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홈슐랭의 프랑스 요리학교 이야기 :: 졸업시즌이니 꺼내어 보는 조금 색다른 졸업식 이야기 (1)

in #kr7 years ago (edited)

[20180213 l 요리하는 여행가 홈슐랭 @homechelin]

몇일 전, 평소처럼 출근하기 위해 마을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이 추운 날에 꽃다발을 파는 좌판들이 즐비하더라구요.
직감적으로 오늘 이 고등학교의 졸업식이구나 싶었답니다.
그리고 출근하는 내내 2016년 10월의 기억에 머물게 되었어요.

프랑스에서의 3년간의 대학생활을 마무리하던 그 날-
졸업식 이야기를 언젠간 꼭 한 번 해야겠다 싶었는데..
그 날이 바로 오늘이네요 : )




요리학과와 매니지먼트학과의 모든 학생들과 학생들의
가족 및 초대 손님까지 합하면 1500명남짓 되는 게스트들을
위한 세레모니가 준비되어있는 학교의 졸업식 전통상
마지막 학년에는 세레모니 뷔페 부스를 꾸미는 것과
뷔페 부스를 위한 핑거푸드를 개발하는 것이 가장 큰
조미션으로 주어지게 되어요.

교장님이나 이사장님으로부터 그 해의 졸업식 주제가
정해지면 편셩된 조대로- 친구들과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우리 조만의 컨셉을 잡고 - 원가 계산은 물론,
레시피 작성은 기본이구요 가장 완벽한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몇번이고 만들어보고, 지도 쉐프님의 조언 아래
갈아 엎고 (ㅠㅠ) 다시하기를 거듭했답니다.





프랑스를 내려 놓고,
전 세계의 맛과 문화를 접목해야했던 이번 주제에
한국인인 저를 포함하여 프랑스인, 스위스인,
브라질인, 에콰도르인, 중국인, 벨기에인 친구들로
구성된 저희 조- 그리하여 총 7개국의 맛과 문화가
접목되어 아이디어로 더해지게 되었어요.





학년 말이 되어갈수록 디저트 파트에
더욱 관심이 생기고 중점을 두게 되어
이번 졸작에서도 저는 디저트 파트를 맡게되었답니다.

프랑스에서는 디저트 재료로 잘 활용하지 않던
늙은 호박을 오렌지와 접목시켜
핑거디저트, 앙트르메, 레스토랑을 위한 접시 디저트
3가지 방식으로 색다르게 풀이해보았구요-





그 외에도 지도 쉐프님의 조언과,
친구들의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사과, 초콜릿, 패션후르츠 등을 이용해
다양한 연회용 디저트를 만들었어요!





이 어여쁜 베린(verrine)은 디저트가 아닌
요리파트 조원 친구들이 만든
당근 베린이랍니다.

새콤한 발사믹의 맛이
당근의 맛을 중화시켜
당근을 싫어하는 제 맘에도 쏙 들었어요!





한국인을 절친으로 둔(?)
에콰도르인 제 절친 다니엘이
아시아적 영감을 받아 만든
퀴노아 마키도 있어요.ㅎㅎ

훨씬 더 많은 요리들이 있지만 한 포스팅에
사진이 너무나 많다고 누가 구박할까봐(ㅠㅠ)
이정도까지만 공개하기로 합니다.ㅎㅎㅎ

베이커리실에서 디저트 개발에
정신이 팔려있다보면
요리파트 조원 친구들이
쪼르르르 달려와 맛을 물어보고
아이디어를 묻고-
저역시도 디저트가 완성되면
요리파트 친구들에게 쪼르르르 달려가
조언을 구하고, 맛을 물어보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 날의 기억이
넘나 생생한걸요 : )




이 날은 바로 결전의 그 날!
뷔페의 컨셉, 장식, 요리, 준비한 레포트까지
모든 것을 심사하는 졸작 평가 날이었어요.

조명까지 켜 놓으니 근사해보이는-
다양한 문화와 여러 맛이 조화롭게 하모니를
이루게 된 우리의 작품입니다!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한국어 명패도 걸려있어요!)





샹떼!

그리고 서로를 격려하며 마지막 축배를 듭니다-
6개월 후 2016년 10월 넷째주 목요일-
우리가 다시 만날 졸업식 날만을 학수고대하며 말이에요.

다른 도시 혹은 다른 나라 레스토랑, 호텔 등지에서의
6개월간의 인턴쉽을 끝내야만
졸업을 위한 모든 관문을 통과하게 되거든요.

우리가 만든 레시피, 졸업 뷔페 부스는
졸업식 날- 1,2학년 후배들의 손에
다시 탄생되어지게 된답니다.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던 1학년 때엔
프랑스 친구들 혹은 불어권 친구들 옆에
찰싹(?) 달라 붙어 간신히 버텼고(ㅠㅠ),
말이 제법 통하려고 하던 2학년 때엔
말도 안되는 문장구사로 스스로의 주장을 펼쳐가며
영역 확장과 동시에(?) 저를 알렸고,
3학년 땐 스스럼없이 이들과 어울리며
정말 행복했던 학창시절을 보냈답니다.

네 그래요-
저 껌좀 씹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_<
(응? 밑도 끝도 없는 이 이야기는 뭥미..)

제일 행복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글을 쓰고 있노라니
미소를 절로 머금게 되는 오후에요 !

그럼 다음번엔-
어떤 이야기로 여러분을 찾아뵙게 될 지
얼추 예상하실 수 있으시지요~?

글 자주 안쓴다고 여기저기서 요즘 구박받습니다.
네... 슐랭이 반성중이에요(ㅠㅠ)







스티미언 여러분의
따뜻한 덧글/업보팅/팔로우는 언제나 힘이됩니다 : )

Sort:  

너무 멋집니다~~!

@hanjaeyoung님 :) 감사합니다! 즐거운 설연휴보내세요^^

요리학교는 한번도 접해보질 못했는데.
아무튼 요리가 곧 예술이군요.ㅎ

@tip2yo님 :) 아무래도 조금 생소하시죠?ㅎㅎㅎ
먹고 마시는 것이 하나의 가벼운 행위가 아니라 어떻게 한 분야의 예술로 거듭날 수 있는 지 배우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 ^^

이정도면 요리가 아니고 예술이네요.
맛을 보기도전에 시각적느낌부터 만족스럽습니다.
좋은 사진들 보고갑니다~ 팔로우했습니다! 자주뵜으면 좋겠습니다!

@lazydays님 :) 그쵸? 정성 그리고 먹는 이를 생각하며 만드는 쉐프의 영혼까지 불어넣으니 예술이 아니라 할 수 없지요 ^^ 저에겐 그런 예술적 감각은 떨어지지만요..ㅠㅠ
무쪼록 자주뵈어요오- 저도 자주 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역시 요리학교에서 배우게 되면 플레이팅부터가 다르군요. 음식을 예술적인 감성으로 표현한다고 할까요? 넘 멋있어요. 저런 음식 대접받으면 왕과 왕비가 된것 같은 착각이 들것 같네요. 저처럼 서민적인 음식을 주로 만드는 사람에겐 가까이하기엔 너무먼 당신 같아요. ㅠㅠ
홈슐랭은 입학조건이 까다로운가요?

@hello-sunshine님 :) 하핫.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사옵니까?^^ 전 늘 선샤인님의 감성이 가득 베어있는 요리 포스팅에 침을 질질 흘리곤하는걸요.ㅎㅎㅎ 실은 저도 바가지(?)에 밥 가득 넣고 나물에 꼬소한 참기륵 가득 부어 비벼먹는 서민적인 그런 밥을 좋아하는 밥순이이니.. 너무 가까운 당신으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하핫, 홈슐랭은 제 닉네임이구요ㅡ 학교를 물어보시는 거라면 사립처럼 학위 수여가 아니라 국가 대학 학위가 나오는 학교이기때문에.. 요리 실력은 보지 않으나 프랑스어 실력민큼은 뒷받침하지 않으면 입학할 수가 없어요.ㅠㅠ 물론 따라주는 요리에 대한 열정은 보너스구요 ! 와인, 경영, 회계, 환경학 등 다른 이론적 수업도 같이 배우니 한 사람이 사회에 나가 자신의 레스토랑을 경영할 수 있는 소양과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준답니다.ㅎㅎ 하지만 요즘엔 학교가 많이 달라졌다고들 해요.

캬~ 버티고, 알리고, 결국 어울려~멋지게 졸업하신 홈슐렝님^^
당신의 멋진 삶에 박수를 보내봅니다^^

@fur2002ks 뒷모습 미남 독거님의 칭찬을 받으니 왠지 어깨를 들썩거리고 싶어지는 날이에요.^^

졸업작품들을 보니 바로 호텔에 내놔도 손색없겠는데요?
역시 디저트의 나라 프랑스..? ㅎㅎ
보는것만으로도 참 행복해지네요

@cross23님 :) 지금 또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ㅎㅎㅎ 부족한 솜씨지만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해 준 친구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거에요.ㅎㅎ

이미 반했지만 또 반하겠네.

제가 언젠가 대재벌이 되어서 슐랭님을 혹사시키는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

@s292153s 혹사는 싫어요.ㅠㅠ 언니가 대재벌 되는 날 언니 옆에 찰싹 들러붙어 촐랑댈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이미 반했지만 또 반했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

항상 보면 먹을 수 없는 음식들만...
너무 이뻐서요. ^^

@cheolwoo-kim님 :) 아무래도 집밥홈슨생으로 돌아와야겠어요.ㅎㅎㅎㅎ 내츄럴하게 ~.~

집밥홈슨생 컨셉 기대됩니다. ^^

귀하의 게시물은 매우 시원하고 멋지다, 요리는 아주 좋아 보인다, 물론 steemians 모두 그것을 사랑하고 그 중 하나는 날입니다.

항상 성공 @homechelin

안녕하세요, 저에게서 알고 계십니다. @muzahit

넘넘 보고픈 슐랭님 !!!! 요즘 넘넘 바쁘신가봐요 ~~ 건강 챙기시구 !!! 신입티 벗는 그날까지 !!!! 화이팅 ♡

Coin Marketplace

STEEM 0.23
TRX 0.22
JST 0.037
BTC 98870.54
ETH 3475.75
USDT 1.00
SBD 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