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스승: 사소한 완장 중독자

in #kr6 years ago (edited)

인생 스승. 내게 한 수 가르침을 내려준, 멋지거나 찌질한 타인.
그들의 한 수가 쌓여 오늘날 내가 이뤄졌다.
그런 스승들에게 배운 얘기를 나눠보자.

사소한 완장 중독자.

뭔가 권위를 갖고 싶어 해서 무리해서 완장을 차는 사람들.

원래 남보다 뭔가 위에 서고 싶어 하는 건 인간도 그렇지만 침팬치 같은 일부 영장류 본성이래. 즉 정치는 동물적인 거라고 볼 수 있어. 원래 인간은 자기 미화를 정말 좋아하는 종족이라, 그걸 정치라는 걸 고도의 그 무엇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했을 뿐이지. 집단 가운데 내 이익을 어떻게 추구할까를 고민하고 실현하는 게 정치야. 정치에는 가끔 있어 보이는 사소한 완장이 굴러다니곤 하지.

특히 나이 든 사람 중에는 이런 사소한 완장 중독자가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거 같아. 남녀 차이는 별로 없어. 기력도 쇠하고, 어쩐지 남들이 자기 의견 잘 안 들어주는 거 같아 서럽고, 여기서 더 물러나면 위기일 거 같고 한 사람이 완장 사냥에 나서는 거 같아. 사회의 구심점에서 탈락해 나간다는 느낌이 정말 싫어서 그러는 거 아닐까 싶어. 인식이 이렇게 되면 남들 보기에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완장이, 이 사람들에게는 정말 중요해지는 거야.

실체는 매우 빈약한 먼지

회장님이나 학회장인데 회원은 없고, 위원장인데 위원은 없고, 이사장인데 이사는 1명이고…. 뭐 그런 깡통.

권력이라고 부르기에도 먼지 같은 권한. 심지어는 누가 권한을 부여한 거도 아니고 스스로 완장을 만들어 권한을 부여하지. 심지어 종교적 신앙심을 과대 포장해 완장 차는 사람도 봤어. 그거 성경에 그렇게 하지 말라고 돼 있는데도 말이야.

이게 한국 사람만 그런 거 같아? 아냐. 캐나다 사회에서도, 각양각색의 민족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 사이에서도 사소한 완장을 차려는 사람이 꼭 일정하게 있어.

극렬로 가는 사람도 있더라

이들은 가끔 존재감이 엉성해지면, '극렬'을 자처하기도 하지. 극렬 보수나 극렬 진보. 그런데 둘이 정말 닮은 거 알아? 진보라며 비판의 권한을 무시한다거나, 보수라면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려 들지. 더 쉽게 말해 "너는 입 닥치라~ 나만 말할 거다"가 극렬 류. 이게 한국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캐나다 사람이나 남미 출신, 호주 출신, 인도 출신, 유럽 출신 중에도 있어. 영장류 본성 맞는다니까

이런 사람 이용하는 법 정말 간단해. "너 아니면 안 되십니다" 이 한마디에 눈에 힘이 들어가고, 팔뚝에 핏줄이 솟지. 이 불쌍한 사람들을 정치적 조직으로 이용하는 때도 봤어.

그런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쓸모가 없네.

그런데, 그렇게도 소중하게 간직했던 완장이 정말 어떤 보람과 보상을 주느냐 하면, 그렇지 않은 게 문제야.
그건 애초에 보람을 느끼거나 보상을 받기에 글러 먹은 완장이었던 거지.

마약은 치료제가 아니듯 사소한 완장은 진정한 권력이 아니야. 시간 낭비의 결정체이지. 그런거 풀어서 버리라고. 차라리 산책이나 여행을 하루라도 더 해보는 게 인생의 질을 다르게 만드는 거 같아.

사소한 완장에 홀린 위대한 스승을 난 많이 봤어. 이거 ... 그다지 좋진 않은 거 같네.



스팀을 달려보자~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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