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찻집-연리지 비익조
어서 오..개대리네? 저녁은 먹었어?
개대리: 밥 남았어요?
쥔장: 아니.
개대리: 그럼 왜 물어여?
쥔장: 물어봐주는거지. 개대리는 성탄을 함께 보낼 여친 있어? 아 참 없지! 그래 있을 수가 없지. 미안!
개대리: 아..씨 은근히 기분 드럽게 말씀하시네? 왜 난 여친이 없을거라고 인감도장을 꽉 내리찍어요?
쥔장: 내가 일전에 자네 사주를 봤잖아. 그 사주엔 여자가 씨가 말랐어. 그러니 아예 맘을 비우는게 정신건강에 좋아.
황진이가 휘적휘적 걸어오더니 개대리 앞에 앉으며-
"우리 불쌍한 개총각한테 왜 그래요? 입바른 소리로 노총각 가슴을 후벼파면 쾌감이 느껴져요?
여기 동치미 국물 한잔 해요. 속 탈텐데.."
개대리: 맞아. 진이가 내 속은 안다니께? 성탄절날 뭐혀?
쥔장: 이그...전생에 서로 그립다 죽은 귀신들 아니랄까봐 감싸는 주네!
황진이: 모모모요? 우리가 전생에 서로 어째요?
개대리: 아 그래요? 우리가 ...글믄 진도는 어디까정 나갔대요?
쥔장: 둘다 귀 파고 들어. 사주를 보는디 느그들 전생의 장면이 보이는거여.
어느 조용한 시골마을이었지. 그 마을에 제일 부자는 황대감이었고 무남독녀 외딸이 있었으니 황아기씨였어.
그런데 그 마을 머슴사는 사내가 이 황아기씨랑 눈이 맞는거야. 그걸 알게 된 황대감집에선 난리가 났것지?
그런데 남녀간에 불붙은것이 말린다고 말려지나?
하도 몰래 둘이 만나서 지랄을 하니께 황대감은 집을 강 건너마을로 이사가 버렸지!
개대리: 이런! 생이별했군요! 아...진도는 좀 나갔었대요?
황진이: 으이그 이런 막되먹은 개대리같으니라구! 학교공부할 때 그렇게 진도를 나가지 그랬어?
쥔장: 아 글쎄 들어봐. 지금 같으면야 서로 배타고 강건너가서 만나믄 되것지 싶지만-옛날엔 강 하나가 가로 막힌 것은 국경이나 다름없었지. 완전 다른 세상이야.
머슴은 그리워서 가슴을 치면서도 감히 강을 건널 생각을 못했고...아기씨도 저편에서 그리움에 머릴 쥐어뜯곤 했다지.
황진이: 긍게 이 개대리가 가슴을 쳤구 나는 머릴 쥐어뜯은거쥬?
쥔장: 그렇지. 어느날-머슴은 강건너가 보이는 정자에서 혼자 술을 한잔 마시고 있었어. 아기씨를 그리워하며.
그런데 잔에 따라놓은 술잔에 그녀의 얼굴이 어리는거여! 선명하게!
개대리: 오! 술맛 나것네! 쪽 원샷으로 빨아불지!
쥔장: 그러더니 갑자기 술이 찰랑! 흔들리는거야! 그걸 본 개대리, 아니 머슴은 불길한 느낌이 들어 벌떡 일어섰어.
그녀가 물에 몸을 던졌다는 생각이 든거여! 그 생각이 들자 머슴은 바로 물로 뛰어들었지.
황진이: 아...젠장! 진즉 뛰어들었어야지. 하튼 남자들은 때를 몰라.
쥔장: 다음날....양쪽 마을이 다 뒤집어 졌어. 아기씨도 사라졌고 머스마도 사라졌으니...그런데 낮이 되자 물에 두 사람의 시체가 떠오른겨. 머슴은 아래에 엎어진 채로...아가씨는 하늘을 향한 채로 죽어서 떠올랐단 말여.
개대리: 아....그건...이상해! 그게...먼 체위래?
황진이: (개대리의 멱살을 쥐고 흔들며) 으앙....눈물 나! 어떡해~ㅠㅠ
쥔장: 그래서 두 사람은 죽어서라도 하나되라고...한 무덤에 합장을 했지.
원래 이 이야기가 있는데 서양에서 흉내내서 로미오 주리엣을 만든거 아녀!
황진이: 그랬다구요? 긍게 이 사람이 날 떠받치고 올라온거에요?
쥔장: 여기서 뒷이야기...그 무덤에서 나무가 자라는데 말이지. 밑둥은 하나인데 위로 두 갈래 몸통이 자라는거여!
이것을 연리지라고 해. 연리지(連理枝)! 그리고 그 나무가 자라자 새가 한마리 날아왔는데...그 새는 몸통은 하나인데 머리는 둘이야! 그 새를 일러 비익조(比翼鳥)라고 하지.
그래서 지금도 사랑을 기원하는 의미로 연리지 비익조 라는 말이 쓰이고 글도 쓰이는거야.
황진이: (개대릴 안쓰러운듯 바라보며 뺨을 잡고) 웅...그랬쩌요? 개대린 머슴이었구나! 어쩐지...지금도 무식하더라.
Very interesting and beatuiful
큭큭...
머슴 개대리
오늘도 의문의 1패...
아 넘 좋아서 잠자러도 못 가고 계속 앉아 있네요 찻집에...
와! 뜰님 덕에 잊었던 재미난 이야기에 나도 포옥 젖은거 있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