분의 자연재해를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지못함으로 인하여 그 무서움을 알지 못할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러한 재앙을 겪지 못했기에 몸으로 그 느낌을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제에스님의 글과 사진을 통하여 자연앞에 무기력하게 서있는 인간의 마음을 알게되네요.
그나저나.. 진심으로 제에스님과 같이 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소철님의 글을 읽는 제 시야가 흐려져서
글을 쓸수가 없습니다

그저 감사하다는 말밖에 ....

이 또한 제에스님을 더욱 필요로 했던 하늘의 선택이 아니겠습니까
지금처럼 많은 분들께 좋은 영향력을 주교계시잖아요~ ^^

마음은 힘드시겠지만 그날의 두려움으로 가슴 떨리시겠지만 앞으로의 미래를 그리시며 힘내세요 제에스님!!

위로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그때의 경험으로 재해를 당한분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도울수 있는 시야가 넓어진거 같습니다
이젠 괜찮은데 오늘은 아침부터 눈물바람 입니다
즐건 일욜되세요 좋으신 소철님^^

약간의 간접 경험만으로도 3월11일이면 다시 생각하게 되는데 그 날 그 곳에 계셨다니, 슬픔의 깊이를 상상할 수 없네요. 바로 우리나라로 피난 오신 듯 한데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관리를 안해줬을텐데 많이 힘드셨겠어요. 잠도 잘 못 주무셨을텐데요 ㅜㅜ. 마음의 상처도 잘 치유되시기를 바랄게요.

그때 이곳에 계셨네요.
티비서 볼때 정말 .. 인간은 자연앞에서 아무것도 아님을 느꼈습니다.
스팀잇에서 본 글중에서 가장 진지하게 읽은것 같습니다..

진지하게 읽어 주셨다니 넘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백분에 일이나 전해졌을까요 ...

그 공포감 상상이 갑니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네 극도의 공포입니다
감사해요^^

그 엄청난 일을 직접 겪으셨군요.. 살아서 한국으로 돌아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네 엄청난 대 사건이였지요
감사합니다

헉 그런일을 직접 격으시다니ㅠㅠ
제에스님 15년의 삶이 고스란히 그곳에서 사라졌군요 ㆍ어떰게 그런일이
어마어마한 츠나미의 충격을 자기 뇌리에 담고 살아가는 이의 마음이 어떤건지
상상조차 안됩니다 ㆍ
ㆍㆍ
그곳에서 살아나오신 사람만이
갖는 매일의 느낌이 있을것같아요

게다가 며칠전 장애에대한 포스팅에서도
느꼈지만
지금도 후쿠시마에서 남겨진
사람들을 염려하는 마음이 느껴져
공감글 남겨요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주민들의 대피 지원을
종료했다는 소식이 들리던데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진 이들의
절망감이 안타깝네요

일요일 아침 갑자기 하늘의 스모그가
불안한 기운으로 오다가.
작은 햇살에 안도하는
그런 아침입니다ㆍ
존재가 감사한

감사합니다
저도 그소식을 들었어요
모두가 떠나고 가축들만 남겨진 피해지역을
본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다시고향을 찾아 들어가신 분도 계실줄 압니다
글을 읽어주시고 깊이 공감해 주시니 진심
감사드립니다

헉...
그때 쓰나미 일어나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날때 그현장에
있었다고요?
세상에...
인간의 힘이 거대한 자연 앞에 너무 무기력한
존재구나 했는대...
그속에서 살아 남아 이렇게 생생한 증언을 듣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아무리 매스컴으로 듣고 보아도
실제 자신앞에 있는 일이 아니라 그 현실감이
많이 떨어 지는대 직접 증언을 보니 놀랍습니다
휴 지진은 정말 무섭네요
천년에 한번 오는 일을 직접 체험을 했다니
한국에서는 안전하고 행복하게 사십시요~^^*

그러게요
제인생은 그저 별일없이 흘러갈줄알았는데 아무나 경험할수 없는 일을 겪었습니다
체험한 자만이 전할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렸네요~!

Loading...

재난 현장은 참으로 참혹합니다.
그래도 몸 조심히 돌아오셨으니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말로할수 없는 참혹함 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헉..정말 너무 무섭고 공포스러웟을만한
직접 있어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을 공포일거 같애요.ㅠ
아무튼 가장 무서운건 자연재해라고 하는데.ㅠ

네 겪어보지 않은분은 절대로 모를 거예요
두번다시 겪고싶지 않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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