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 미국에도 계급이 존재한다? (우선순위라고 하자)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플로리다 달팽이 @floridasnail 입니다.
floridasanillogo.png

부부와 5살 딸, 한 가족이 큰 개 한마리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부부는 맞벌이를 하고 5살 딸은 유치원을 다니고 큰 개는 집 안에 두고 다녔었죠.
하루는 문단속이 잘못되었는지, 아님 일부러 마당에 두고 갔는지, 그 개가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옆옆집 개를 물게 됩니다. 물린 개 주인은 당연히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이 와서 리포트를 작성하다가 개의 피부가 털도 군데군데 빠지고 뭔가 건강상태가 안좋은 것을 발견하고 쉐리프 오피스 애니멀 서비스에 바로 연락합니다. 애니멀 서비스 직원은 당장 달려와 개를 보호 목적으로 데려가게 됩니다. 주인에겐 벌금형이 주어지죠.

경찰과 애니멀 서비스 직원이 주거 환경을 조사하기 위해 집 안을 둘러봅니다. 온 집안의 카페트가 오랫동안 개의 소변, 대변 등에 의해 곰팡이가 자라는 등 오염된 것을 발견합니다. 아동-가족 당국에 당장 보고를 합니다. 아동국 직원이 당장 달려와서 조사합니다. 이 환경에서는 5살 아이가 하루라도 지낼 수 없다고 결정합니다. 당장 개선을 하던지 아니면 아이를 데려가 포스터(위탁부모)에 맡기겠다고 합니다.

렌트한 집이었기 때문에 당장 집주인이 불려 옵니다. 당장 집안의 카펫을 바꾸주라는 거지요. 집주인은 홈디포에 전화를 합니다. 가장 빨리 올 수 있는 날이 이틀 뒤랍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예약을 하고 아동국 직원에게 알려줍니다.

아동국 직원이 이대로는 아이가 한시도 이 집에서 지낼 수 없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다들 모여 온 집안의 카페트를 걷어내고 차라리 시멘트 바닥으로 두기로 결정합니다. 그렇게 해서 다행이 그 부부는 아이를 빼앗기지 않고 지속적인 관찰, 상담만 받기로 합니다.

이 모든 일이 세, 네시간 안에 일어났습니다.
경찰과 애니멀 서비스, 아동국 직원들이 당장 달려와 아이와 동물에 대해 조치를 취합니다. 개를 보호소로 데려가고 아이를 좋지 않은 환경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이틀 뒤 그 집에는 새 카펫이 깔렸고 집 주인은 아동국 직원에게 보고했습니다. 며칠 뒤 그 식구들은 집 주인에게 예고도 없이 이사를 가버리지요. 아동국 직원은 집주인에게 그 가족의 행방을 묻습니다. 서로 모르지요.

하지만, 아이의 환경을 6개월동안 관찰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 부모는 영원히 도망갈 수는 없지요, 외가로 옮겼나 봅니다. 아동국에 자발적인 보고를 했더군요. 아동국에서 오히려 주인에게 그들의 새 주소를 알려줍니다. 왜냐하면 주인이 세입자가 이사나간후 60일 안에 디파짓을 정산해주지 않으면 전액을 돌려줘야 하는 법이 있으니까요. 집 주인은 디파짓을 정산해서 돌려주고는 이 문제에서 벗어납니다. 카페트 비용은 받지 못합니다. wear and tear 로 간주되니까요.

이러한 모든 상황들을 보면서 옛날에 부모님께서 서부 단체 여행을 가셨을 때 가이드 분이 해주셨다는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미국에도 계급이 존재한다.
첫째는 어린이,
둘째는 동물(애완동물),
세째는 장애인과 노약자,
네째는 여자,
마지막은 남자.

이 상황에서 제가 배운 것입니다

  • 아이들이 최우선이다
  • 애완동물이 다음이다
  • 세입자가 갑이고, 집주인이 을이다
  • 각 담당자들의 결정 권한이 강하다.

floridasnalcaligra.jpeg

Sort:  

아…실직적인 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는 미국에 살면서도 미국을 너무 모르는 거 같습니다.

복잡한 일들 모르고 사시는 게 좋은 거지요 ㅎㅎ 전 왜 이리 다사다난한지 ㅋㅋ

바람직한 계급이네여..^^

우리나라도 진정한 약자에대한 마음가짐이

다시 생각해 봐야할 것 같네여..^^

네, 더불어 사는 방법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바람직한 대국의 면모네요.. 미국인들의 '나 미국인이야' 하는 은연중의 프라이드의 근원 중 하나인 듯 싶습니다.

네, 종종 그것을 우월감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내 나라가 날 지켜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부럽습니다.

정말 좋은 계급이네요. 어쩌면 정말 당연한 계급인데...
아직도 정말 배워야하고, 사고가 바뀌어야될 부분들이 많이 있어요.

점점 좋아지리라 믿고 희망합니다.

저건 공공연하게 말할 수 있는 계급이고, 아무도 입밖으로 꺼내 말하지 않지만 알고 있는 계급도 있겠지요. ㅠ.ㅠ

ㅠㅠ 물론 존재하지요... 그걸 없애는 게 우리 일이기도 하구요

역시...
진정한 선진국은 저런곳에서 부터 나오는거 아닐까요.

답답한 면도 있지만 약자 보호주의는 확실한 것 같아요

장난아니군요… 저게 미국이 가진 힘 중에 하나군요…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글입니다.

그런 것 같아요^^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글입니다.
위기상황에 대한 시스템이 상당히 잘 갖춰져 있는 나라군요.
한국은 상당히 많이 본받고 따라가야 할 점이네요.

어떤 경우는 참 느리고 답답하고 융통성 없다고 느끼는데, 이런 경우는 확실하게 일을 진행하더라구요

아이들이 우선이라는 말에서 참 동감하는바입니다. 역시 동물은 사랑하는 나라라 동물도 어른들보단 위네요. 업보팅하고 갑니다 제블로그도 놀러와주세요 ^^

그래서 어린이날이 없잖아요 ㅎㅎ 1년 365일이 어린이날~

제작년쯤 하와이에 갓던일이 생각나네요. 그때 아이가 23개월이었는데 아이를 안고 다니니 사람들이 줄도 양보하고 난리도 아니더군요.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9
TRX 0.13
JST 0.030
BTC 63781.73
ETH 3407.93
USDT 1.00
SBD 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