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에 스팀잇 특집 기사를 쓴 이유

in #kr6 years ago (edited)

스티미언님들. 안녕하세요. 가입한지는 어언 6개월이 되가지만, 뉴비나 다름 없는 @hyeongjoongyoon입니다.(아이디를 그냥 이름으로 했는데, 넘 길군요;;) 글은 몇 개 쓰지 않았어도 눈팅은 꽤 하고 있었습니다. 가끔 저보다 늦게 가입한 언론사 기자들의 글이 스팀잇 안에서 큰 화제를 모을 때나, 제가 나름대로 신경써서 쓴 글이 조회수가 꽤 나오는데도 보팅 단 1표에 빵원짜리가 될 때, 약간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꾸준히 활동을 안 하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잘 적응하기 어려운 곳인가'라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스팀은 외부 인기스타보다 충실한 내부 구성원을 원한다

스팀잇을 조금 살펴보니 나름의 이유가 있더군요. 제가 제 소속 언론사를 밝히고서 이 곳에 자기소개를 하지 않았고,이 곳의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지 않았으며, 간혹 이 곳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해 조회수가 올라가긴 했어도 스팀잇 내부에서 인정 받지 못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스팀잇의 백서를 보면 소개(Introduction)에 '스팀의 구조를 안내하는 데 있어 주로 사용되는 핵심 원칙들'(some key principles that have been used to guide the design of steem) 중에 세 번째가 '커뮤니티는 그 구성원들을 위한 상품을 생산한다'(the community produces products to serve its members)입니다. 또 이런 원칙이 적용되는 신용협동조합, 식품협동조합 등에서도 생산하는 상품을 커뮤니티 바깥의 소비자 보다는 구성원들에게 판매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mechuriya님이 연재하는 글을 읽고 난 이후 스팀잇 백서를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음을 밝힙니다)

한 마디로 제가 스팀잇에서 물건을 만들어 외부 커뮤니티인 페이스북에다 팔고 있던 거죠.(그러니까 아무도 나에게 보팅을 안해주지;;) 언제까지 저커버그를 위해 무료봉사를 할 건지 참.. 이 커뮤니티에 좀 더 충실하고자, 제 소속과 저 자신도 밝히고자 합니다. 저는 한겨레신문사 윤형중 기자입니다. 조만간 한겨레가 창간할 블록체인 전문매체에서 활동할 예정입니다. 이 부분은 조만간 다시 공식적으로 알리도록 할게요.

저는 블록체인 매체 창간 전에도 <한겨레신문>과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등을 주제로 몇 차례 기사를 썼고, <한겨레티브이>에도 출연해 블록체인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콘텐츠 링크
한겨레신문 '박수용 교수 인터뷰 "ICO 전면금지…4차 산업혁명 싹 자르는 꼴'
http://www.hani.co.kr/arti/economy/it/815065.html#csidxe8fb8b5cea04bdfa9607eb80b6c5d0e
한겨레21 '광란의 질주, 비트코인 투기의 끝엔 뭐가 있을까'
http://h21.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44625.html
한겨레TV '박주민 송채경화의 법발의바리15- 비트코인 in 블록체인 - 암호화폐의 모든 것'

스팀잇은 화폐 이외의 첫 블록체인 범용서비스

블록체인을 접하면서 정말 새로운 세상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제가 언론인이다보니, 의식적으로 낙관론과 비관론을 넘나들며 이 분야를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블록체인이 미래 사회, 특히 비즈니스의 세계를 혁신할 가능성이 높다고는 보고 있지만, 정말 그럴까요?

사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저장 및 공유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우리가 체감하는 서비스로 접하기가 어렵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블록체인은 미래 사회의 인터넷 구조를 '서버-클라이언트'에서 '분산형 분권형'으로 바꿀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문제는 우리의 삶에 그 '분산형 새로운 인터넷'이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그 변화가 의미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거죠.

그래서 더욱 스팀잇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서비스로 우리가 체감하는 블록체인의 실증사례가 바로 스팀잇이고, 지난해 12월에 가입자가 50만명에서 올해 3월에 벌써 80만명을 돌파하는 등 회원수도 빠르게 늘고 있었습니다. 블로깅 서비스인 스팀잇에 이어 영상 서비스인 디튜브도 나왔습니다. 암호화폐와 분산 애플리케이션 등 블록체인이 적용됐을 뿐 아니라 '블록체인을 경험하게 해주는 서비스'가 바로 스팀잇었던거죠.

인터넷을 경험하게 해주는 서비스가 '브라우저'였고, 스마트폰을 경험하게 해주는 서비스가 '메신저'였듯,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을 경험하게 해주는 서비스가 매우 중요합니다. 게다가 새로운 기술은 기존의 사회 문제를 개선하면서도 수익을 내는 사업모델을 제시해야 의미가 있는데, 스팀잇이 그 의미에 상당히 부합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스팀잇의 구조와 사례를 좀 더 대중적으로 풀어서 알리면, '국내에도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서비스가 다양하게 개발되는데 기여할 수도 있지 않을까'(사실 이것이 한겨레가 블록체인 전문매체를 창간하는 이유입니다)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미투에 밀린 스팀잇, 하지만 미투를 지지한다

사실 한겨레21은 새해에 한 번쯤은 블록체인을 다룰 계획이었습니다. 한겨레21의 담당 기자와 제가 어떤 식으로 블록체인을 다룰까 고민하며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구상했고, 올해 1월 말에 이왕 블록체인을 다룰거면 주제를 세부적으로 좁혀 '스팀잇만 집중적으로 다뤄보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설 연휴 이전에 스팀잇을 한겨레21의 커버스토리로 내려 했으나, 당시에 상당히 뜨거운 미투에 밀렸습니다. '커버스토리'(표지기사)가 아닐거면, 다음 기회에 기사를 내자는 생각으로 타이밍을 보고 있었는데요. 이번 주에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고발하는 jtbc 보도가 나오고서 다시 한번 '커버스토리'에서 '특집'으로 기사 규모가 줄었습니다. 미투운동이 워낙 뜨겁기 때문이죠.(이 글에선 곁가지지만 전 당연히 미투를 지지합니다)

저는 결제수단 이외의 세계 첫 범용 블록체인 서비스인 스팀잇을 집중 조명하는 시사주간지가 한겨레21이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요. 우리가 좀 타이밍을 재던 사이에 스팀잇을 잘 소개하는 좋은 기사들이 많이 나와, 좀 뒷북친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린 스팀잇을 단순 소개하는 기사가 아니라, 스팀잇을 활용하는 사람들을 취재하여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의 미래 스팀잇'(변지민 기자 작성), 백서와 창업자 인터뷰를 통해 스팀잇의 구조와 정신 등을 분석한 '아직도 저커버그 위해 무료봉사 합니까'(제가 작성), 스팀잇의 유일한 한국인 증인 인터뷰 "사용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증인이 살아남는다"(박근모 기자 작성) 등 총 3개의 기사를 잡지에 실었습니다. 한겨레21에선 총 9페이지 분량입니다.

주간지인지라 기사는 온라인에 다소 늦게 올라갑니다. 제가 이 곳에서 스팀 백서의 내용을 차차 설명하겠지만, 한겨레21의 기사도 많이 봐주시기 바랍니다. 저널리즘의 경제적 기반이 붕괴되고 있는 요즘, 블록체인이 저널리즘을 구할 수 있을지도 제 주된 관심사이지만, 당장은 이 곳의 여러분들이 한겨레21을 봐주시는 것이 '긴급 수혈'만큼 요긴한 일입니다. 한겨레21엔 변지민 기자처럼 좋은 기자들이 많습니다.

고지사항(disclaimer). 저는 스팀잇에 글을 써서 얻은 스팀, 스팀달러, 스팀파워(제 지갑을 누구나 조회 가능) 이외에 스팀 관련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글과 스팀잇을 다룬 제 기사는 저의 암호화폐 자산 보유 내역과 이해관계가 섞이지 않음을 약속합니다.

Sort:  

마지막 disclaimer 재미있네요. 그러나, 암호화폐 보유 않아야 관련 기사를 쓸수 있다면, 해당 기자들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손해를 볼수도 있지 않을까요? ㅋㅋ 부동산 기자가 기사 말미에 강남부동산 보유않고 있다고 적는 것과 우스운 점에서 별 차이 없는 것 같음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적당량 코인을 보유하고 다양한 시도도 해볼 생각입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음.. 적당량 보유.. 많이 도와주세요.. 에
마음 약해져서 회복덜된 파워에도
힘껏 풀보팅 해 봅니다.

ㅎㅎ 저 때문에 회복 속도 늦어지겠어요. 저도 좋은 글에 팍팍 보팅하는걸로 보답하겠습니다

아마 신문사 법무팀에서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했을 겁니다. 마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커버하는 종목 주식을 보유하지 못하는 것 처럼요.

보유하지 못해도 커버할 수는 있죠. 다만 흥미로운건 스팀잇의 경우 글을 쓰면 스팀으로 리워드를 받는만큼 제외가 된다는 것 같네요.

네 스팀잇에 있는한, 스팀을 보유 안할수가 없습니다ㅋ 보유와 공개 여부와 관련된 원칙은 만드는 중입니다.

저는 당연히 부동산 주식 경험이 있어야, 제대로 공부하고 쓸 수 있단 입장입니다. 그래서 주변 동료기자에게도 적당한 범위 내에선 주식투자를 권유하기도 했구요. 고지사항은 암호화폐가 없어야 글을 쓸 수 있단 의미에서 적은 것이 아니고, 글(특히 기사)을 쓸 때 내가 어떤 이해관계 속에 있는지 정도는 밝혀야하지 않을까란 생각에서 적었습니다. 유시민작가의 발언처럼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조명하는 언론마저, 코인가격 띄워서 이득을 얻으려는 언론으로 치부하려는 세간의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구요. 사실 해외의 코인데스크란 매체가 모든 기사 말미에 고지사항으로 이해관계가 섞여있지 않고 글쓴이의 암호화폐 보유내역을 공개한단 편집방침을 준수한다고 밝히고 있고, 저도 그 뜻에 동의해서 적었습니다. 물론 개인으론 저도 제글이 스팀잇에서 보상을 받고 싶은 사람입니다. 생각해보니, 스팀잇 외부에 이곳을 알리는 글에 적합한 고지사항을 적은 게, 좀 오바였단 생각도 드네요

암호화폐에 반대의 의견인 경우에는 그런 시각도 있을 수 있겠네요.

하지만, 암호화폐가 대세 화폐가 될 것이라는 기대나 확신이 있는 경우라면,
보유않음을 밝혀야 기사를 쓸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겠지요.

또는 보유, 투자 임을 밝히고, 찬반 어느 방향의 기사를 써도 될 것 같에요.

글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팔뤄했습니다 고맙습니다

한겨레 신문 기자셨군요. 저기 위에 있는 법발의 바리 - 암호화폐 편 진작에 시청했습니다. 앞으로 좋은 컨텐츠와 기사를 기대하겠습니다. 팔로우했고 미약한 보팅도 완료했습니다. ^^

법발의바리 보셨군요^^ 고맙습니다. 저도 맞팔했습니다!

좋은 내용 많이 써주세요

고맙습니다

반갑습니다. 글 잘 보았습니다. 기대가 되요. 다만 마지막 문장이 좀 걸리네요. 기자이자 스티미언이 되는 게 자연스러운 건데. 너무 방어막을 칠 필요는 없을 거 같아요. 제가 적지만 이 글에 보팅을 했고 이는 조만간 님지갑에 들어갈 거니까요. 이곳은 다 투명하게 공개 공유되는거니까 그 맛을 즐기면 더 좋을 거 같습니다. 한겨례 21 화이팅!

맞습니다. 어차피 스티밋에선 서로의 지갑과 보상을 다 볼 수 있으니. 그맛을 즐기도록 할게요. 고맙습니다

이해상충이 없다면 더 신뢰가 갑니다!

기자님들의 글은 언제나 배울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좋은 내용 기대하겠습니다. :)!!

읽은 보람이 있는 글을 써야할텐데.. 은근 부담이지만 즐거운 책임이기도 합니다. 응원 고맙습니다

ㅎㅎ 뉴비의 설움이 좀 있긴 하죠. 하지만 그 설움 때문에 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되고 더 활동을 열심히 하게 만드는 동기 유발이 되기도 하는것 같아요.

저도 조회가 7,000이 넘는 글이 있었는데 보팅은 달랑 6$ 더군요 ㅎㅎ

그래도 어 가능성 있네 하고 설렁설렁 해 보고 있습니다

한겨레에서 암호화폐를 심도있게 다루는 기사를 계속 실으면 좋을것 같네요

조회 7,000넘었지만 6$ 보팅 받았던 글입니다 ㅋㅋ

https://steemit.com/kr/@neoteny/55kqkf

"보팅,댓글,팔로우" 스팀 3종세트 시전했습니다^^

삼종세트 시전 고맙습니다ㅋ 해당 글을 봤는데, 적은 보상이 아쉬운 글이네요. 저도 일희일비 안하고 꾸준히 해보려구요. 스팀잇이 보여준 가능성이 매력적이라서요.

기자수첩같은 이런 글 좋은 것 같습니다. 많은 기자분들이 스팀잇에서 활동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다가 스팀잇 기반 뉴스미디어가 탄생할 수도 있을 것 같구요~

사실 한열님의 포스팅이 저를 다시 스팀잇의 세계로 소환했습니다ㅋ 스팀잇만을 기반으로도 기자가 활동할 수 있어 보이고, 아니면 이 아이디어를 차용하고 변용해 매체를 만드는 실험도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저도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는 기획안 같은 글들을 써볼 생각입니다.

와우, 기대됩니다! 미지의 세계로 한걸음씩!

기자님이 직접 들어오다니...
한겨레 공식 스팀잇도 곧 생겨날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한겨레를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기자님의 진심담긴 말을 한번 믿어보고 싶습니다.

네 한겨레를 좋아해 달라고 말씀드리진 않지만, 제가 한 말을 책임지는지는 관심 있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팔로합니다. 앞으로 좋은 기사 많이 부탁드려요.

맞팔했습니다 고맙습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30
TRX 0.12
JST 0.034
BTC 64455.55
ETH 3147.84
USDT 1.00
SBD 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