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여기는 캐나다 오가닉 식품 창고

한국 사람 끼리 몸챙기는 거 과하다고 그러지만, 사실 자기 몸 건강 챙기는 건 어느 나라 사람이든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사람이 더하다는 건 솔직히 그건 착각. 캐나다인 3명 중 1명은 식사에 대해 엄청나게 까다롭게 챙겨먹습니다.
저는 그렇게 챙겨먹는 편은 아닌데, 불혹의 나이에서 살짝 지나자마자 의사 선생님께서 엄청난 경고를 계속 날리시더군요. 이 분이 2세라 한국말 참 재미지게 하는데.

"그렇게 먹으면 장에 암걸려요. 그래비 소스 같은 거 그만 처먹어요."
(욕하시는 줄 알았네...)
"그렇게 먹으면 고지혈증 걸려요. 삼겹살 두 개 먹을 거 하나 만 먹어요"
(어떻게 알았지? 삼겹살 먹는거)
"그렇게 먹으면 고혈압 생기는데... 약값 베리 익스펜시브~ 알죠? 근데 매일 먹어야 하네..."
(협박하시는 줄)
"눈꺼풀 쉐이키 쉐이키? 마그네시움~ 슘우움 먹어야되요."
(슘~ 슘~ 귀여워라. 남자들끼리 왜 이래...)
" 고지혈증 좋아지셨는데... 음... 술먹으면 생기는 지방이 보여요. "
(안돼~~~~~!! )

그래서 결국 먹는 걸 조절하고, 산책을 가열차게 합니다. 종종 달리기도 하구요. 그 먹는 걸 조절하다보니 오가닉 창고 세일도 찾아 다니게 됐네요. 거기서 본 기괴한 음식들...

모자렐라 치즈맛. 즉... 치즈가 아니에요. 비건 전용입니다. 치즈 까짓거 먹고 말지...거...

무려 폴란드식 두부 소시지.... 넌 국적이 그래서 뭐냐? 살 생각은 없었고, 일단 비주얼이... 비주얼이 도저히... 그게 덩어리가 떠올라서...

생강이 들어간 올가닉 꼼부차... 그 맛은 말이죠. 쉰 한약 맛! 주욱 들이킨다음 온몸을 떨었죠. 부들부들... 내가 이런 걸 사다니. 카페인 찾다보니 유일하게 카페인이 있어보이는 제품이라 산 건데...

대충 카트에 담은게... 용감한 사람만 먹을 수 있는 루트비어. 딸기 쥬스, 루트비어 맛 아이스크림. 코코넛-두유 아이스크림. 다량의 요거트. 프로바이오틱, 생강, 사과, 오르가닉 귀리(아침 식사용.) ... 별로 세일하는 게 없어서 조금 샀네요.

스팀을 달려보자~ 즐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