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이야기] 올해는 목공도 잘 해보고 싶다.

파덕각재
각도자
자유자
연귀자
먹금칼
그무개

필요각재를 재단하고
170개 이상의 먹금선을 그리고
공방에서의 하루를 마무리 했다.

정말 오랫만에 수공구를 잡아보았다.
먹금선을 긋기 위해 자와 칼을 잡은 손에 자꾸만 힘이 들어간다.

지나가시던 선생님의 한마디

큰일났구만 이거.. 다 까먹었구만.. 워떻할껴..

그래 내가 생각해도 큰일은 큰일이다.
도통 일머리가 떠오르지를 않는다.

기계 앞에 서도 이게 이렇게 하는게 맞았나 저렇게 하는게 맞았나
각재를 앞에 두고도 선이 이렇게 그어지는 건가 저렇게 그어지는 건가

부재중 처음 손에 잡았던 각재는 지 멋대로 먹금선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실제 결구가공할 때 잘 못된 선을 기억해야 할 터인데 표시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를 바랄뿐이다.

등록한 열쇠공방은 몇 달째 회비만 내고 다니지를 못하고 있다.

오늘 찾은 공방은 5년전 짜맞춤을 배웠던 공방!
멀지만 이곳까지 온 것은 다시 차근 차근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럼 뭔가 또다른 길이 보일수 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한켠에 살짝이 든다.

일단 좀 익숙해 지는 것으로...
예전에 '공부의 신' 인가 하는 EBS 프로그램에서 한 학생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공부를 잘하기 위해 제일 먼저 시작했던 것이
학교에 제일 먼저가기
책상에 앉아 있기
이런 것부터 였다고 한다.

지금 나에게는
공방에 가기가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인 것 같다.
가서 커피나 한잔 하고 오더라도 말이다.

먹금선을 긋다 보니 예전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먹금선을 살짝 가릴때..

오랫만에 목재가 부딪히는 맑은 소리를 들으니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