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이젠 그만,

in #kr6 years ago (edited)

이젠 그만, @jjy

오늘이 초복입니다.
모두들 맛있는 음식 드시며 복달임 잘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잘 알고 계시다시피 일 년 중 가장 더운 시기에 초복 중복 말복 즉
삼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삼복은 보통 농번기라 어려운 농사일에
힘들고 지치는 시기였습니다. 그것도 초복다음에 중복이 열흘 만에
오면 더위가 짧게 지나가 좋지만 재복이라고 해서 이십일 만에 오면
그 만큼 더위가 길어 더 힘들게 여름을 나게 됩니다.

그동안 장마 날씨가 이어지더니 요 며칠 해가 났다고 아침부터 찌는
날씨입니다. 연일 폭염 주의보가 내리고 노약자에게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건강한 사람도 강한 햇볕에 장시간 노출
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편 만약의 사태에 대처하는 요령이나
응급처치법도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더위를 피할 방법이나 냉방시설이 잘 되어 있지만 예전에는
그냥 여름은 그러려니 하고 지냈습니다. 지금도 어른들께서는 더울
때는 더워야 한다는 말씀이십니다. 그래야 농사도 잘 되고 풍년이
든다고 합니다.

다 오랜 세상을 살아오시는 동안 깃들인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복날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삼계탕과 보신탕이지요.

예전엔 개장국이라고 불렀지요.
복날 멍멍이 한 마리 끌고 개울로 나가면 동네 잔치였다지요.
가까스로 보릿고개 넘기고 농사일은 아득한데 기나긴 여름을 견디자면
보양식이 필요했지만 가난한 살림에 소나 돼지는 생각도 못하고 결국
집도 잘 지키고 새끼도 잘 낳는 착한 멍멍이가 목숨을 바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요?
지금도 우리들이 식생활의 위협을 받을 만큼 어렵게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대부분 먹기 싫어 안 먹는 사람은
있지만 먹고 싶은 것을 사먹을 형편이 안 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봅니다. 물론 개중에 정말 어려운 사정이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런 경우는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식단은 서구화 되었고 이미 비만 인구는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예전 보릿고개 시절처럼 집에서 기르던 개를 잡아먹으면서
보양식이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삼복이 있습니다.
더운 여름을 다른 계절로 바꿀 방법은 없지만 복날 풍속은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초복을 한자로 初伏으로 표기합니다. 그것을 살짝 바꾸어
草伏으로 하고 초식 즉 채식이나 과일 위주의 음식을 먹는 날도 하면
어떨까요?

같은 의미로 중복(中伏)은 초식도 육식도 아닌 곡물로 만든 음식을 먹고
말복(末伏)에는 그래도 더운 여름을 잘 넘겼으니 가까운 사람들끼리 모여
자유롭게 먹고 싶은 음식 먹으며 여름 뒤풀이를 하며 지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오늘 낮에 어젯밤에 산 찹쌀떡과 미리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준비해 둔 수박을 먹었고 저녁에는 토마토에 시원한
맥주로 더위를 쫓으며 초복을 지냈습니다.

더위의 시작인 초복에 스티미언님들 건강하게 여름나세요.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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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각이예요. 풍습도 시대에 맞게 바껴야지요^^
저는 오늘 일하시는 엄마에게 닭죽 해드렸더니 기뷰이 좋으네요.^^

그렇지요?
지금은 여름나는 일도 그렇게 힘들지는 않지요.
냉방도 되고 휴가도 잘 찾아 즐기는 편이라
좋은 하루 지내세요.

맞아요.
이젠 고기보다 채식이 더 필요한 세상입니다.

그런데 야채 값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리고 농약 잔류물 걱정도 되고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보다
좋은 식재료 구하는 일이 더 어려워집니다.

복더위를 대비하는것도 많이 바뀌어 가는것 같습니다.

여름철엔 시원한게 최고지요.
뜨거운거 먹고 땀 빼는 건
자신 없어요.

수박이 너무 시원해보입니다~

여름엔 수박이 제일이지요.
냉장고에 넣었다 화채 해먹으면
더위가 싹 가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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