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딸들이 상처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방학을 왜 하는 줄 아세요?
선생님이 미쳐버리기전에 방학을 하고,
엄마들이 미쳐버리기전에 개학을 한다네요~^^
우스개 소리로 하는말이지만 애들 키우는
엄마들은 완전 공감할 것 같아요.
더욱이 요즘 아이들 방학이니 졸지에 개학을
맞은 엄마들은 더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시겠죠~^^
오늘 출장 간 일을 마무리하고 서울에서 300km를
달려 애들을 맡겨둔 시댁에 왔더니, 육아달인이신
아버님 마져도 혀를 내 두루시며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더라~"하시네요. ㅎㅎ
애 셋을 키운다는 거 더욱이 5살, 3살, 7개월
아이를 키운다는 게 어떤 건지 아마 안 키워보신
분들은 절대 모르실걸요~^^
그래도 3일만에 만나는 엄마라고 문이 열리고
엄마라는게 확인되는 순간 우리 두 아이들
현관으로 달려와 소리지르며 "엄마, 엄마"
난리가 아니네요~
특히 말도 잘 못 하는 우리 딸은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었냐는 물음에 두손을 크게 벌리며
"이만큼~"하네요. 저는 딸의 그 모습이 너무
예쁘면서도 이 땅에 딸로 태어난 우리 아이가
혹여라도 상처받지 않고 자라길 간절히
바라는 맘으로 딸을 힘껏 안아 주었답니다.
사실 제가 무거운 맘으로 딸을 안아준건
이번에 알게된 후배의 아픔 때문이었습니다.
후배가 한 명 있습니다.
그 후배는 우리나라에서 내노라는 대학을
졸업했고 미국에서 컴퓨터공학 석사까지 받고 온
인재이지요. 지금은 애 둘의 엄마이고 정말 착한
후배라 그 친구에게 그런 끔직한 아픔이 있었을
거라고는 상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출장간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그 친구가
담담하게 꺼내 놓은 그 이야기에 저는 아무말도,
그 어떤 위로도 해 줄 수가 없었습니다.
6살 때였답니다.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웬 아저씨가 다가와
화장실이 어딘지 묻더랍니다. 화장실의 위치를
가르쳐 줬지만 아저씨는 잘 모르겠다며 화장실
까지 같이 가 달라고 요청했고 아무것도 몰랐던
그 어린아이는 그날 화장실에서 나쁜일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 아이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줄도 몰랐고 그냥 아팠고 기분이 나빴고
그날 저녁 울었던 기억만 갖고 그렇게
자랐습니다.
그런 그 아이가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그 때
한참 구성애씨의 성교육이 유행이어서 그
후배의 학교에도 구성애씨가 초청되어 왔고
교양강의의 일환으로 그 후배도 성교육을
들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구성애씨의
교육방법은 너무도 구체적이고 직설적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요. 그날 구성애씨가 보여준
한 동영상을 보던 그 아이의 눈에서 눈물이 났고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는 친구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동기들을 뒤로한채 강의실을 뛰쳐
나온 그 후배는 그 날 화장실에서 한참을 울었다고
합니다. 내 인생이 이렇게 끝났구나라는 생각과
함께요.
그리고 자라면서 이유없이 소극적이고 주눅들었던
자신의 삶이 다 그 때 그 사건 때문인 것만 같아
한없이 원망스러웠답니다.
저는 그후 이야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습니다. 아니 사실 물을 수도 없었습니다.
이런 일은 정말 뉴스나 영화, 소설 속에서만 있는
일인줄 알았는데...
딸 키우는 엄마지만, 딸아이가 아직 어리고
설마하는 마음에 이런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는데 그 친구의 고백은 저에게도
충격이었습니다.
오늘 제 딸을 꼭 안아주면서, 우리 아이는
아니 세상의 모든 딸들이 여자이기 때문에 세상에서
상처받지 않기를, 그로 인해 울지 않기를, 좌절
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딸 키우는 엄마입장에서 이제는 이런일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 무거운
오늘은 씁쓸한 그런 밤이네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눈에 귀에 들리고 보이는 듯해서 행복한 미소를 짓다가..
갑자기 너무 먹먹해지고 슬퍼지네요.
세상엔 참 나쁜 사람들이 많아요. 자신의 잠깐의 행복(? 그것을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싫습니다만)을 위해서 타인의 모든 것을 망치는... 그리고 그것이 엄청난 잘못이라는 것도 느끼지 못할 인간같지 않은 인간들...
우리 아이들은 그런 일.. 걱정없이 편안하게 살 수 있었으면 정말 더할나위없이 좋겠습니다.
누군가 때문에 누군가가 피해보지 않는 그런 세상...
잘 밤에 생각을 많이 주신 @행복한일하시는엄마님.. 팔로와 업봇합니다.
생각할 수 있는 많은 글.. 많이 보여주세요. 감사합니다.
맞는 말씀만 해 주시네요.
저는 그렇게 남에게 피해를 주며 사는 사람들 모두 사랑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해서 그런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부모한테 사랑을 받지 못했다거나, 올바른 사랑을 받지못해서..
좋은 부모한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모르고 그러니 그런 인간답지 못한 행동을 서슴치 않고 행하는 것이겠죠. 어쨌든 긴 답글 감사드려요^^
아.. 진짜 글로 읽었지만 너무 화가 나는 일이네요.. 그 어린 여자아이에게 그런 생각이 드는 그런생각을 갖는 사람은 진짜 제정신으로 인생을 살아가는지 남들앞에서는 평범한듯 다니는걸
생각하면 소름이 돋네요 ㅜㅜ 아 .. 진짜
우리나라는 법이 너무약해서 ㅜㅜ 화가나요
맞아요. 어릴수록 범죄에 노출되었을 때 인생을 바꿀 수도 있을만큼 큰 충격을 받게될텐데.. 꼭 당하는 사람들은 힘없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아무튼 오늘도 신랑과 우리 애들은 어렸을 때부터 성교육 잘 시키는데 서로 생각을 같이 하고
3살짜리 딸한테는 절대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라고 교육했다니깐요ㅜㅜㅠ이제 내 딸과 아들은 내가 지켜서 피의자도 피해자도 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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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키우는 엄마로 정말 늘 불안하고 걱정되는데ㅠㅠ
걱정없이 학교보내고 놀이터보내고 할 수 있는 날이 오긴 할까요?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ㅠㅠ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 보면서도 하루종일 저혼자 흥분했는데... 자식이 그런 일을 겪으면 부모맘은 어떨까요? 딸가진 부모로서 이젠 이런일이 남의 일이 아니더라구요.
남성이라 죄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시호님이 죄스러워 할 일은 아니에요. 남성이라고 다 사람은 아니니깐요. 사람의 탈을 쓰고 있는 남성일 뿐이죠..ㅜ
딸 키우기 무서운 나라가 아니게 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저는 사실 여자로 사는게 너무 힘들어서 딸은 안 낳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첫째 아들 낳고 둘째는 딸이라는 걸 알고 잠깐 서운했었는데 지금은 딸 없었으면 어쨌나 싶네요. 그냥 건강하고 예쁘게만 자라줬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저도 그렇습니다 ㅠㅠ
정말 보고 있으면 좋은데 세상이 험해서 ㅠㅠ
건강하고 별 탈 없이 커 줬으면 합니다.
그냥 가슴이 먹먹해져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네... 그냥 이런일은 뉴스에서만 봐도 기분이 나빠지고 심란해 지는 것 같아요. 세월호 때도 한달 내내 눈물이 나오고 심란하더니만... 세상에 기분 좋은 소식들로만 넘쳐 나길 기도해 봅니다.
정말 화가 납니다. 이번주 일요일에도 강남역에서 여성혐오 살인 공론화 시위를 한다고 하던데요 (ㅠㅠ)...우리나라에 사는 여성 치고 성희롱 한 번 당해보지 않은 사람이 더 드물 것 같습니다. 정말 너무한 일이지요. 여성으로 사는 것이 안전한 나라가 하루 빨리 되어야합니다 ㅠㅠ........
맞아요. 성희롱 한번쯤은 다 경험하면서도 혹여 문제시 하면 피해자가 더 많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니 그냥 묵과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수없이 많죠. 그래서 6살아이한테 범한 행위하나가 그 아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왜 못 할까요? 하긴...그런 생각을 할 정도의 지각있는 사람이면 그런 행동을 안 했겠죠ㅜ
정말 세상이 흉흉해진거 같아 더욱더 그러네요 나쁜일들도 많고 ㅠㅠ 우리아이들은 아무일 없이 건강하게 커주길 기도합니다~~!
그 후배가 지금 마흔을 바라보고 있으니 30년도 더 전에 있었던 일인데도 그때랑 별로 달라진게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어제 애들을 보면서 그냥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건강하게만 자라줬으면 싶더라구요.
언제 모든 사람이 행복함을 느끼고 살수있는날이 올지 걱정도 되면서 그래도 믿고 힘내봅니다
유리자드님 같은 분만 계시면 그런날이 빨리 올텐데...유니자드님도 나중에 아빠가 되시면 요즘 딸가진 부모 맘이 어떨지 더 이해해 주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