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사람들 #5] Sapa City in Vietnam/ 사파에서 마주친 미래의 꼬마 거상들~

사파의 하늘이 진한 파랑색으로 변할 때 쯤, 광장을 주변으로 여행자 거리에 전통의상을 입은 아이들이 한 두명씩 보이기 시작한다. 이러한 아이들은 좌판을 늘어놓고 물건을 팔거나, 손에 수공예품을 들고 관광객에게 직접 다가가 판촉을 하거나, 그게 아니면 어설프지만 세상 그 누구보다 귀엽게 공연을 하고 팁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에 관광객들은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위해 셔터를 쉴새 없이 누르게 된다.

아이 혼자서 물건을 팔고 있을 때, 부모들은 멀리서 그런 아이들을 지켜본다. 쉽게 말하면 전략가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마다 판매방식이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르다. 부모에게 어떤 교육을 받았냐에 따라 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무작정 물건을 내 무릎 위에 올려놓고 사달라고 하는 아이도 있었고, 물건을 구매하지 않으면 사진을 못찍도록 몸을 계속 움직이는 아이도 있었고,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아이 등. 부모가 시키는대로 배우게 된 꼬마 거상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사파에서 만난 꼬마 거상들 중에 가장 이쁜 행동을 보여줬던 애기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 사진에서 보이는 남매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이다. 남동생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였고, 누나는 어느정도 사파 광장의 룰을 이해하는 소녀였다. 이 소녀는 관광객들이 물건을 구매하지 않은 상태여도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바로 응대해주었다. 사진찍을 때 계속 움직이려고 하는 남동생을 차분히 저지시키고, 모자가 내려가서 얼굴을 가리면 올려주고 관광객과 동생을 동시에 챙기는 모습이 너무 순수하고 예뻐보였다. 그 모습에 이 남매들이 판매하는 팔찌를 구매해서 여행내내 차고 다녔었다. 그리고 내 옆에 있던 일본인 관광객들도 사진을 찍다가 내가 팔찌를 구매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서 구매했다. 나에게 이로울 것은 없지만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괜스레 고마워지는 하루였다.

이런 꼬마 거상들의 속마음은 어떠할까? 세상의 주인공이 자기라고 믿는 나이에 관광객들에게 받는 스포트라이트. 어쩌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게되는 매일 밤이 기다려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일상이 점점 지겨워지지는 않을까 하는게 나의 생각이다. 매일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물건을 똑같은 방식으로 판매하는 모습에, 왜 엄마는 팔지않고 나에게 이런일을 시키는걸까 하면서 집에서는 약간의 반항이 있지 않을까 상상하게 된다. 이 꼬마들은 이러한 생활을 즐기고 있을까? 아니면 억지로 하는 것일까? 꼬마 거상들의 진짜 속마음이 궁금하지만 나의 바람은 전자이길 바래본다. (돈 많이 벌어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