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의 첫 날밤- 신문지라도 그립다.
연고가 없는 나는 시드니 공항에 내려서 바로 공항에서 전철로 한국 유학원이 있는 곳을 수소문 해서 갔다. 시드니의 윈야드 라는 곳이 었는데.건물이 즐비한 그런 곳이다. (한국으로 말하면 테헤란로-좀 과장을 하자면) 배낭을 메고 조그만 여행가방을 끌고 서울 촌놈(?)이 지구의 끝자락까지 온 것이다.비가 많이 내리는 날씨라 날도 흐리고 또 미래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마음도 흐렸다. 조그만 유학원 사무실 문을 열자, 한 30대 정도의 (별로 정감있게 생기 진 않았던) 원장이라는 사람이 어떤 일이냐고 물어 본다.## "저, 호주가 처음인데 숙소도 없고 그래서.." "아.예" 사무적으로 말을 내뱉는다. 순간 외국에 나가면 같은 한국 사람을 조심해라 라는 말이 귓전을 맴돈다. "좀 몇 일 동안만 잘곳이 필요한데요"내가 말하자. "잠시 묵을 곳이 있긴 한데요, 일단 본드 (여기서 본드 Bond는 한국의 보증금 개념으로 보통 2주에서 4주 정도의 돈을 예치해 놓는 것이다) $400 내시고 주당 $100 씩 내시면 됩니다" 원장이 말한다. "칫, 이렇게 멀리 온 사람을 측은하게 생각 해서 하루 밤 정도는 그냥 재워 줄수도 있는 것 아냐." 속으로 약간 야속하긴 했지만, 외국에서 노숙하지 않는 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에서 미리 환전 해간 녹색의 $100 짜리 돈다발 꺼네 건냈다, 원장이 머물고 있다는 숙소를 찾아갔다. 지역은 하버 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에서 가까운 노스 시드니 (하버브리지 건너면 바로있는 동네) 라는 곳 이었다. 여러 세대가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호주에서는 유닛이라고 한다)그문을 열고 들어가자...방 하나 짜리에, 내가 잘 방은 2인 1실. 거실에는 2층 침대가 있고 아주 조악한 커튼이 드리워져있고 거실에는 20살 남짓한 유학생 여자, 30살 넘은 불법체류하는 노처녀가 생활하고 있었고 방에 기거하는 나와 또 다른 남학생이 함께 동거 하는 이상한 생활이 시작되었다. 알고 봤더니 원장이 렌트한 집에 또 세를 놓은 것 이다. (지금도 시드니에는 이런 생활이 흔하다 한다.) 화장실도 하나, 세탁기는 밖에 공동시설에서 동전 세탁기를 돌려아 하는 그런 환경이었다. 밤에 도착해서 변변한 침구 없이 덩그러니 놓여진 삐걱데는 싱글 침대에 누워서 백열등의 어두운 조명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창틀로 들어오는 바람이 나의 심장 깊숙히 들어 왔다 나가기를 반복한다. 호주는 안추울거야 라는 나의 안일한 생각이 내가 입은 어설픈 외투보다 어쩌면 신문지 한장이 더 따뜻 할 거라는 생각을 한다, 노숙자 들이 신문지를 덥는 이유는 신문지가 따뜻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초라함을 감추기위해 덥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그렇게 호주에서의 첫 날밤은그렇게 저물어 갔다.
(남반구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이 계시는 것 같아 부연 설명하면 계절이 정반대다. 한국의 1월이면 여기는 7월 날씨다 즉 6 개월을 더하면 맞는 계절을 알수있다. 그리고 일반 가정집-특히 오래된 집들의 경우는 거의 백열등 이고 또 낮은 와트가 주라서 한국 아파트 처럼 밝은 조명이 별로 없다)

오늘은 뭔가 씁쓸한 느낌이 있네요..
그때의 솔직한 감정임니다.
켄스타님의 이민 스토리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지난 이야기인데 눈 앞에 생생하게 그려지네요.
다음 이야기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감사합니다.
또이또이 한자한자 다 읽었다 ㅋ
감사합니다.
지금도 렌트하는거 비슷한거 같은데 저 때도 그랬군요!
네
호주 호불호가 좀 갈리던데요 ..20 년차면..현지인화되셧겠네요~^
뭐 줄곧 운좋게 현지회사에서 일하니까요.
윈야드 오랜만이네요!~ 저도 윈야드 쪽에있는 스시집에서 약 6개월가량 일을 했었어서 익숙한 곳인데요.
그래두 주페이 100불이면 싼곳에 머무르셨었네요.
저는 160불짜리에 한집에 6명이 살았었는데..ㅠ(호갱인증)
추억이 새록새록하네요~
세상은 참 좁아요.😊
세상 정말좁아요!말도못해요!~
저는 시드니에서 중학교때 동창을 만났으니.. 말다했죠..ㅎㅎ
저는 그래도 운이 좋아 선임 유학생의 조언으로 그 학생따라 캠시에가서 교민 잡지 보고 방 구했는데 첫날 밤의 쓸쓸함이 느껴집니다.
개털님도 시드니에 계셨군요.
아... 주말드라마처럼 글이 끊겼네요...
다음회 기대하며 팔로우하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자주 소통해요.
첫날 밤(?)은 잊을 수가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