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스팀잇 쓴지 100일이 좀 넘었네요.

in #kr6 years ago (edited)

저도 스팀잇 쓴 지 100일이 좀 넘었네요.

처음에 스팀잇의 시작은 생업으로 삼고 있는 1인 미디어 joyvancouver.com 의 수익 증대 목적이었지만, 두 달 정도 쓴 시점에서 기사 용도로는 별로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유는 일단 기사체로 쓴 글은 어디선가 퍼왔다는 의심의 대상이 됩니다. 스팀잇에서 복사해 붙여넣기 한 듯한, 정성 없어 보이는 글은 저부터도 거르거든요.

두 번째로 스팀잇과 언론사 웹사이트 동시에 나가게 되면, 치타가 와서 복사했다고 찌릅니다. 세 번째로, 조이밴쿠버 같은 1인 미디어는 어차피 언론사라는 인식을 받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개인 용도로 쓰고 있습니다.

생계 수단으로 글쓰기

생계의 수단으로 글쓰기는 숨이 막히는 일입니다. 매일 보도 자료를 챙겨 읽고, 전화를 걸고, 인터뷰하고, 요청도 하고, 자료를 검증해보고, 기사를 쓰고, 기사에 적합한 저작권의 사진을 찾고, 그렇게 올리면 조회 수에 기분이 업앤다운을 합니다. 스팀잇은 그에 비교해 놀러 나온 기분이랄까요. 어느 때는 빨리 기사 쓰고 스팀잇에서 놀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지금 가야 할 길이 절벽과 절벽 사이 좁은 길인데…. 어찌 보면 40대 중반 가장이 철없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캐나다에서 언론사 기자로 20년, 편집장으로 8년 정도를 일했습니다. 그리고는 회사에서 버림당했죠. 새로 바뀐 사장이 부르더니 "불편한 진실이 있다"라고 하더군요. "그게 뭐냐?" 했더니, 제 월급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그걸로 방향은 정해졌고, 저는 일자리 없는 사람이 됐지요.

밴쿠버가 시골이긴 하지만, 저는 가끔 신문사의 날이 선 분위기가 저를 지치게 만든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편집장이란 사람을 꺾으면 뭔가 대단한 자리 또는 위치에 오른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의 도전을 가끔 받아줘야 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건 그따위 시시껄렁한 완장이 아니라, 정말 도움이 되는 글과 정보를 나누는 겁니다.

나누고 싶은 건 제대로 된 정보

이민 초기에 제 가족이 정말 뭘 모르고 와서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저는 다른 사람들은 그런 고생을 덜 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고생은 하면 그만이 아니라, 하는 과정에서 그 사람 안 밖에 상처를 많이 남기기도 합니다. 이민 사회에는 다른 사람을 고생시킬만한 잘못된 정보가 참 많이 유통됩니다. 어떤 정보는, 글쓴이의 무지로 인해 작성됐지만, 그대로 받아들이면 타인 인생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입니다.

심지어 신문 기사도 양질보다는 지면을 채워 넣는다는 식으로 마구잡이 양산을 할 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 이유로 영세성을 드는데, 제가 보기에는 기사를 그렇게 쓰니 계속 영세한 거고, 계속 영세하다 보니 값싸게 기사를 찍어내려고만 하는 악순환에 사로잡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하는 제가 영세성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현재로서는 답답한 부분입니다.

미래의 꿈을 꾼다면...

스팀잇은 페이스북에 누군가 올린 "글써서 돈벌자"라는 글을 보고, 일종의 돌파구가 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찾게 됐습니다. 콘텐츠의 개발자로 가치를 무시당해 쫓겨난 상황에서 콘텐츠의 가치를 알아주는 플랫폼이 있다니 얼마나 기대가 크겠습니까?

일정한 소득이 보장되면 광고를 많이 유치하지 않고도, 혹은 광고가 전혀 없이, 정보를 제공하며, 수익을 교환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잘하면, 이거 괜찮은 한인 사회 언론 플랫폼으로 만들고 세계적으로 보급하면서, 디지털 노마드의 꿈도 실현할 수 있겠어라고 혼자 달나라를 거닐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네 가지 부분 때문에 불가 쪽으로 희망은 침몰하는 중입니다.

첫째 암호화폐 자체의 유동성이 극히 심하다. 둘째 스팀잇 역시 일정 규모의 자본 축적 없이는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 셋째 스팀잇에서 뉴스를 다루려면 별도의 SMT를 만들거나 기술적인 지원이 따라야 하는데, 난 그런 능력이 없다. 넷째 한인 커뮤니티에 스팀잇은 인지도가 없다.

그래도 스팀잇을 쓰는 까닭은...

휴식처로 씁니다. 너무 심각하지 않게. 날 세우지 않고. 그냥 평범한 스티미언으로 이런 저런 얘기를 합니다. 나름의 무릉도원 놀이죠. 저에게는 7월의 고비가 찾아옵니다. 잘 돼야 할 텐데... 훗날에 이 글 보면서 웃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주면 첫째 중학교 졸업식이네요. 100일기 치고는 개인정보 대방출이군요. 하하~.


스팀전용 콘텐츠
JoyVancouver.com을 키우는 권민수 대표가 '개인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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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벤쿠버님을 좀 더 알게되는 글이였던 것 같습니다.
전문 기자셨군요.

100일 축하드리옵니다!!

감사합니다. 애나님이 만든 '끄적끄적' 앱 잘쓰고 있습니다. :)

히힛, 감사합니다!!
(소근소근) 그리고 끄적글적이래요~ ㅋㅋㅋㅋ

진심이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풀봇드리고 리스팀하는게 제 마음입니다.

응원 감사드립니다. 저도 팔로우 하면서 종종 글로 뵙겠습니다.

편하게 즐길면서 스팀이 발전하기를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반드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글이 편하네요 왜지? ㅎㅎ

편한 마음으로 읽어 주셔서 그런가 봅니다.

글이 좋은 거죠 ㅎㅎ
종종 부탁 드려요~~^^

즐기는 차원에서 쓰는 스팀잇 좋은 것 같아요!
보팅과 팔로우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팔로우 하겠습니다.

늘 지켜보기만 하고 별다른 소통을 하지 못 하고 있었습니다. 제 자신도 조이밴쿠버님도 함께 응원합니다! 오래오래 뵈면 좋겠습니다 ^^

응원과 소통 감사합니다. :)

외국에 나와 산다는게 참 어려운 일입니다.
전 이제 겨우 15년 됐습니다만,
사실 15년이라는 세월이 짧은 시간은 아닌데,
아직도 여기 제가 사는 미국에서 저는 이방인이 아닌가 싶네요..
가끔이라도 꾸준히 듣는 캐나다 이민 생활 이야기 또는 정보들 잘 보고 있습니다. 보면서 '다 마찬가지구나' 하는 동질감이 들어서 좋더군요 ^^

15년이면 오래되셨네요. 저 같은 경우 한국에 종종 나가서 이방인 같은 기분을 더 느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곳이 집이란 느낌이 더 있네요. 미국은 캐나다와 많은 점이 비슷한 듯 합니다.

그렇죠. 한국은 제가 없는 새 너무 많이 변해버려서 낯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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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저도 비슷한, 침몰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지만..ㅠㅠ 그래도 즐기면서 보상도 있으니.. 계속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벤쿠버님도 화이팅이에요!! 리스팀 해갑니닷

큐레이션하는 글들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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