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언덕위의 집

in #kr7 years ago (edited)

대문.png

언덕위의 집 @jjy

내가 아직 어렸을 적 국민학교 그러니까 요즘의 초등학교 때로 기억한다.
언덕위에 하얀 집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외국 곡이었는데 우리나라 가수들이
번안가요로 불렀던 것 같다. 가사도 잘 모르고 그때만 해도 유행가(대중가요)는
어른들만 부르는 노래라 아이들은 부르지 못하게 하던 시절이라 크게도 못하고
그냥 흥얼흥얼 하다 언덕 위에 하얀 집만 소리 내서 부르던 일이 생각난다.
빅키 레안드로스(Vicky Leandros)가 산레모 가요제에서 입상하면서
세계적인 힛트곡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한참 나중이었다.

요즘 밖엘 나가보면 산 중턱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 동네에는 몇 년 사이 언덕위에 집이 부쩍 늘고 있다.
그것도 언덕위에 하얀 집처럼 푸른 풀밭에 예쁘게 앉은 집이 아니라
대규모 단지가 자리 잡는다.
시간이 없어 한동안 외출을 못하고 있다 한참 후에 나가면 한 구비 돌면
전원주택 단지가 조성이 되고 있는지 산중턱이 파헤쳐지고 있는 곳이
드물지 않게 보인다.
이미 단지가 완공이 다가오는지 분양 광고물에 쓰인 크고 선명한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그만큼 산이 줄어들고 있다는 말이 된다.
산이 줄어드는 것은 단순이 땅이 줄어드는 것과는 다르다.
우선 숲이 줄어들고 숲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이 줄어들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숲이 물을 머금는 스펀지 효과, 탄소동화작용이나 피톤치드 배출 같은 널리 알려진
효과는 물론 철따라 보던 꽃이나 단풍도 점점 보기 힘들어진다.
그 밖에도 교통문제나 생활용수 대기오염 등 여러 가지 문제가
길목을 지키고 있을 것만 같다.

내가 가끔 보는 방송 중에 다큐멘터리3일이라는 프로가 있는데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는 백사마을이 방영되었다.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 되어 오래지 않아 사라질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에 그런 곳이 있을 거라는 상상조차 못 할 정도로
여러 가지로 낙후되어 있었다.
수도가 얼어 물이 나오지 않기도 하고 연탄 배달도 쉽지 않았다.
주민들이 모여 수도를 녹이고 일주일에 두 번 목요차가 방문을 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불편하게 사는 것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바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곳 주민들 중에는 그곳에서 살던 추억을 아쉬워하며
그곳이 지켜지길 바라는 사람들도 있었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 좁은 골목길에 줄을 서서 연탄을 나르고
함께 수도를 녹이며 사는 달동네 언덕위의 집
모락모락 피어나던 추억을 작은 표지 하나 세우고
다른 사람들의 삶터였음을 기억하게 하면 흉이 되려나.

Sort: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감사한 하루~~**

덕분에 좋은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산도 줄어들고, 남아있는 산도 몸살을 앓고 있지요. 슬프네요.

예전에 나뭇잎을 갉아먹는 벌레를 본 일이 있었는데
사람은 산을 무더기로 파 없애고 있네요.
서글퍼져요.
감사합니다.

다큐멘터리 저도 좋아하는데....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가 예전에도 어디선가 한번 방영이 된적이 있었던것 같아요. 발전도 좋지만 옛모습을 잃어가는것도 서글프네요.
감사합니다.

주거환경이 개선 되는 것은 좋지만
추억까지 묻힌다는 상실감은 어쩔 수 없는 건지요.
감사합니다.

아~ 백사마을이란 곳이 있군요...

네저도 처음 알았어요.
춥고 불편해도 정이 있는 곳
감사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9
TRX 0.15
JST 0.029
BTC 63219.83
ETH 2574.36
USDT 1.00
SBD 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