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복면가왕이 준 교훈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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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SKED SINGER


평소에 자주 달립니다.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영하의 날씨에 긴 팔 티 하나만 걸치고 미친 듯이 달렸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칼이 되어 꽂히니 정신이 바짝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입으로 쌍욕을 하면서 미친 듯이 뛰었습니다. 땀이 날 정도로 한참을 뛰고 나니 패딩을 입고 운동하는 분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현명한 사람들) 속으로 따뜻하겠다며 몸이 패딩에 끌리는 것을 느꼈지만 오늘은 충격요법이 더 필요한 날입니다.


요즘, 아니 근 몇 년간 '대충'의 유혹에 빠져 살았습니다. 하나의 문제를 가지고 뭐가 더 나은지 치열하게 고민해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불과 얼마 전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부류의 책을 읽었습니다. 근데 변태같이 무슨 치열한 삶이냐 싶으시겠지만, 이효리가 그랬던가요, 조용히 살고 싶은데 잊히고 싶지는 않다고. 그렇습니다. 저 역시 '열심히 사는 삶의 피로'에 무척 공감하다가도 사소한 계기를 통해 정반대로 '치열하고 뜨거운 삶'을 동경하기도 합니다. 저는 모순덩어리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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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고 뜨거운 삶에 대한 사소한 계기는 미국판 복면가왕 소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본선 무대만 챙겨 봤습니다. 한국판에 익숙한 제 눈에 미국판 복면가왕의 퀄리티는 문득 제가 잃어버리고 사는 치열한 삶에 대한 태도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한국판 '가면'과 '무대 연출'에 익숙해져 있던 제 눈에 미국판 복면가왕의 시각적인 효과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인종과 피부색을 가리기 위해 '가면'을 뛰어넘어 영화에서나 볼 법한 어마무시한 무대의상을 입고, 화려한 무대장치와 완벽한 조합의 백업 댄서까지 동원한 걸 보며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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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과 '무대 연출'을 바라보는 저의 시각적인 기준은 한국판 복면가왕이었습니다. 미국판 복면가왕을 보기 전까지 저는 그 속에 갇혀 있었습니다. 충격을 받은 이유는 그 때문입니다. 세상은 항상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저는 늘 안주합니다. 그것을 발견하기 전까지. 물론 거대 자본의 힘입니다. 하지만 큰돈을 쥐고도 더 나은 것이 뭔지 떠올리지 못하고 실행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영하의 칼바람으로 정신을 차릴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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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무대만 본 거라 방송 적으로 재미는 있는지, 또 구성이나 편성에 문제는 없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또 노래를 유독 더 잘 불렀냐는 점에서는 의문점이 남습니다. 하지만 그런 의문부호를 뒤로하고 다른 모든 부분에서 압도적인 차이를 느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더 많은 자본력이라면 충분히 퀄리티를 끌어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제작진이 저와 같지 않을 테니까요)


한국판 복면가왕을 비하할 의도는 아닙니다. 오히려 대단하다고 칭찬할 일입니다. 이 작은 시장에서 태어나 아이디어 하나로 태국, 필리핀,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 여러 나라에 수출하는 기록적인 성취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복면가왕이 이렇게 놀라운 기획이었구나 싶은 새삼스러움과 함께 미국판 복면가왕의 '가면'을 비롯해 차원이 다른 '무대 연출'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은 하루였습니다.






[참고 이미지 - @FOX _ The Masked Singer]
https://www.fox.com/the-masked-s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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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 회사원의 변태(=변형)과정을 보며

.........관심있는 분야에서 유튜브 채널 한번 열어보고 조금씩 업로드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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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좁은 세상에 갖히지 않으려면 다양한 방법으로 시야를 넓혀야 하더라고요.
그걸 너무 나이들어서 깨달았어요 ㅎㅎ

굳이 돈을 써서 경험을 산다는 말이 참 와닿는 요즘입니다.ㅎ

그런데 저 가면+복장을 위해 들어간 돈이 또 너무 상당하다고 해서 가성비 측면에서는 어떨런지 모르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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