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해피입니다.
저는 해피라고 해요. 에빵님 집에 세들어 사는 세입자겸 반려견이여요. 제 사진은 요 아래에 있어요. 왼쪽은 제가 2개월때, 오른쪽은 현재사진이네요. 가운데 사진은... 우리 엄마는 가끔 절 이렇게 바야바로 만드는걸 좋아해요.
@jamieinthedark 님이 고맙게도 PET들을 위한 이벤트한다고 해서 겸사겸사 인사도 할겸 놀러왔어요.
저는 오는 8월이 되면 만 3살이 되고요, 태어난지 2개월정도에 에빵님(우리 엄마여요! 여긴 다들 그렇게 부른다고 엄마가 말해줬어요)집에 왔으니 꽤 오랜 시간을 함께 했네요. 저의 별명은 빵돌이여요. 빵을 제일 좋아하거든요. 다행인건 우리집 아빠가 빵을 무척 좋아한다는거예요. 그에게 코딱지만큼의 빵을 얻어먹으려면 갖은 아양을 부려야 하는게 아니꼽지만 별수 있나요. 입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할수 없죠.
"해피, 오늘 뭐 했어? 잘 놀았어?"
아빠가 퇴근하면 저에게 매일 묻는 말이여요. 뭐 딱히 대답할 말은 없어요. 사실 저의 일상이란게 별거 없거든요. 지금부터 저의 하루 일상을 소개할까 해요. 뭐 정말 별건 없지만요.
아침 5시 반에 일어나서 두 형아들을 깨워요. 형아들은 제가 뽀뽀를 해줘야 일어나는 게으름뱅이들이거든요. 일어나라고 얼마나 아침부터 핥아줘야 하는지 혀가 닳아 없어질 지경이여요. 그리고는 형아들이 씻는 사이에 밥하는 엄마 옆을 지켜줘요. 엄마는 밥을 대충대충해서 후다닥 밥상을 차려주어요. 바쁜 아침에 가족들이 출근 준비를 마칠때까지는 졸립지만 눈을 부릅뜨며 그들이 나갈때까지 기다려줘요. 현관문 앞에서 순서대로 뽀뽀를 한번씩 더 해줘야 출근들을 하니 참 귀찮을 노릇이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오늘도 열심히 뽀뽀를 해줬어요.
현관문이 쾅 닫히는 순간 쏜살같이 달려와 엄마 침대에 누워요. 이제부터 좀 편안하게 나만의 시간을 가져볼수 있거든요. 엄마는 이것저것 뒷정리를 마치고 천천히 침대로 돌아와요. 따뜻하고 푹신한 엄마 옆구리를 베개 삼아 한숨 자요. 엄마는 요새 뭘 하는지 아침부터 자꾸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킥킥대고 있어서 아침수면에 조금 방해가 되네요.
한두시간 쯤 자고 일어났더니 엄마는 어딜 또 나가려고 하는지 이쁘게 단장을 해요. 솔직히 엄마가 헤어드라이어를 돌리는 소리가 들리면 조금 긴장이 되어요. 날 데리고 가는것이냐, 놔두고 가는것이냐, 어딜 가느냐고 빤히 쳐다보았어요.
"해피 오늘 목욕하러 갈까?"
아웅! 오늘 미용실 가는 날이네요. 벌써 수요일이군요. 전 수요일마다 가는 미용실을 참 좋아해요. 그곳에 가면 이뻐해주는 아줌마들도 많고 시원하게 씻겨주고 빗어주고, 아주 상쾌한 기분을 만들어주거든요. 그리고 전 퍼퓸향을 엄청 좋아해요. 얼른 준비하라고 엄마를 재촉해보아요. 다행히 엄마는 밥하는 것만큼 치장도 대충해서 금방 집을 나설수 있었어요.
길에 나서고 나면 저를 기다리는 수많은 전봇대와 가로수들에게 아는척을 해줘야 해요. 이제부터 잘해야 하는데요, 방광에 있는 소변량을 적절하게 배분해서 하나씩 인사를 해야 해요. 한번에 다 싸면 저 멀리 있는 애가 서운해 하거든요. 저는 이상하게 밖에 나오면 가로수에 응가를 싸고 싶어요. 엄마가 밖에서 응가를 잘 못하게 해서 요즘은 오줌을 싸는 척 다리를 들어 올리고 응가를 싸지요. 아오! 가오가 떨어지지만 별수 없어요. 그렇게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나면 착한 엄마가 뒷처리를 해주니 전 그녀가 혼자 궁시렁거리는 몇마디 말만 들어주면 되요.
참! 우리 엄마는 매일 그렇게 혼자서 궁시렁대요. 들어보면 별 이야기도 아닌데 그렇게 종일 떠드는걸 보면 어쩔땐 참 안됐다는 생각도 들어요. 제가 가끔 이야기에 반응을 보여주면 엄청 좋아해요. 뭐 딱히 저도 할일이 없어서 엄마 이야기를 한참 들어주기도 하거든요. 뭔말인지 못알아듣는 말이 많아서 고개를 갸우뚱해보지만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야기를 줄기차게 해요. 가끔씩 엄마가 읽어주는 소설책도 재미있어요. 엄마는 저를 안고 책을 읽어주는데요. 모르는 단어가 많이 나와서 역시 고개를 갸우뚱할때가 많아요. 우리 엄마는 제가 없었으면 심심해서 어찌 살았을까요.
앗! 어디까지 이야기했죠? 제가 이야기는 처음이라서 자꾸 딴데로 새네요. 처음이니까 이해해 주세요. 전봇대! 그렇게 스무개가량 되는 전봇대와 가로수에게 인사를 전하고 나면 이제 가방에 들어가야 해요. 엄마는 호텔을 통과해서 미용실로 가는 지름길을 좋아하거든요. 가방안에 쏙 들어가서 잠시만 숨을 참고 있으면 아주 좋은 냄새가 나요. 그곳이 호텔인가봐요. 공기가 확 틀려져요. 이곳에서 며칠 푹 쉬었다 갔으면 좋겠어요. 정말 냄새가 좋거든요.
미용실에 도착했어요. 바로 목욕을 해요. 목욕을 마치고도 엄마가 제시간에 데리러 오는 경우가 없어서 조금 기다려야 하지만 기분이 좋아졌으니 그 정도는 봐줄수 있어요. 이제 집에 돌아가서 식사를 해야 해요. 솔직히 전 먹는거엔 그닥 관심이 없어요. 소화가 잘 안되는 편이거든요. 엄마가 구워주는 소고기랑 삶은 닭가슴살이랑 족발뼈를 빼고는 그닥 맛있는게 없어요. 아까도 말했듯이 빵이나 좀 먹을까.. 아! 사과랑 망고는 좋아해요.
목욕을 다녀왔더니 조금 피곤하네요. 그사이에 도우미 아줌마가 오셨군요. 반갑게 인사를 해드려요. 그리고 다시 침대로 올라가요. 한숨자고 체력을 비축해 놔야 형아들이 집에 오면 놀아줄수 있거든요.
조금 자다 보니 엄마가 보고 싶어요. 엄마 무릎에 올라가서 잠을 다시 청해보아요. 엄마가 틀어 놓은 피아노 선율에 눈꺼풀이 금새 감겨요. 엄마 무릎만큼 편한곳은 없는것 같아요. 아 따뜻하고 물컹해요. 한숨 자고 나니 벌써 3시가 다 되는군요. 3시 30분은 제가 산책을 하는 시간인데, 요즘 엄마는 하루종일 노트북앞에서 뭘 하는지 모르겠어요. 밖에 나가자고 몇마디를 던져봐도 모니터만 바라보며 계속 킥킥대고 있어요. 별수 없이 오늘도 징징대야겠어요. 문앞에 서서 징징대보아요. 결국 엄마는 무거운 엉덩이를 떼고 끙 소리를 내며 일어나요. 엄마 살좀 빼야겠어요. 나야 푹신해서 좋지만 보기는 영 그렇네요.
산책을 하면서 아까 인사한 아이들에게 다시 한번 인사를 해주고 돌아와요. 발을 깨끗이 씻고 이제 엄마랑 놀아줘야 할 시간이여요. 장난감을 갖다줘봐요. 어허! 엄마가 이상해졌어요. 그전에는 놀아주면 좋아하던데 요즘은 자꾸 핸드폰만 가지고 놀려고 해요. 쳇! 나야? 핸드폰이야?
아, 드디어 4시30분이네요. 이제부터는 현관문 앞을 지켜야 해요. 벨이 울리기 전에 형아들의 발자국소리를 감지하고 반갑게 맞아줘야 하거든요. 쉿! 초집중 모드로 들어가야 해요.
"형아들이 왔어요! 엄마! 형아들 문 열어 주세요! 엄마! 형아들 왔다구요!"
느릿느릿 나오는 엄마 때문에 목이 아파라 소리를 질러야해요. 조금 더 빨리 움직일순 없어요?
형아들이 돌아오면 또 뽀뽀부터 해줘야 해요. 얼마나 뽀뽀를 좋아하는지 저만 보면 입술을 내미는 통에 안해줄수가 없어요. 퉤퉤! 오늘은 체육시간이 있었나봐요. 형아들의 입술과 얼굴에서 몹시 짠내가 나는군요.
형아들이 씻고 나면 장난감을 물어다 줘야해요. 특히 막내형아는 제가 놀아주지 않으면 무척 심심해 하거든요. 막내형아가 좋아하는 놀이는 숨바꼭질이여요. 장난감을 멀리 던져 놓고 제가 장난감을 쫓으러 가는 사이에 여기저기 숨어요. 사실 우리끼리 이야기인데 제가 못 찾는게 아니예요. 숨을 곳은 뻔하거든요. 한두번 하는것도 아니고... 그런데 못 찾는 척 해야 형아가 좋아하거든요. 이리 저리 찾는 척을 해주다보면 형아가 키득키득거려요. 그럼 찾았다!고 큰소리로 말해주죠. 좀 유치하죠? 그렇게 30분 정도 숨바꼭질을 해요. 그리고는 침대에 뛰어 들어 형아가 몸속에 감춘 뽁뽁이 장난감을 찾는 놀이를 해줘야 해요. 뽁뽁 소리는 나는데 다 거기서 거기인것 같은데 참 안 찾아져요. 이건 좀 스트레스 받는 놀이이긴 해요. 이불속에 감춘건지 형아 바지속에 감춘건지 잘 모르겠거든요.
요즘 큰형아는 좀 컸다고 혼자 있는걸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잘 안 놀아주려고 해요. 그럴때죠. 한참 그럴때니까요. 가끔씩 형아를 만나면 조금 빠른 걸음으로 따라다녀줘요. 그럼 엄청 좋아해요. 온 집안을 뛰어다녀요. 계속 쫓아다녀주면 그렇게 좋아해요. 운동부족인 형아를 이렇게라도 운동을 시켜줘야 하니... 내가 왜 잠을 미리 자둬야 한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죠?
이제 아빠 차례예요. 아빠는 온몸으로 침대에서 놀아주는 걸 좋아해요. 사실 체력 소모가 가장 큰 놀이라서 길게는 못 놀아줘요. 한 5분 정도면 넉다운될 정도거든요. 아빠는 내 털을 잡아당기고, 뒷목살을 들어올려서 날 던져요. 그러다가 어제는 저의 궁둥이가 엄마 얼굴로 떨어져서 엄마가 불같이 화를 냈어요. 제 오른쪽 뒷발이 엄마 입으로 들어갔거든요. 미안! 엄마! 아무튼 아빠는 제가 아빠 손을 무는척 하면서 공격태세로 달려드는걸 좋아해요. 아빠의 움직이는 손에 맞춰서 이리저리 몸을 방향을 바꿔준 다음 전력질주로 거실까지 뛰어갔다 와야 하는데 이부분이 정말 체력소모가 커요. 축구선수들도 이보다 더한 훈련은 안할것 같아요. 5분만에 넉다운되어서 침대에 모로 누워요. 그럼 아빠가 배맛사지를 해줘요. 아! 이것때문에 아빠랑 놀아주는 거예요. 아빠의 배맛사지는 세상 꿀맛이거든요. 이대로 잠이 들고파요.
이렇게 벌써 하루가 다 갔어요. 형아들이 집에 온 뒤로는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눈치껏 중간중간 쪽잠을 자줘야 해요. 형아들이 학교에 안가는 주말에는 완전 죽을맛이예요. 이런걸 육아병이라고 한다면서요. 월요일이 되면 거의 시체처럼 잠만 자야해요. 그래야 일주일을 또 평화롭게 보낼수 있거든요. 방학엔 어떠냐고요? 그건 여러분들 상상에 맡길께요. 여름 방학이 2달인데요, 방학동안 살이 쭉쭉 빠져요.
지금까지 제 얘기를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혼잣말 잘하는 엄마를 두어서 그런가 얘기하는게 그렇게 어렵진 않았어요.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엄청 많은데요, 음... 예를 들면 가족들과 개쇼핑몰에 간 이야기, 여행을 가서 15시간동안 오줌 참은 이야기, 산에 올라가서 멀미나서 차안에 온통 토한 이야기, 서핑장에서 개서핑한 이야기, 우리 아파트에 사는 고양이 친구 이야기 등등... 이런 기회가 또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다음번에 만날때까지 잘 지내고 있어요! 다음번엔 제가 영어로 이야기해줄게요. 전 한국말도 잘하지만 영어도 잘하거든요. 모두 안녕!

ㅠ.ㅠ
진돗개 장군이 생각에 눈물이 핑~~
살인진드기에 의해 갔거든요
만날 수 없는 곳으로
아직도 제 작업실 마당 뒷켠에 장군이 집이
그대로 있어요 못 치우겠더라구요
저도 키우던 강아지 보냈는데 아직 그 애에 대한 얘기조차 못하겠네요...
전 아직 그런 경험은 없어서... 상상만으로도 어쩌질 못하겠어요 ㅠㅠ
저는 그 무덤가를 오가며 한 번씩 불러봐요
"장군아~~ 잘 있니~~~"
제 작업실에서 매일 장군이 믿고
둘이서 등산도 하고 새벽 산책도 했었는데
이젠 못 해요 무서워서요
장군이 엄청 늠름하게 잘생겼네요. 안타까워요. 살인진드기가 무섭군요... 장군이 많이 그리우시겠어요 ㅠㅠ
햇수로 4년짼데
쉽게 잊혀지지가 않아요
수명을 다해 눈 감는 거랑은 또 다르니까요
귀엽네여ㅋㅋ 눈이 초롱초롱해요ㅋㅋ 일상글도 재밌네요ㅋㅋ 감정이입되요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이벤트가 있어서 한번 써봤어요 ㅎㅎㅎ 개한테 감정이입을 하시다니 ㅋㅋㅋ
아..해피야!! 형아들이 자꾸 뽀뽀해달라고 해서 너무 귀찮구나!!
그래도 퉤퉤라니...형아들 상처받는다~!! ㅎㅎㅎ
3살이면 완전 애기네 애기!!
(애기 취급 엄청 싫어할 것 같긴 하지만....;;)
이모네 집에는 14살 할아버지 시츄가 있단다...
친하게 지내긴...어렵겠지? 세대차이 때문에..ㅎㅎ
저 애기 아니고 청년이여요. 장가갈 나이도 지났다고요. 이모네 집 시츄 이야기도 궁금하네요! 세대차이를 넘어 함께 할수 있는 뭔가를 찾길 바라면서요.
해피야 PET은 생수병...ㅋㅋ재밌게 얘기 잘 들었어. 나중에 kr-pet에 글 이벤트 할 때도 써주렴!
PET가 생수병인지 몰랐어요. 제가 영어를 꽤 하지만 그건 몰랐네요. 저는 엄마가 그릇에 따라주는 물만 먹거든요. 나중에 또 기회를 주시면 또 만나는 걸로 할께요. 오예!
아이고 귀여워라!!
제가 우리집 막둥귀염담당이거든요. 저만 보면 우리 가족들이 해피하대요.
ㅋㅋㅋㅋㅋㅋ 해피야 제시카님 입속에 뒷발넣으면 어떡해ㅋㅋㅋ
그리고 영어로 하면 형은 못알아들어 한국말 플리즈
앞으로도 재미난 이야기 부탁해!
정말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ㅎㅎㅎㅎㅎ
진짜요? 앞으로 또 놀러와도 되요? 엄마가 허락하실까 모르겠지만... 자주 만나고 싶긴 해요.
해피 너무 귀여워요~
이야기를 너무 재밋게 읽었어요~^^
해피 이야기 자주 들려주세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제가 해피를 보면서 늘 해피는 무슨 생각을 할까 했거든요. 좋은 기회가 되어서 한번 써봤어요.
해피도 귀엽지만
해피의 해피한 일상이
아주 재미있어요.
해피의 해피한 일상! ㅎㅎㅎ 맞네요. 해피는 우리 가족에게 해피를 너무 많이 주는데, 스스로도 행복하겠죠?
해피가 되어 감정이입해보니 ㅋㅋㅋ반려견도 상당히 고강도 체력소모를 요하는군요
놀랍습니다ㅎㅎㅎ 어쩜 글을 재밌게 쓰실까요
전봇대마다 인사해주는건ㅋㅋ특이하네요 보통 2ㅡ3곳 하는줄 알았는데 꼼꼼견 해피네요^^
그리고 오줌 15시간참은건ㅋㅋㅋ견기네스북에 따로 등재해야하는거 아닌가요 ㅎㅎ 잘보고갑니다
꼼꼼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피가 전봇대성애자라서 그런가봐요. 모든 전봇대에 사랑을 전해주어야 한답니다. 나중에는 소변이 다 소모되어서 뒷다리 올리는 자세만이라도 해줘요. 다른 개들은 안 그런가요? ㅋ
아공 해피 왤케 귀여워 ㅎㅎㅎㅎ 엄마가 대충 밥하는거같아도 그거 엄청 열심히 하는 걸거야 ㅎㅎㅎ
아, 그런가요? 우리 엄마가 해주는 음식은 정말 맛있어요. 특히 전 곰국에 밥말아주는게 제일 맛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