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8주, 병원에 아직 도착하지 못했는데.... 아기가 나와버렸어요.

in #kr6 years ago


2018년 4월 작성글 입니다.

안녕하세요.
한 ‘여자’의 아빠, 한 ‘여자’의 남편, 산부인과 전문의 포해피우먼입니다.

제목부터 무섭네요. 의도치 않은 병원 밖 출산에 대한 내용이 오늘의 주제입니다.


Part I. 임신준비부터 출산까지!!』 中 81번째 이야기임신부터 출산까지-대문-기본

4/11일 인터넷뉴스를 보던 중 재미(?)있는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Oh!llywood] 美 유명 배우 "아내, 아파트 복도서 출산" 직접 사진 공개」였습니다. 원문보기

아니!!! 병원 밖에서 출산을 하다니?!!!


300P경악짤.jpg

하지만 이러한 일은 외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도 종종 발생하기도 해서 산부인과 동기도 한 번 겪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응급실에서 "아기가 나왔으니 빨리 오세요!!!"라는 다급한 전화를 받고 뛰어갔더니 아기가 떡하니 나와있고 탯줄이 아직 끊어지지 않은 채 엄마 품에 안겨있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들은 바에 의하면, 당시 그 산모는 2번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집에서 있던 중 진통이 생겨서 병원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23층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타고 내려오는 동안 지속되는 진통으로 엘리베이터 1층에 도착하는 바로 그 순간에 분만을 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처치를 잘하셔서 아이와 산모 모두 문제는 없었지만...)

생각보다 밖에서 출산했던 아기들이 건강해서 참 다행입니다. 산부인과의사가 필요없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조금 들지만... ㅎㅎㅎ 특별한 문제가 없는 산모에게서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기는 대부분 건강합니다. 하지만 위험성은 매우 낮지만 치명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의료진없이 의료시설 밖에서의 분만은 산모와 신생아의 적절한 처치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서 분만하는 것을 권유할 뿐입니다.

한국에서는 얼마나 이런 일들이 벌어지나?

400P임신준비-급속분만-태극기.jpg
2017년 자료는 나오지 않아서, 2016년 자료를 살펴보았습니다. 자택에서 태어난 1800명과 운송수단(버스, 승용차, 선박 등)이나 공공건물등의 장소에서 태어난 아기는 무려 1230명이 있었습니다. 대략 3000명의 아이중에서 대부분은 조산원출산이나 가정분만이겠지만, 운송수단에서 출산한 경우도 꽤 있는것 같습니다. 1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다르게 "국민건강보험"에 의해서 출산에 대한 요양급여가 지급되기 때문에 알고 계시면 좋은 게 하나 있습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도 잘 나와있는 내용인데, 워낙 적게 발생하는 일이다보니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분만을 하는 산부인과가 점점 줄어들고, 신생아실과 중환자실이 점점 줄어들면서 분만병원을 찾아 헤매이는 '출산 난민'이 늘어날수록, 병원이 아닌 앰뷸런스에서 출산하는 산모들이 조금 더 생기리라고 생각됩니다ㅠ_ㅠ

어떤 산모가 이런 일을 주의해야 하는가?


400P임신준비-급속분만-진통시작.jpg

'산통이 12시간이어서 고생했다는 엄마, 24시간 진통을 느껴보지 않고서는 분만에 대해서 이야기말라는 엄마들'도 있지만, 의도치 않게 병원 밖에서 분만한 산모들은 정말 빠른 속도로 분만을 완료한 것입니다. 말 그대로 급속분만을 했었던 것이죠. 빨리 분만하면 무조건 좋을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분만이 진통이 시작된지 3시간이내로 완료되는 경우에 우리는 급속 분만이라고 부릅니다. 급속 분만은 산도와 골반저의 저항성이 약한 경우, 비정상적으로 자궁수축이 너무 강하던지, 아픈 감각을 잘 참는 경우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급속분만은 경산부에서 흔히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산이 아닌 경우에는 출산가방을 미리 싸두고, 진통이 발생했을 때 분만장으로 가는 방법에 대해서 미리 생각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진통이 오기 시작하면 절대 직접 운전하시면 안됩니다!!

짧은 분만(short labor)

  • 초산부의 경우 자궁경부가 시간당 5cm 이상씩 열리는 경우
  • 경산부의 경우 자궁경부가 시간당 10cm 이상씩 열리는 경우

급속 분만의 위험성2

  • 자궁 무수축으로 인한 과다출혈
  • 적절한 자궁이완이 없이 강한 수축만 지속되는경우 혈류의 순환이 좋지 않아짐
  • 분만중 아기의 팔 신경의 손상
  • 적절한 처치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기가 태어남
  • 급작스러운 분만으로 인해 바닥으로 아기가 떨어짐

이런 일이 발생하였을 때 스스로 챙겨야할 것!!!

출산에 대한 요양급여를 본인이 신청해서 본인이 받으셔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병원」에서 출산했으면, 병원으로 지급되어야 할 국민건강보험료를 본인이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쉽게 말하면!!!! 의료시설밖에서 출산했기 때문에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400P임신준비-급속분만-돈-money.jpg

어떻게 해야하나요?


출산일로부터 3년이내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 서류를 제출하면 출산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제49조(요양비) ① 공단은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긴급하거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요양기관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기관으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관(제98조제1항에 따라 업무정지기간 중인 요양기관을 포함한다)에서 질병·부상·출산 등에 대하여 요양을 받거나 요양기관이 아닌 장소에서 출산한 경우에는 그 요양급여에 상당하는 금액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가입자나 피부양자에게 요양비로 지급한다. ② 제1항에 따라 요양을 실시한 기관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는 요양비 명세서나 요양 명세를 적은 영수증을 요양을 받은 사람에게 내주어야 하며, 요양을 받은 사람은 그 명세서나 영수증을 공단에 제출하여야 한다. 3

1. 지원형태

  • 현금 25만원 (변경될 수 있음)

2. 선정기준

  • 병,의원이나 조산원이 아닌 곳에서 출산한 자
  • 출산한 지 3년 이내이며, 아직 출산비 지원을 받지 않은 가정
  • 건강보험가입자 또는 피부양자
  • 해외출산 제외
  • 본인이 출산하지 않은 입양 자녀 제외

3. 방법4

  •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 방문하거나 전화(1577-1000)를 합니다.
  • 자격요건이 되는지 확인하게 되고,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서류를 제출합니다.
    • 건강보험증
    • 요양비지급청구서(건간보험법시행규칙 제12호 서식) 1부
    • 출산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1부
    • 본인 또는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세대주)의 예금통장 사본 1부
    • 시체매장(화장)신고필증(임신 16주 이상으로 사산한 경우 또는 출생 후 즉시 사망한 경우에만 제출)

물론, 출산하랴, 아기보랴 정신없어서 이런 것들을 챙기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 계시면 분들이 이러한 정보를 알고 공유를 해주시면 마음 고생 몸 고생했던 산모님들께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임신을 원하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게 임신하고 행복하게 출산하길 기원합니다.
이상 @forhappywomen이었습니다.

References>

[1] 2016년 출생 통계(확정), 통계청, 작성자 김영수, 위 자료는 통계청에서에서 2017년 작성하여 개방한 2016년 출생 통계(확정)(작성자:김영수)을 이용하였으며, 해당 저작물은 통계청, http://kostat.go.kr 에서 무료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2] Williams obstetrics 24th. ed PRECIPITOUS LABOR AND DELIVERY
[3] 국민건강보험법(시행 2018.03.27)
[4] 위 내용은 전화 1577-1000 혹은 http://life.gov.kr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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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낳으러 가다가 차에서 낳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실제로 꽤 많은가보네요~ ㅎㅎㅎ

ㅎㅎ 전혀 없는 일은 아니니깐요 ㅎㅎ 빈도가 낮아서 그렇지요^^

으핳ㅎㅎㅎ 글 읽는데 벌써부터 두렵네요~~좋은 저녁 되세요. 맞팔과 댓글은 저희 부부에게 큰 힘이됩니다 :)

전아픔을잘못참기때문에그럴일이적을듯한데그렇게된다면진짜아찔할듯해요 만약에사태를대비해꼭읽어야할글이네요!!

집사람이 첫째 낳을때 저는 당직을 서고 있어서 새벽에 혼자 병원으로 갔었는데 제가 일을 마치고 갈때까지 진통을 격고 있더군요.
그걸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몰라서 참 난감했던 기억이 나네요.^^;;

길돌이, 차돌이....

저희 엄마는 자궁무력증이 있었는데 조산할뻔 하다가
결국 42주까지 버티셨죠...
우리동생 결국 저와 함께 택시타고 가다가 병원 문 앞에서 호로롤ㄹ...

저는 유도분만으로 둘째를 낳는과정에서 빠른진행으로 놀란 간호사가 아이머리가 보인다며, 아이 머리를 못나오게 막고 저에게 힘주지말라고 하고, 큰언니에게 의사샘 불러달래서 나가던중 점심 먹으러 나가려던 샘이 마침 들렀다가 무사히 출산을 했었답니다 ^^

택시타고 와서 병원앞에서 낳은 산모를 본적이 있답니다
둘째부터는 빠르다고 하니 서둘러 병원에 갑시다~^^ ㅎㅎ

병원이 아닌곳에서 분만하신분들이 통계로 보여주니 생각보다 많다는건 알수 있네요. 와아~ 미리미리 준비해둬야겠어요! 포해피우먼님 좋은 정보감사합니다! 모를수밖에 없는데 자세히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파트 복도에서 아기를 낳았다는 기사를 보고 놀랐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사례가 꽤 있군요
모든 엄마와 아기들이 건강하고 행복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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