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

in #kr6 years ago (edited)

어른이 되면 영화
어른이 되면 책

<어른이 되면> 은 유튜버 생각많은 둘째 언니, 장혜영 감독의 영화의 제목입니다.
장혜영 감독은 같은 제목의 도 냈습니다.

제목은 주인공인 혜정씨가 시설에서 무언가를 바랄 때마다 주위 사람들이 거절하면서 말했던, 그리고 거절당할때마다 스스로 되뇌었던 '어른이 되면 할 수 있어' 라는 말에서 따 왔습니다.
어른이라는 말에서 @soosoo님이 쓰신 어서와, 어른은 처음이지? 글을 읽었을 때 여러 생각이 들었던 것이 떠오릅니다.
나이, 아니 많은 경험과 어른이 되는 것은 얼마나 관련이 있을까요.
고생은 과연 인간을 성장시킬까 라는 글에 따르면, "어떤 일을 통해 많이 얻었다고 '느끼는' 것과 정말로 그랬는지는 별개"라고 합니다.
"이별을 겪은 사람들이 딱히 이전에 비해 더 나아졌다고 볼만한 근거는 없었다는 연구(Owenz & Fowers, 2018)"도 있다고 하네요.
난민 친구를 위한 아주중학교 학생회 입장문을 읽으면 경험의 수는 성숙해질 수 있었던 기회의 수만을 이야기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어떤 기준으로 따지든 스스로가 어른이 아니라고 생각할 시기는 이미 지난지 오래입니다.
벌써 30대 중반이니까요 ㅎㅎㅎ
어른이 아니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하는 것은 어른이라는 책임에서 도망가겠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고 스스로 생각하곤 합니다.
훌륭한 어른이 가르치고 이끌어주길 바랬던 적도 있지만, 점점 그런 것을 기대하면 안 되겠지요.
죽이되든 밥이 되든 어른으로서의 책임을 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어른이라는 단어 때문에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dotd에서는 간단히만 언급했는데, 실은 <어른이 되면>은 영화로 두 번 보고 책으로도 읽었습니다.
처음 본 것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희망법)의 회원행사였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엔 배리어프리판을 보았습니다.
배리어프리판은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들도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정보를 최대한 나레이션, 자막으로도 제공하는 상영판입니다.
등장인물 설명, 상황 설명 나레이션과 자막으로 영화 전체가 정보로 꽉 찬 느낌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음악이 좋아 등록된 음원들도 구매했습니다.
가끔 노동요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본 것은 gv 겸 싱얼롱 상영이었습니다.
나레이션과 자막을 통해 제공되던 정보를 장면만으로 파악하게 되니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싱얼롱 상영 이야기로 상상했던 분위기와는 달리, 싱얼롱이라도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래도 싱얼롱이라 첫 관람과 음원을 통해 아는 노래들을 부담없이 흥얼거리기 좋았습니다.
조용해서 크게 따라 부르기엔 조금 부끄럽긴 했지만요 ㅎㅎ
혜정씨가 좋아하는 '반갑습니다'를 부를 때 흥겨워서 흥얼흥얼 따라 불렀습니다.
gv 때 혜정씨의 춤과 대화를 라이브로 보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그러고보니 두번 다 종로3가 대한극장의 인디스페이스에서 보았네요.
30일까지는 계속 상영한다고 합니다.

자립은 ‘의존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의존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세상이 장애인용으로 돼 있지 않으니 장애인은 의존할 수 있는 것이 무척 적습니다. 장애인이 너무 의존하는 게 아니라 의존할 게 부족하기 때문에 자립이 어려운 겁니다. 인간은 약함을 서로 보충하고 의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서 강해졌어요. 장애인만 ‘의존하지 말라’는 것은 이상한 이야기입니다.

“장애인 실수를 OK하는 조직, 실적도 높아져” 경향신문

혜정씨는 항상 같이 있을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장혜영 작가는 책과 GV에서 혜정씨가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돌아봐도, 사회의 비장애인 누구를 보아도, 주위의 여러 사람의 도움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으니까요.
가끔 보고 있던 다 이아리라는 웹툰에서 작가가 홀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고 비난을 받았던 일을 다루었던 에피소드가 떠올라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장혜영 감독은 어머니에게 한 시간씩 내줄 수 있는 24명의 친구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이야기합니다.
장애인이든, 아이든, 노인이든, 사실 사회가 함께 부담해야 하는 몫이겠지요.
하지만 국가에서 제공하는 활동지원시간은, 혜정씨에게 제공되는 몫이 월 94시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최근 장혜영 감독이 페이스북 글에서, 생계를 위한 일, 주 40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시간을 알아보았다고 합니다.
가점제 방식으로 주어지는 추가 활동지원 시간은, 충격적이게도 국민연금관리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관할하는 모든 지역의 발달장애인 중 한 명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주어진 시간도 부족하지만, 저 부족한 시간조차 채울 활동지원인을 구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혜정씨의 활동지원을 구하지 못해, 결국 영화의 음악 감독이자 혜정씨의 음악선생님 유인서씨가 교육을 받아 맡았습니다.

그래서 책, GV, 그리고 SNS에서 장혜영 작가가 꾸준히 이야기하는 것이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가벼운 마음으로, 장애인 활동지원 활동을 하는 사람이 생기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의 처우가 어떤지 찾아보니 시간당 급여는 8,200원이라는 것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교육기관에서 진행하는 장애인 활동보조인 기본교육을 이수한 사람은 활동보조인으로 신청할 자격이 생깁니다.
내용이 충실하다고 알려진 노들 장애인 야학의 교육과정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40시간 교육을 받은 후 10시간 실습을 받아야 하고, 교육 비용은 15만원입니다.
교육을 받으신 분의 후기를 볼 때마다 언젠가는 받아야 할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교육 시간이 있어 생업 핑계로 미루게 됩니다.
직접 듣는 것은 미루더라도, 듣고자 하는데 비용이 부담되는 분께 비용을 지원하려고 열심히 찾아 겨우 들으실 분을 찾았네요.

메모만 하면서 글 작성을 미뤄오다가, 30일까지 극장에 남아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하게 마무리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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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영화를 보았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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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님 세바시에 나온 편을 보고 참 인상깊었는데 책과 영화도 있었군요. 저도 어른이 된다는 것에 생각이 많아요. 30은 넘었지만 여전히 어른의 몫을 하며 살아가는 지 자신이 없어요. 그때 그 분의 말씀이 굉장히 충격적이고 신선했어요.

인간은 약함을 서로 보충하고 의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서 강해졌어요. 장애인만 ‘의존하지 말라’는 것은 이상한 이야기입니다.

어른의 기준이 꼭 의존으로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의존하며 살고 있다는 것 말이죠.

저 왠지 곧 백수가 될 것 같은데(..?ㅋ응) 그때가 되면 장애인 활동보조인 교육 지원해봐야겠어요- 좋은 리뷰와 정보 감사드립니다. 리블로그할게요.

리스팀 감사합니다 ㅎㅎ
비장애인의 경우에도 서로가 의존하고 살고 있단 얘기에는 정말 놀랐었습니다.
교육 받아보는 것 생각하고 계시는군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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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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