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선택

in #kr6 years ago

대문.png

선택 @jjy

어느 가난뱅이가 약초를 캐러 산에 갔다 올무에 걸려 발버둥 치다
기진맥진해서 죽어가는 아기 사슴을 발견하고 불쌍한 마음이 들어
올무를 풀고 샘터로 데리고 가서 물을 먹이고 준비해 간 조밥을 씹어
입에 넣어주며 보살펴 주었다.

아기 사슴이 기력을 차리고 일어서서 숲속으로 달려가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산을 내려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약초는 하나도
캐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갔다.

그 동안 산속을 다니며 보아둔 곳으로 가서 몇 가지 약초를 캐고
버섯을 따면서 망태를 다 채우기도 전에 해가 저물었다. 서둘러
걸어도 산 속은 삽시간에 사방이 어둠에 쌓여 길을 찾기 어려웠다.

조심스럽게 길을 내려오는데 사방에서 울부짖는 산짐승의 소리에
소름이 끼쳤다. 멀리 보이는 불빛을 바라보며 걷는데 밟았던 돌이
흔들리는듯하더니 굴러떨어지며 그도 함께 아득히 떨어졌다.


어디인지도 모르는 길을 하염없이 걸었다. 맑은 냇물을 건너고
끝없이 펼쳐진 은빛 모래펄을 지나 꿈에도 본 적 없는 대궐 같은
집으로 들어갔다.

휘황찬란한 집에 많은 사람들이 늘어서 있고 가운데 높은 자리에
신선처럼 위엄 있는 왕처럼 보이는 사람이 말했다.

너는 아직 올 때가 아닌데 사자의 실수로 잡혀 왔으니
너를 다시 세상으로 돌려보내주며 대신 너의 소원을 들어주겠다.
삼대 정승자리와 당대 만석꾼 자리 중에 하나를 고르도록 하여라.

굶기를 밥 먹듯이 하며 배 터지게 먹는 게 소원이던 가난뱅이는
더 생각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당대만석꾼자리를 골랐다.


우리에게도 많은 기회를 만나게 된다.
별 생각 없이 지나친 기회도 있고 지나치리만큼 신중하게 생각을
거듭하면서 내린 결정이라도 지나고 나면 그 반대의 결과를 상상
하며 아쉬워하기도 한다.

어떠한 결정도 갈래 길처럼 어느 한쪽의 길만을 선택할 것을
요구한다. 나머지 아직 가지 않았던 길에 대한 목마름은 살면서
그림자처럼 우리를 따라다닌다.

당대 만석꾼을 택한 가난뱅이도 배불리 먹고 비단옷 입고 호사스럽게
살면서부터는 권력에 대한 목마름을 떨치지 못하고 삼대정승자리를
못내 아쉬워하고 살다 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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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찾아오는 황금같은 기회를 알아보는 지헤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서두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기회는 또 오게 되어있으니
아니면 기회를 부르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을 살리다 어두워져 변을 당했으나
결국 더 큰 은혜를 입었다는 건가 봅니다.
뒤에 욕심은 한이 없다...로 이어질 듯 하긴한데...ㅎㅎㅎ

결국 자기만족은 없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배고픈 삶에서 놓이고 보니
권력에 대한 욕구가 스멀스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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