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기는 어떤가요? 펜클럽 공모 연습 1

in #kr6 years ago (edited)

공모전은 안 나가겠다고 해 놓고서는 공모 연습이라니요... 고민입니다. 제가 미처 생각치 못한 두가지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오랜동안 팬심을 바쳐 사모(?)한 김작가님에 대한 의리문제입니다. 제가 또 의리 빼면 남는게 하나도 없거든요. 두번째는 뉴비에게 양보한다는 발언의 문제입니다. 제가 뭐라고 쓸데없는 소릴 해서... 많은 올드비님들 공모전 참가하셔요. 네!네!

이런 와중에 새로운 일기형식은 없을까 하다가 무릎 탁 이마 쿵 생각이 났습니다. 말 그대로 일기입니다. 오늘 있었던 일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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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오늘부터 운동을 두시간씩 하기로 했다. 두시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밥을 두 공기 먹고 센터에 갔다. 한시간은 하체와 복부 집중 근력, 다른 한시간은 킥복싱 댄스. 영혼이 털리다 못해 손가락 머리털 끝까지 후덜덜하다. 그리고 먹은 음식들이 올라와 토할것만 같다. 오늘 스퀏이랑 런지 합쳐서 대략 1000회 정도 했다. 여기저기 비명소리와 신음소리가 꼭 야동을 틀어놓은것 같다. 내일부터 본격 근력운동을 할 것이다. 몸짱 가즈아~~~~~! 운동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을 자신있게 뽑자면, 에너지를 다 소진해버린다는데 있다. 말그대로 탈탈 털린다. 그러나 휴식을 몇시간을 취한 후엔 이야기가 달라진다. 새로 솟아나는 신선함으로 무장된 에너지를 꽉꽉 채운다. 그 에너지는 날마다 신선함이 업그레이드된다. 나에게는 젊은 피를 수혈 받은 것과 다름이 없다. 오늘도 제시카의 시계는 겅충 거꾸로 간다. 함께 시간을 되돌리실 분~!

엄마

아이의 시험기간이다. 난 평소 성격이 자상하지 못해서 수많은 잔소리로 무장했음에도 아이들 케어를 디테일하게 해주질 못한다. 웬만하면 니가 알아서 하라는 주의다. 아이들이 커 갈수록 알아서 하라는 부분이 점점 많아져 이제는 밥도 알아서 먹으라고 할 지경에 이르렀다.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알아서 공부를 해야하기에 과외는 커녕 학원 구경도 안 시켜줬다. 아이가 미주알고주알 시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도 응 그랬구나, 누가 보면 공부 디게 열심히 하는줄 알겠네, 당일치기 벼락치기의 위대함에 대해 설파를 하는가 하면 학창 시절 내가 얼마나 공부를 잘했는지 따위를 이야기한다. 정작 아이가 무엇을 어떻게 공부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이런 나를 주변 엄마들은 신기한듯 바라보기도 한다. 오늘 시험을 마치고 일찍 하교한 아들과 백화점에서 만나 스달을 판 돈으로 구두를 사주었다. 녀석이 우쭐 기분이 좋아진것 같다. 내일 시험을 더 잘 보라는 압박의 선물이다.

운동을 좋아하기 훨씬 전부터 나의 최애장품은 컴퓨터였다. 컴퓨터만 있음 하나도 안 심심하고 외출을 일주일이상 안해도 답답하지 않다. 컴퓨터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수도 없다. 컴퓨터로 주로 하는 일은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이다. 한동안 게임을 매일 하던 때가 있었고, 2년전에 아이들과 함께 게임만들기 프로젝트를 한적이 있었다. 게임아이디어를 내고, 스토리를 짜고, 디자인을 하고, 게임 이름을 짓고, 프로덕션 이름도 짓고, 웹사이트도 만들었지만, 정작 코딩에서 막혀 진도를 못 나갔었다. 나는 그냥 지켜보기만 했는데 녀석들이 참 재미있어 했다. 나에게는 아무래도 게임스피릿은 없는것 같다. 태생적으로 승부욕과 경쟁심리가 없어서인가보다 한다.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일이라 하면 뭐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주문이 들어 오는 대로다. 그러고 보니 나는 요즘 일이 없어 놀고 있다. 잘 하는게 하나도 없다. 진심 돈 벌고 싶다.

침대 머리맡에는 항상 책이 놓여있지만 요 며칠은 책을 열심히 보지 않았다. 요즘 보는 책은 김영하의 '검은꽃'. 리뷰를 쓰지 않기로 해서인지 진도가 참 안 나간다. 늘 뭔가를 계획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진전이 없는 아주 게으른 캐릭터이다. 마감기한을 정해놔야 그 안에 겨우 일을 끝낸다. 그래서 인생을 이렇게 느슨하게 사는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좀처럼 마감을 해야 할일은 없으니까 말이다. 소울메이트님께 선물받은 책 리뷰도 써야 하는데, 그것도 미루고 있다. 보고 싶은 책이 생길 때 마다 바로바로 책을 살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있는 책이라도 똑바로 읽으라는 내면의 소리를 무시해본다. 그래도 틈나는 대로 책을 붙들어 본다는데 크나큰 의의를 둔다.

자유

남편이 출장을 갔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남편이 출장간 밤이 좋다. 마음껏 영화를 볼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kimthewriter 김작가님이 언급해주신 'The Grey'와 @tizianotiziana 티치아노님이 추천해 주신 'Call me by your name' 그리고 @madamf 플로르님이 추천해주신 'Blue Jasmine'. 세 편 다볼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혼자만의 이런 밤이 너무 좋다. 킹사이즈 침대에서 굴러다니며 영화를 볼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 냉장고에 맥주가 한캔 남아있다는 걸 안 순간 행복함이 밀려온다. 인생 뭐 있나! 오늘은 꿀같은 밤을 보낼것이다.


***써 놓고 보니 밀린 일기와 다름이 없는듯 아닌듯 하네요. 이것이 @lekang 레캉님이 말한 '글의 지문'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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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어린아이마냥 좋아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
만끽하시길 바래요~ 술은 솔찬히 모자르네요^^ 저에게는 딱입니다만 ^^

술은 남편이 마셔버렸나봐요. 아무리 찾아도 없어요. 분명히 있었는데 ㅜㅜ 짜증대폭발이었지만, 차분히 영화를 켰는데, 버퍼링이....이눔의 인터넷! ㅋㅋㅋㅋㅠㅠ

생생한 일상이 한눈에 그려집니다.^^

ㅎㅎㅎㅎ 그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긴 운동을 하려면 그정도 해야하는데
걱정입니다.
기상해서 푸쉬업 50*3회도 하다보면 귀찮아져요 ㅋㅋ
허리가 둔해지는 느낌 어쪄나요~~

지금 미국에 계신가요? 푸쉬업을 150회나!!!! 와우! 푸쉬업 하나면 상체운동은 충분합니다. 하체운동만 하나더 하시면 퍼펙트!

한국입니다. 지난겨울 핫했던 평창...ㅎㅎㅎ 하체는 등산했는데 보드타다가 삐끗해서요...ㅎㅎ

저도 피트니스에서 관리받고 싶어요. 혼자는 절대 관리가 안 돼요.. 날씬한 사람으로 살아보고픈데...세상엔 맛있는 음식이 넘나 많아요..ㅜㅜ

ㅋㅋㅋ 맞아요. 음식때문이야! 특히 한국은 문만 나서면 맛난게 너무너무 많아요. 한국에서 다이어트를 한다는건 불가능한 일이여요 ㅋㅋㅋ

운동 2시간을 하고 영화보면서 맥주 마시면 꿀잠잘거 같네요
운동량이 엄청나십니다 ㄷㄷ

수업 한시간씩 두개 듣는건데 적당히 조절하면서 해요. 아직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요. 어제 꿀잠 못 잤어요. 피곤한데 새벽에 깨서 통 못 잤네요 ㅠㅠ

난 몇일전 그녀가 다이어트 선언을 했다고 해피에게 들었다.
그런데 오늘 늦은밤까지 안자고
한캔 남은 맥주를 킹사이즈 침대에 누워 마신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것이 소녀시대 제시카님의 '글의 지문'인가보다.....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너무 적나라하네요! 부끄러워라 ㅋㅋㅋㅋㅋㅋ

에빵이님! 지금처럼 꾸준히 하신다면 한달 뒤 두달 뒤 몸이 어떻게 변하실지 기대되네요^^

ㅎㅎㅎㅎ 쉽게 변할 몸이 아니랍니다. 지방층이 아주 두껍거든요 ㅋㅋㅋㅋ 그래도 해봐야겠죠!

맥주가 한 캔 밖에 안 남았다니!! 저에게는 너무나 슬픈 소식인데요? ㅎㅎ

우띠! 어제밤 냉장고를 열었는데요, 그나마 한캔이 증발되었어요. 남편이 먹고 갔나봐요. 우띠!!!

엄청 부지런하시네요. 에너지도 넘치시고!! 전 두시간은 커녕 20분이나 운동을 할 수 있을지.ㅋㅋㅋㅋ
저도 진심 돈 좀 벌고 싶네요.ㅋㅋㅋㅋ

진심 돈 버실겁니다. 아이콘 대박 예감! 우선 세계박님 샵에 런칭하셔야죠! ㅎ

흐음 한캔으로 되시겠습니까? 좀 더 쟁여놓으심이 ^^
연습을 이렇게 쓰시면.. 본작은 우~~~~어~~~~~~ ㅎㅎㅎㅎ
아 저두 돈 벌고 싶어요..흑흑

맥주 박스로 사 놓은지 며칠이 되었다고 그것이 없네요. 어제 그나마 증발된 한캔때문에 무지하게 고민했잖아요. 사러 갈것인가 말것인가 ㅋㅋㅋㅋ 결국 못 마셨구요. 영화는 버퍼링 걸리구 ㅋㅋㅋㅋㅋㅋㅋ 잠은 왜 또 그렇게 몰려 오는지 ㅋㅋㅋㅋㅋ 돈벌러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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