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라이프 - 플룻스팀) 한달을 배우고도 아직 솔라시도밖에 불줄 모르는 플룻

in #kr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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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룻 네번째 수업을 다녀왔다.
이렇게 해서 한달간의 플룻 개인 레슨을 받은 셈이다.
개인 레슨이라고 하면 뭔가가 집중적으로 특별한 기술을 가르쳐 주기 때문에 진도도 훨씬 빠르게 나갈 거라는 나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그렇다고 개인 레슨 받는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금관악기에 대해 1도 모르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이 악기는 소리를 정확히 낼 수 있는 것이 향후 실력을 향상하는데 큰 디딤돌이 된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러니 정확히 소리를 내는 연습만 한달째 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탄탄한 기초를 다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음계 중 솔, 라, 시, 도를 가르쳐 준 것도 그냥 소리만 내면 심심해서 연습을 많이 안 할 것 같다고 생각한 선생님의 배려이다.
한달 동안 소리만 내면서 솔, 라, 시, 도를 열심히 불었더니 뭔가 확실히 달라진 것이 있다.
플룻을 입에 대고 소리를 낼 때마다 다르게 소리가 나던 것이 지금은 딱 갖다대면 딱 원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난다.
물론 선생님은 아직 조금 만족해 하지 않고 계시지만...ㅋ

플룻 소리를 정확히 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수업을 하는 내내 선생님은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신다.

마치 휘파람을 부는 것 같아야 합니다.

겨울에 손이 시렵거나 뜨거운 것을 먹을 때 호~하고 부는 것 같은 느낌으로 바람을 내보내야 합니다.

바람은 한꺼번에 내 뱉는 것이 아니라 마치 풍선에 바람이 빠지듯이 일정하게 바람을 내보내야 합니다.

입술은 가운데만 조금 열리고 양 옆은 붕어빵 틀처럼 빈틈 없이 막아야 합니다. 붕어빵 틀에 반죽이 너무 많으면 옆으로 새어나오고 반죽이 적으면 완전한 붕어빵이 안 되는 걸 생각하고 꽉찬 바람을 머금고 있다가 일정하고 탄탄하게 내뱉어야 합니다.

긴 깔때기에서 바람이 나가듯이 모아서 길게 내뱉으셔야 합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고 있는 것처럼 절대 힘을 늦춰서는 안됩니다.

플룻 안으로 나가는 바람의 80퍼센트를 집어 넣으세요.

소리를 내기 전, 입모양, 숨, 혀의 위치, 플룻을 턱에 대는 것 등 모두 준비된 상태에서 시작부터 똑같은 소리를 내야 합니다.

이 외에는 선생님이 개인 지도 사항은 엄청나게 많다.
선생님이 가르쳐 준 것을 다 염두에 두고 소리를 내면, 소리를 내는 나도 눈이 동그래지도록 놀란다. 정말로 맑고 고운 따뜻한 소리가 탄탄하게 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지시 사항을 머리로 생각하면서 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몸이 저절로 반응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게 안 된다.
플룻을 불면서 머리 속에 엄청난 양의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이제 한달이나 되었으니, 이번주에 수업을 가면 다음 음계인 파, 미, 레, 도도 가르쳐 달라고 살짝 부탁해 봐야겠다.
그래야 혼자 '학교종이 땡땡땡'이라도 불 수 있을 테니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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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님 정말 열심히 사시네요.
저도 플룻 배우고 싶었는데
멀기도 하고 시간 내기도 힘들고 미루고 있는데
이러다 영영 끝나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아름다운 소리 올려주세요.

악기를 쉽게 배우려면 레슨받을 곳이 가까워야 하는 거 같아요.
전 다행히 우리집 옆옆옆앞집이 레슨받는 곳이랍니다.
좋은 조건이니 열심히 배워보려구요.ㅋ

안녕하세요 gghite님

랜덤 보팅 당첨 되셨어요!!

보팅하고 갈께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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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머리로는 알 것 같지만 몸으로는 안 따라줄 것만 같은 ㅎㅎㅎ
근데 예시들이 되게 구체적이네요ㅎㅎㅎㅎ 좋은 선생님이신듯 ㅎㅎ

정말 마법처럼 선생님의 저 설명을 듣고 나면 소리가 예쁘게 잘 나오더라구요.
탁월한 능력의 선생님이신 거 같습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났으니, 제 플룻 실력도 기대할 수 있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플룻배우시군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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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뭔가 꾸준히 할 것을 찾던 중, 그동안 삶의 목표 중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루는 사람이 되자.'를 도전해 보기로 해답니다.^^

플룻은 뭔가 이름부터 우아한 느낌이...ㅎㅎ
화이팅 입니다!

악기가 생긴 것도 번쩍번쩍해서 꽤 폼이 납니다.ㅋㅋㅋ

와!! 플룻... 오래 전부터 악기 하나 다뤄볼 줄 알아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데, 덤볐다가 오래 못간 기억만 있네요. (결국 타악기쪽으로만..사물놀이, 드럼..)
그래서 그런지, 이런 악기 다루시는 분들 보면, 정말 부럽습니다. 하이트님 화이팅입니다. ^^ 언제 한번 연주하시는 영상 한번 올려주세요 ^^

저도 악기 하나 다루는 사람이 되자는 소신을 실현 중입니다.ㅋ
근데 워낙 느리게 나가는 진도라 언제쯤 '악기를 다룬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ㅋ

이제부터서는 인내력의 싸움!

그러겠지요? 워낙 미련할 정도로 뭘 꾸준히 하는 건 잘하는데, 아마도 음악적인 부분에서 벽을 만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음치에 박치 거든요.ㅋㅋㅋ

전 음악적인 소질이 0이라... 악기 다루시는 분들 참 부럽더라구요!! ㅎㅎ
뭐든 기초가 튼튼해야 훗날 급성장 할수 있죠!!
스팀잇에서 플룻 연주 동영상 볼수 있길 기대할께요^^

저도 음악은 젠병입니다.
음치에다가 박치라...
악기로 연주하니 음이야 찾아가겠지만, 박자를 잘 맞출 수 있을 지가 저의 변수입니다.ㅋㅋ

아...너무 어려운데요.... 글을 읽는것만으로도 현기증이 나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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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현기증나지요..ㅋ
근데, 한시간 동안 저런 설명을 들으면서 계속 플룻을 불다보면 실화로 현기증납니다.ㅋㅋ

하이트님 풀룻 이야기 전개 산티아고 순례기 처럼 또.빠져들게하네요

재미있는 글을 위해서라도 제 실력이 팍팍 늘었으면 좋겠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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