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님을 내게 주십시요.

in #kr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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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권을 신청하고 무려 3개월을 기다렸다. 항상 노심초사, 일기장엔 영주권이란 단어로 계속 도배중이었다.영주권 신청 중임에도 일하기가 꺼려져 (그 당시는 임시로 일할수 있는 비자가 없고 계속 관광비자를 유지해야 했다), 함께 간 지금의 나의 아내가 대신 시내에 있는 조그만 스시집에서 일할 수 있었는데, 10년여를 회사생활만 한 그녀도(아직 결혼 전이였다) 새로운 일에 서툴렀다, 점심 시간이 끝나면 상점 밖에 나와 남아있는 스시를 팔았는 데, 어떻게 할까 당황 스러워 하는 모습을 멀찍히서 몰래 바라보곤 하였다. 아직 신분과 진로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둘의 생활은 매우단촐하였다. 시내들 이리저니 돌아다니다 지쳐서 왜 그랬는지 심한 무기력증에 한 오후 2-4 경이면 졸음이 몰려 왔고 잠이 깨면 멍한 모습으로 근처 공원 (오클랜드 도메인)까지 걸어가서 둘이 원반 던지기를 하며 해질 때 까지 시간을 보냈다. 지금 생각하면 우리 둘은 원반을 던진게 아니라 미래의 불안을 던진 것이었다.

오클랜드 도메인은 굉장히 아름다운 정원 같은 공원인데, 아래 사진 처럼 근사한 박물관이 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어도 영주권은 아직 소식이 없고 나는 점점 무기력 해지고 가지고 간 돈도 바닥이 보였다.
좋은 자연환경과 자연이 있어도 돈이 없다면 천국 같은 지옥일 것이다. 뉴질랜드에서 들은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고, 뉴질랜드는 재미없는 천국"이라는 우스갯 소리 말이다.

그래서 잠시 한국으로 떠나기로 했다, 영주권 나오면 정식적으로 다시 오기로 하고, 그 사이에 나의 아내도 일본으로 귀국을 하였고 우리는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였다. 나는 잠시 귀국 후,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며 돈을 모았고, 한국 생활에는 흥미가 없어진 탓에 피씨방을 전전하며 스타크래프트 실력만 많이 늘어 났다.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지금의 아내가 한국을 방문한다고 이메일이 왔다. 부산을 경유해서 서울에 새마을 호로 도착 한다고, 서울역 역사에 가서 기다리는데, 길다란 기차가 역사에 들어오고 고개를 돌려 찾는 데. 기차가 서면서 아내가 바로 내 눈앞 칸에서 내리는 것 아닌가? 운명이란 것을 절감하는 시간이 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여정이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 데, 아내의 사정은 달랐다. 우선 우리의 만남을 집안에서 반대했고, 몰래 제일 싼 일정으로 시모노세키에서 17시간 걸리는 배를 타고 나를 만나러 온 것 이었다. 내가 뭐라고. 고마웠다. 우리 집안의 환대로 설악산, 강릉 등을 함께 여행하고 더욱 서로를 아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일본에 가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서 일본에서 미래의 장인, 장모님의 예상 밖의 환대를 받게 되었다. 환대에 알딸딸 하게 취한 내입에서 의외의 말이 나왔다. " "따님을 내게 주십시요, 함께 잘 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둘은 오클랜드로 떠났다.

장인어른과 함께 간 미야지마 신사 (히로시마 현에 있는 신사로, 만조때는 물에 잠기는, 세계 문화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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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같네요 ㅎㄷ ㄷ

대단하시네요. 아무리 알딸딸해도 저렇게 따님을 달라고 하는 말이 쉽지는 않았을텐데...한국 남아의 기상을 떨치고 결혼 하셨군요! 좋은 여자분이시니 그러셨겠지만...다음도 궁금하네요.

혼날 이야기지만...한국 드라마 공모전에 한 3년 물 먹고 나니 유치하게 한국 드라마 보는 게 너무 싫어서 일본 드라마에 빠져 있어요...요즘 사카모토 유지라는 작가...정말 고개 숙이게 되는 작가의 작품들 즐겨보고 있지요...암튼...그러다보니 일본을 정말 좋아하게 되었어요...나카시마 미카는 오래 전부터 좋아했고요...일본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지금 폴더에 갇혀 울고 있는 많은 극본들..죄 졸작들이지만 거기에 가면...뭔가..받아들여지지 않을까하는...유치하고 막연한 생각들...님의 글을 아직 다 보진 못했지만...그 용기와 결단이 부럽네요...시간날 때 님의 글 꼼꼼히 다 잃어보고 또 댓글 달게요...보팅으론 별 힘이 못 돼드리지만....
좋은 글 계속 부탁드려요...

일본 드라마 무척 재미있죠. 댓글 감사합니다. 자주 소통해요.

20년전 이야기인가요? 감동적입니다. ㅎㅎ 이전글 정주행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이야 멋지네요... 그래도 용감하게 말씀하셨군요..... 따님을 제게 주십시오 라니... ㅎㅎㅎ 대단합니다... ^^

드라마같은 인생이시네요 ㅎㅎㅎ 좋은 인생

모두에게 인생은 드라마지요

멋있으세요!!!!!!!!!
취중진담이라는 말이 생각나네요ㅋㅋㅋㅋ!

재미있는 스토리네요 정말, 흥미진진해서 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누구하나 평범한 삶은 없겠지만 파란 만장하시네요^^ 모든 역경을 이기고 헤쳐나가 행복하게 살고 계실 거란 해피엔딩을 믿고 이 글들 챙겨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럽군요
일본인부인...
서유럽에선 이탈리아여자를 최고의 결혼상대로 쳐주지요.
두나라 모두 부권이 강한 나라라는 공동점이 잇네요.

의외로 문화 차이가 많답니다.

저는 죽을 맛입니다.
동서양이니...

동서양이 나을수도 있어요.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차이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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