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된장과 새벽안개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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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과 새벽안개@jjy

아침 안개가 자욱했다.
운악산은 아직도 안개속에서 머리를 들지 않고 있다.
멀리 연인산의 구불거리는 능선도 뭔가 꿍꿍이가 있는지
여지껏 두문불출이다.
나무도 가로등도 실개천도 안개 속에서 새벽잠에 빠져있다.
비둘기가 놀라 푸드득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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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옆 키 작은 단풍나무도 제일 작은 잎부터 물이 든다.
은행나무도 조금씩 선명하게 노란빛을 보이기 시작한다.
시절을 놓친 검정나팔꽃도 잔뜩 웅크리고
채송화를 내려다보며 해가 뜨기를 기다린다.
아무리 두텁던 안개더미도 해가 뜨는 순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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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에 된장찌개 생각이 간절하다. 뚝배기에 된장을 풀고 우렁이를 넣고
끓기 시작하면서 양파 호박에 버섯을 찢어 넣고 풋고추도 송송 썰어 넣는다.
된장 냄새가 집안 가득 퍼진다. 아무 때나 먹어도 좋기도 하고
특별히 입맛 까다로운 사람도 싫어하지 않는 게 바로 된장이다.
어찌 보면 된장은 간장을 걸러내고 남은 찌꺼기라고도 할 수 있지만
오히려 간장에 못지않은 맛과 쓰임새를 지니고 있다.
어느 현자는 일찍이 된장의 오덕을 설했다.

된장의 오덕(五德)
첫째 : 단심(丹心)이다.
다른 맛을 섞어도 제 맛을 낸다.
둘째 : 항심(恒心)이다.
오랫동안 상하지 않는다.
셋째 : 불심(佛心)이다.
비리고 기름진 냄새를 제거한다.
넷째 : 선심(善心)이다.
매운 맛을 부드럽게 한다.
다섯째 : 화심(和心)이다.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이룬다.

이쯤 되면 된장은 정체성과 겸양 그리고 친화력까지 겸비한
일등 스티미언의 덕목까지 갖추고 있다고 해야겠다.
말 나온김 에 된장을 명예 회원으로 위촉하는 것은 어떨지...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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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대로 된장은 정말 좋은 음식입니다^^

사계절 내내 언제 먹어도 좋아요.
그렇다고 제가 된장녀는 아닙니다.
벌써 알고 계셨지요?
감사합니다.

네..된장을 여러모로 좋아합니다.
특히 쌈을 좋아하니 된장은 항상 부족하지요.
내년엔 된장담기에 도전해 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자가 듬뿍 들어간
따뜻한 된장찌개가 먹고싶어 지네요

된장찌개맛 제대로 아시네요.
풋고추도 썰어넣고
감사합니다.

된장찌개는
엄마를 생각나게 합니다
소박한 맛

hooo ^^

엄마가 해 주시면 뭐 든지 맛있어요.
우리 아들도 그렇게 생각하려나
궁금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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