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네 술집-프롤로그(하)

in #kr6 years ago (edited)

전편 보러가기

951bb9967a4366cc95125d9a45fc09cc.png

-2018년 대한민국 서울 어딘가-

어둠이 짙게 내리 깔린 서울 동쪽의 재개발 지역에 검은색의 구체가 떨어졌다.
구체에서 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인영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걸어 나오자 마자 검은색의 구체는 순식간에 쪼그라들어 손바닥 만한 크기가 되었다.

-시스템 온라인. 서기2018년, 위치: 대한민국 서울 강동구 재개발 지역, 타임머신 수납준비 -

KakaoTalk_20180504_150107383.jpg

손바닥만한 구체를 입으로 삼킨 그는 뒤이어 주변을 정찰하듯 돌아보았다.

-인터넷 시스템 다운로드 시작, 실종자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새로운 신원 생성 중……-

“뭐라도 좀 걸쳐야겠군……”

-나노 머신 활성화. 현 시대에 가장 무난한 의류로 세팅 준비-

마치 옷이 돋아난 것 처 럼 촤르륵 내는 소리와 함께 생성된 옷을 걸친 0075-G.L은 재개발 지역을 벗어나 번화가 쪽으로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

02742bca5b0e2eb1574c071fbbbf8b65.png

-어느 한적한 골목-
70대는 되어 보이는 노인이 어둑한 골목의 입구에 위치한 건물 맞은편 벤치에 앉아있다. 그는 늦은 밤인데 도 불구하고 말끔하게 세미정장을 입고 있는 것이 품격이 있는 신사처럼 보여졌다.

“여기까지 인가……”

한숨을 되 뇌이는 노인은 바라보던 건물 “스팀 빌딩”이라고 적혀진 건물의 입구에 위치한 BAR SOUL이라는 가게를 바라보고 있다.

“그래.. 그동안 오래 해먹었지……오늘따라 그대가 보고 싶구료…… ”

노신사가 상념에 잠겨 있던 와중 마침 스팀빌딩에서 푸른색의 제복을 입은 70대의 노인이 정문으로 나오면서 앉아있는 노 신사에게 말을 걸었다.

“이봐 삼식이~”
“봉철이 자네~ 이제 퇴근하나~”

제복의 왼쪽 가슴께 박봉철이라 적힌 명찰을 닦던 노인은 노 신사를 보며 말했다.

“병원에서 뭐라고 하든?”
“뭐…… 이제 밤에 일하는 건 그만두라고 하지 뭐라 그러긴. 술도 당분간 금지랜다.”
“뭬야???? 그럼 술집은 어쩌게?”

놀란 토끼 같은 눈을 한 봉철씨는 삼식씨에게 되물었다.

“사람을 새로 구하거나…… 못 구하면 당분간 폐업이지 뭐…… 조카 손주들 통해서 인터넷에 글을 올렸으니 좀 기다려 봄 세”
“인터넷? 인터넷이 뭐여. 손자녀석이 하는 건 봤는디 도통 몰것어. 요즘 젊은것들은 참 요지경 세상속에서 살고 있다니깐. 흐흐.. 그건 그렇고 오늘 한잔 할텨?”

삼식씨는 손사래를 치며 봉철씨의 제안을 거절했다.

“오늘은 가게 정리를 좀 해보려고…… “

봉철씨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에 휴…… 적당히 하고 들어가~ 어제도 나 출근할때까정 있었잖어~ 그럼 나 먼저 간데이~”

봉철씨는 삼식씨를 뒤로하고 제복차림으로 좁은 골목을 나섰다. 그런 뒷 모습을 보면서 삼식씨는 허름한 bar 안으로 들어간다.

“자.. 그럼 나도 정리해볼까?”

-번화가-


어지럽게 번쩍이는 네온싸인들이 0075-G.L의 시신경 시스템을 자극시키고 있다.
수많은 인간들이 밖에 나와서 활보하는 모습은 인류해방전쟁 당시 많은 인간을 봐왔던 0075-G.L이라 하더라도 익숙하지 않은 장면이었다. 그는 녹화시스템의 리소스를 최대한 끌어올려 이 모습을 녹화하고 있었다.

-시스템 다운로딩 완료. 위조 신분 생성완료. 이름: 김삼식 나이: 33 출신학교: 스팀고등학교, 스팀대학졸업. -

0075-G.L 아니 김삼식은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영상을 상기했다.

“아저씨. 저는 요…… 크면 바텐더가 될꺼에요. 엄마가 그랬어요. 바텐더는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는 그런 사람이래요. 난 바텐더가 돼서 케빈 아저씨의 고민을 다 해결해주고 싶어요.”

-바텐더 설정 완료. 관련 지식 업데이트 시작, 서울시내 바텐더 관련 구인구직 게시물 검색 시작-

천천히 걸으며 번화가와 인간들의 소음을 녹화하던 삼식은 잠시 멈추어 섰다.

-관련 지식 업데이트 성공. 반경 1KM 이내 구인 게시물 존재-

“BAR 소울이라…….”

뭔 지 모를 표정을 지은 삼식은 번화가의 끝자락에 위치하며 어둑한 골목의 시작점에 있는 스팀빌딩이라 적혀진 건물의 앞에 섰다.

KakaoTalk_20180504_150105905.jpg

-BAR SOUL-


지하로 내려가기 시작한 삼식은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은은한 조명이 넓 직한 홀을 비추며 JAZZ의 선율이 그의 청각시스템을 자극시켰다.
카운터석 안쪽에 위치한 자리에서 잔을 닦던 늙은 노 신사는 들어오던 삼식을 보고 말했다.

“오늘은 영업 안 합니다”
“바텐더를 구한다고 해서 왔습니다.”

굉장히 놀란 표정을 지은 노신사를 보고 연산시스템에 약간의 오류를 해결한 삼식은 뒤이어 말했다.

“제가 잘못 찾아왔나요?”

노신사는 황급히 나와서 그를 맞이했다.

“아 이거 실례…… 이렇게 빨리 올지 몰라서 잠시 당황했다네. 자...... 여기 앉게나”

젊은 삼식은 카운터석에 앉았고 그런 젊은 삼식을 보던 늙은 삼식은 말했다.

“가볍게 한잔 하겠나? 술은 내가 사겠네.”
“그럼…… 사양치 않고 와일드 터키로 한잔 부탁드리겠습니다.”
“101로?”
“빈속이고 하니 81버번 으로 부탁드립니다”

76e8a66d44cb37f62e818f4a5f36f745.png

쪼르르르르르....
잔에 얼음을 채우고 뒤편에서 와일드 터키를 꺼내 잔에 익숙하게 붓는 그를 보며 젊은 삼식은 신원조회를 시작했다.

-외모 패턴 검색. 이름 김삼식, 스팀빌딩 건물주, 나이 75세, 가족관계-부인 사별, 자식 사별, 손자1명, 손녀1명 모두 외국에서 생활 중-

잔을 비운 젊은 삼식은 품에서 서류를 꺼내 늙은 삼식에게 내밀었다.

“제 이력서입니다.”

그런 젊은 삼식을 보고 빙그레 웃은 늙은 삼식은 말했다.

“허허…… 굉장히 급한 친구로군. 서류는 내 찬찬히 살펴보겠고. 그래…… 자네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일 하나만 말해보게. 말 할 수 있는 사연이면 좋으니”
“기억에 남는 일……”
.
.
.
.
.
.

이야기를 듣고 서류를 찬찬히 살펴보던 늙은 삼식은 머리를 긁으며 젊은 삼식에게 말했다.

“그런데 자네 이름이 삼식이야? 나도 삼식인데? 심지어 성도 같다니! 이거 참 우연 이군.”

“끄 응…… 좋아! 합격일세!!!! 오늘은 밤이 깊었으니 이만 자고 청소를 좀 해야 되니 낼 3시까지 여기로 나오게! 잘 데는 있는가?”
“그게…… 제가 잘 데가 없습니다. 어디 추천할 만한 곳 있습니까?”
“음…… 뒤편에 창고가 있긴 한데.. 거긴 자기 좀 그렇고 내 집에 방이 많으니까 거기 하나 빌려줌 세. 월세는 내집 청소 및 관리로 퉁 치자고. 어떤 가?”

-삼식이라는 인물을 미시적으로 깊게 관찰 가능. 그러나 정체를 들킬 확률도 있음. 장단점이 존재. 변수 조정 후 계산 중……-

젊은 삼식은 잠시 고민하는 듯 했다.

-계산 완료. 들킬 확률 0.24% 이내. 들키더라도 자체처리 가능-

“저야 말로 감사합니다.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자 그럼 삼식끼리 잘해보자고!! 하하하하하 한잔 더 할텐가?”
“물론입니다.”

늙은 삼식과 젊은 삼식은 그렇게 웃으며 악수를 하며 즐겁게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프롤로그 끝-









Sort:  

아~두 삼식이가 만나게되었네요~ㅎㅎㅎ저 술집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기대되네요:)

감사합니닷!!!!! 다음화를 기대해주세요오옷!!!!

提案会让人难以渡过难关

이번편은 잘이해했어요 ㅎㅎㅎ 이제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고추참치님^^

다행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닷!

오오 소설이라니 멋지네요 ㅎㅎ 강동구가 디스토피아로 나오지 않으니 안심입니다 :)

ㅋㅋㅋ 둔촌주공 재개발이 빨리 끝나길 ㅋㅋㅋㅋㅋㅋㅋ

오홍 동명이인이 아니라 동일인일거 같은....
모티브는 본인은 아니시죠?ㅎㅎㅎ
이어지는 내용이 궁금해 집니다.

ㅋㅋㅋㅋ 저 아닙니다. 조만간 1화 작업해서 올려드리겠습니닷!!!

뭔가 분위기 있는 음악을 깔아주고 싶은 프롤로그네여ㅋ
근데 고참님 81버번 실제로 있는거에용?? 술알못이라 물어봅니다ㅋㅋ

흐흐..음악은 이미 완성해 두었고 1화부터 깔립니다. 81버번은 실제 있는거구요. 가성비 좋은 버번위스키라 저도 종종 사다가 마신답니다.ㅎㅎ

버번위스키. 왠지 어른의 맛일꺼 같애여ㅎㅎ
즐거운 휴일 되세요 >_<

넵 알콜중독의 길을 열심히 걷고 있습니다...

앗 젊은 삼식 = 참치님? 잇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싶....

프롤로그 끝이니, 이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겠군요...기대 됩니다. ^^ 미래에서 온 젊은 삼식...노년의 삼식과 어떤 공생관계가 이뤄질지.. 개봉박두~ 뚜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흐흐흐...

늙은 삼식이와 젊은 삼식이의 만남...
삼식이의 술집이 왜 삼식이네 술집인지 알았네요.
0075-G.L의 궁극적 의중이 궁금하네요. 건필하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ㅎㅎ 이제 시작합니다!

잘 읽었습니다.인터넷에 사람을 구할때 인력을 쓰면
수익화의 지름길 같더라구요 ㅎㅎ

감사합니다. 인력을 쓰는게 중요하죠. ㅎㅎㅎ

Coin Marketplace

STEEM 0.28
TRX 0.12
JST 0.032
BTC 59940.43
ETH 2988.79
USDT 1.00
SBD 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