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니의 기웃3] 동대문에서 중국으로... 이제는 집안에서 장사하는 시대

in #kr6 years ago (edited)

깡~! 깡~! 조용한 밤의 정적을 깨는 소리…

알루미늄 빠따로 야구공을 쳐 대는 소리…

잡초들만 듬성듬성 난 자리에, 어느날 야구연습장이 들어 서 있었다.

스트레스도 풀 겸 해서, 종종 찾던 곳인데, 해도 짧아지고, 날씨도 쌀쌀해서 그런지, 손님이 없었다.

동전 교환기가 고장이 나서, 안쪽 내실(?)에 누가 있나 싶어 “계세요?” 하니, 열린 문으로 할머니께서 동전을 바꿔 주시려고 했다.

질문을 하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또 이야기가 길어 졌다.

(요즘 실내 야구연습장의 시초가 된 그물형 야외 연습장)

“손님이 아무도 없네요… 동네 조용해서 좋긴 한데, 그래도 너무 조용하니까 좀 이상하네요..하하하”

“괜찮아…돈 벌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땅을 그냥 놔두면 세금만 낸다면서, 주차장으로 하던지, 이렇게 야구연습장이라도 하던지, 논이나 밭이나, 건물을 올리거나, 암튼 뭐든 해야 한다며, 할아버지가 야구 연습장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부동산 세법을 몰라서, 목적이 돈 버는 게 아니라, 매번 내는 세금이 아까워서라니, 당시에는 이해가 잘 안됐다.

알음알음 중고 기계를 사고, 그물을 치고… 그렇게 몇 천만원으로 만들어서, 놀리고 있던 땅을 그렇게 쓰고 있었다. 대학교 앞이라, 학생들이 자주 오긴 하지만, 말 그대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은 아닌 듯 했다.

그렇게 몇 게임을 하고, 얼얼한 손으로 따뜻한 커피를 몇 개 사서, 야구장 할머니 하나 드리고, 길 건너 보이는 좌판으로 향했다.


(딱 이렇게 세팅 해놓고 판매 하고 있었음)

“저… 커피한잔 하시죠…^^”

대학교 정문에서 악세서리 좌판을 벌려 놓고, 장사를 하던 30대 중반의 남성. 뜬금없이 들이대는 캔커피에 살짝 당황을 하더니, 이내 나의 사정을 듣고는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동대문에서 물건 가져와서 팔고 있어요.”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파는데, 마진은 좋지만, 이걸로 먹고 살기는 힘드네요.”

“아직, 나이도 그리 많지 않고 하니까, 경험 쌓는다 생각하고, 시작해보면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저처럼 좌판부터 시작하면 좀…. 저도 낮에는 이런 저런일을 하고, 저녁에 악세서리 팔고 있는데, 글쎄요…추천하기도 애매하고…”

서른 중반의 나이에 그 역시 나름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단 생각은 했지만, 나의 미래가 저렇게 되어서는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불안정한 수입과 정해지지 않은 판매위치, 동내 양아치들의 습격도 있다는 이야기에, 매장 없는 좌판은 아니올씨다란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몇 년 후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쟈니야, 나 장사할 건데, 좀 도와줘”

그는 인천 부평지하상가에서 악세사리 가게를 할거라며, 나를 불렀다.

전국의 지하상가 중, 손가락안에 꼽힐 정도로 유동인구 많기로 소문난 그곳.
(하루 8만명이 오가며, 기네스 북에 올랐다는 세계 최대 지하상가)


(당시 부평지하상가 내부와 장사를 시작한 친구와 가게)

이 친구는, 직장을 다니다, 그만 두고, 나름 시장 조사를 해, 이 곳에 매장 하나를 임대 받았고, 물건은 중국의 항저우에 있는 “이우”시장에서 발품을 팔아, 물건을 저렴하게 가져 왔다.

“이거 하나에 몇 백원짜리 들인데, 가져오면, 1,900원, 2,900원, 3,900원 5,900원 으로 해서 팔아”

“쟈니 너, 저~어기 로 가봐, 1평도 안되는 자투리 공간(매장)에서 파는데, 장난 아니다.”

가보니 정말 사람들로 북적북적. 다들 한 손에 작은 소쿠리를 들고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주워담고, 계산을 하고 있었다.

“현금 박치기인데다, 사람들은 하나만 사가는게 아니거든…반지, 목걸이, 귀걸이, 브러찌 등등 해서 만원 채워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나도 이 지하 상가 쭉 둘러보고 이만한 장사 없겠다 싶어서 시작했어”

장사의 기본이 그렇다. “싸게 사서 최대한 이윤을 붙여 판다”

하지만, 경쟁이 있어, 너무 비싸게도 팔 수 만은 없다.

동대문에서의 사입이, 시간이 지난 후엔 더 저렴한 중국에서의 사입으로 바뀌고, 국내 판매뿐 아니라, 중국 사입 후 미국에 판매 또는 공급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야 말로 국경 없는 장사인 것이다.

몇 년 전 부터는, 유통의 구조가 알리바바에서 저렴하게 대량 구매 해서, 아마존에 판매를 하는 방식이 만들어 졌는데, 이 것을 한국에 앉아서, 인터넷으로 컨트롤만 한다. 매장도 필요 없고, 배송이나 교환 환불까지 아마존에서 다 알아서 해주다 보니, 이것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도 꽤 있다.

다시 친구의 악세서리 장사 이야기로 돌아와서….

“못된 고양이” 라고, 브랜드화에 성공한 악세서리 매장이 인근에 있었지만, 그와는 또다른 컨셉으로 몇몇 가게가 성황 중이었다.

신발이든, 가방이든, 옷이든 어지간 한 건, 중국에서 사들여와, 지하상가 각 매장들이 판매를 한참하던 시절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가져온 많은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늘 그렇지만, 뭔가 잘된 다 싶으면, 너도나도 뛰어든다.

처음에 그렇게 자리를 잡아가던 그 친구도, 몇 달 후, 근처에 8개나 더 생겨 버린 악세서리 매장들로 인해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장사를 접어야 했다. 물론 그 8개의 가게들도 동반 폐업.

그 친구의 승승장구를 지켜보며, 전업을 생각하고 있었던 나 였기에, 그 안타까움이 상당했지만, 역시, 저자본으로 장기간의 안정적인 수입원을 만들어 낸다는 건 녹록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일이었다.

악세서리 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들 역시 유통과정이 비슷하다.

  • 생산은 중국에서, 디자인이나 로고 등 주문 생산도 가능.

  • 개인 브랜드화 할 경우, 로고나, 원하는 포장을 중국 공장에 의뢰.

  • 상품 확인 후 국내로 수입 판매, 또는 다른 국가로 수출.

현재도, 많은 사람들이 중국 공장과 일을 하고 있고, 국내에서 직접 판매를 하거나, 직접 판매는하지 않고, 국내 도소매 업자에게 물건만 넘기는 사람도 있다.

치열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북미나 유럽시장에서 온/오프 라인으로 판매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생산지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단연 탑이다. 품질도 예전 같지 않게 상당한 수준이지만, 출고 전 검사과정은 반드시 해야 한다.

국내의 많은 온라인 쇼핑몰들이 가격 경쟁을 하고 있고, 그런 상황에서, 또 많은 이들이 창업을 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가격 오픈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현재에도 진행중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작은 팁을 드리자면, (이미 알고 계신분들도 많겠지만) 저 같은 경우, 어지간한 물건들은 “도매꾹” http://domeggook.com 이라는 걸 이용하는데, 같은 물건이라도, 여기가 더 싸기에, 알려 드릴까 한다.
(일반 개인도 등록 가능하며, 대부분 1개 또는 소량으로도 구매 가능함.)
(관련 사이트와 아~~~무런 관계없는 1인이오니 오해 마시길)

IMF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자영업자 수.

인구대비, 상점들의 수가 너무 많다. SNS가 보편화 되면서, 입소문의 무서움도 신경을 써야 하는 실정이다.

출장 차 외국에서 온 직원들을 차에 태우고 갈 때면, 한결 같이 하는 말이, “대한민국은 커피의 왕국 인가?” 다.
커피 주요 생산지가 대한 민국인 줄은 몰랐다며, 커피 생산량이 얼마나 되냐고 하는데, 대략 난감해지는 경우였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경쟁이 치열한 작은 시장보다는, 소비인구가 많은 시장에서 판로를 개척 해보는 것이 좋다. 온라인 마켓도 점점 편리해지고, 쎌러나 바이어들이 온라인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언어의 장벽으로 망설여 질수도 있겠지만, 의지만 있다면, 번역기를 돌려서라도 시장진입을 할 수도 있고, 또 그렇게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시간을 뒤죽박죽 시켜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 했는데, 다음 번엔 다시 과거의 기웃거림으로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멋진 손글씨 만들어주신 @sunshineyaya7 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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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앗 도매꾹!!! 좋은정보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쟈니님
얼른 댓글달고 둘러보러 갈거예요

근데 대학가근처에서 땅놀리면 세금내니까 야구장이라도 해놨다는 할머니가 최고로 부럽네요 ㅠㅠ

그 동네, 재개발 되어서, 땅부자들 엄청 많이 나왔습니다... 이후 그 야구연습장 자리에 5층짜리 건물 올라 가있어요.... 땅 값 무지 올랐다는...ㅋ..부럽부럽...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IMF 외환 위기 전에 친한 친구의 처조카가 부평 지하 상가에 가게를 열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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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었었는데....잘 되셨겠죠? ^^ 유동인구가 워낙 많아서, 잘 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예, 아주 잘 되다가 IMF 외환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망했어요. 그리고 미국으로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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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정말 뼈아픈 그 시절.. IMF 네요... ㅠ ㅠ 미국에선 부디 잘 되셨길 바라봅니다.

예, 잘 하고 있을 거예요. 워낙 당찬 아가씨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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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빌라같은데 월세로 방구해서 온라인쇼핑몰 하는 곳도 있더라구요.

인터넷만 연결 되면, 그곳이 일터가 되는 세상이네요. ^^
정말 편리한 것들이 많아지는 세상입니다. ^^

도매꾹 팁도 얻고 재밌는걸요.^-^

감사합니다. ^^ 먹고 사는 문제에 봉착하다 보니, 이런 저런 분들에게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며 살게 되네요. ^^

저도 스트레스 풀려고 야구연습 자주했었는데,
공이 튕겨서 얼굴 맞아서 ㅋㅋ 그 이후로는 못했어요~
자영업이 참 힘들어요 ㅠ - ㅠ

아...맞아요...그런 경우 종종 있습니다. 전 얼굴은 아니지만, 다리에 몇번...ㅋ
자영업...정말 갈수록 더 힘든 듯해요... ㅠ ㅠ

자영업자들은 이렇게 힘든데..
도대체 돈은 누가 버는지..
란 생각이 드네요..
부익부빈익빈인거같아요.장사두요.

그러게말입니다. 대체 그 많은 돈들은 누가 다 가져가는 걸까요?
열심히 산다고, 잘 산다는 보장이 없는....슬픈 현실이네요... ㅠ ㅠ

예전에 아시던 분도 중국에서 악세서리 가져와서 팔다가 결국 일년도 안돼서 접으셨어요. 지금은 또 다른 일 하시는 거 같은데 연락을 서로 안 하네요. ^^ 커피는 정말 블럭마다 하나씩 있는 거 같아요. 자리 잡기가 너무너무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ㅠㅠ

경쟁이 너무 심해, 어지간 해선 살아남기 힘든 현실이네요.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이나, 종류나 비교해보고 살수 있는 선택의 기회가 많지만, 파는 입장에선, 여간 힘든 일이 아닐수 없네요...ㅋ

인천살때 부평 지하상가도 자주 가던 곳이었는데...ㅎㅎ 아주 옛날 이야기네요!
장사가 쉽게 보이는건지... 어쩔수 없이 뛰어 드는건지... 결국 함께 망하는 경우가 수두룩 하더군요! 세상 쉬운게 없지만...
도매꾹? 이런곳도 있군요! 개인도 구매가 가능한 곳인가요? 한번 가봐야겠어요! ㅎㅎ

부평 지하상가 처음 갔을 때, 길 잃어 버려서, 지상으로 올라와서 다시 내려가고를 반복했던 기억이...ㅎㅎㅎ 참, 도매꾹 저기, 회원가입 하시면 개인도 구매 가능 합니다. 물건 마다 다르지만, 1개 구매도 가능한 상품들이 많네요. ^^ (가성비 짱)

개인도 가능하다니... 이곳을 자주 이용해야겠네요!!
요즘은 참 한푼도 아쉽니다~ ㅠ 코인아 제발 가즈아~~~~

가즈아~~~ ㅠ ㅠ

쟈니님 쟈니님 저 도매꾹 방금 보고왔는데
첫페이지부터 제가 990원주고 산 양말 600원에 파는거 보고
뒤골이 찌잉 당깁니다.

컥~!!! 그렇게나 싸다니... 이제 아셨으니,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쇼핑을 즐기실 수 있겠네요. ^^
택배비는 별도이긴 하지만, 괜찮은 가격이라, 저도 종종 이용하고 있습니다... ^^

ㅋㅋㅋㅋ 댓글 생각없이보다가 터졋네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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