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이 될까봐 무서워요

in #kr8 years ago (edited)

image

안녕하세요, 해피여요. 제가 오늘은 버려지는 친구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해서요. 아니 그보다 사실 저도 엄마에게 버림받을까봐 몹시 두렵거든요.


엄마는 요즘 매일 외출을 해요. 그전에는 엄마가 외출할 때마다 저를 데리고 다녔어요. 일하러 갈때도, 친구들 만나러 갈때도, 수퍼에 갈때도 항상 같이 다녔어요. 그런데 요즘은 늘 혼자만 나가요. 이 넓은 집에 혼자 두고 말여요.

엄마가 현관문을 닫기 전에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집 잘 보고 있어. 뭐라고요. 가만히 있는 집을 제가 뭘 봐야하죠?

혼자선 할일이 없어요. 엄마가 집을 잘 보라 해서 보고는 있는데 신통한건 하나도 없어요. 장난감 물어 뜯기도 공굴리기도 달리기도 다 재미없어요. 심지어 잠도 오지 않아요.

한번은 식탁에 올라가 보았어요. 엄마가 알면 큰일 날 일이지만 집에 아.무.도 없잖아요. 식탁위에 올라서니 꽤 좋아요. 집안을 휘휘 둘러볼수 있어 좋았어요. 역시 전 엄마말을 아주 잘 듣는 아이여요. 그런데 갑자기 응가가 마려워졌어요. 급한 김에 식탁 구석으로 자리를 잡았어요. 떨어지지 않게 중심을 잘 잡고 일을 다 봤어요. 다행이 응가도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식탁 맨 가장자리에 자리 잡았어요. 흐뭇했어요.

소파옆에 누워 봤어요. 푹신하고 따뜻한 엄마 옆구리가 그리워졌어요. 갑자기 눈물이 났어요. 쏟아지는 눈물을 머금고 일어나서 보니 사랑하는 전봇대가 내 눈앞에 서 있는게 아니겠어요? 눈을 비벼봤지만 역시 전봇대가 맞아요. 반갑게 맞아주고 뒷다리를 우아하게 들어올려 인사를 해줬어요. 어랏! 전봇대가 몇개가 더 있어요. 몇번 더 인사해줬어요. 다행이여요. 아직 방광안에 오줌이 남아 있어서요. 그렇게 나머지 전봇대에게도 인사를 마쳤어요.

엄마는 아직도 집에 안 왔어요. 다시 소파옆에 누우려고 봤더니 어랏 웬 녀석이 오줌을 싸 놨지 뭐여요. 교양 없는 개같으니라고. 저런애들 땜에 나같은 애도 싸잡아 욕을 먹는거라니까요.

겨우 구석자리를 찾아내 배를 깔고 누웠어요. 현관문을 째려보고 또 째려봐도 엄마는 오지 않았어요. 현관문 틈으로 코를 들이밀고 바깥을 살펴보았어요. 사람들 말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엘리베이터 오르락내리락 소리는 들리는데 우리 엄마는 왜 오지 않는 거죠? 또 울고 싶어졌어요.

문앞에서 깜빡 잠이 들었어요. 상기된 얼굴로 엄마가 집에 왔어요. 발그레한 볼이 오늘따라 더 반갑고 이뻐요. 전 엄마의 품으로 달려들었어요.

갑자기 엄마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어요. 내가 아까 식탁에 싸놓은 응가를 발견했거든요. 정말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 특유의 궁시렁대는 소리도 오늘은 들어줄만 했어요. 내가 잘못한거니까요.

엄마가 또 비명을 질렀어요. 소파에 어떤 녀석이 싸놓은 흔적들을 발견했거든요. 저를 쳐다보는 엄마의 눈이 점점 커져요. 가뜩이나 큰 눈이 쏟아져 나올라 해요. 저를 소파로 데리고 가 다그쳐요. 엄마, 제가 그런거 아니예요. 저 정말 억울해요. 전 그냥 전봇대에만...! 아니! 그럼 아까 그것들이 전봇대가 아니었나. 혼란스러워요. 엄마가 계속 소리를 지르고 있어 더 생각할수가 없어요. 내가 그런건가...

방으로 들어가는 엄마를 따라가 보아요. 엄마가 따라오지 말래요. 그래도 졸레졸레 따라가 보아요.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그런데 그 다음날에도 엄마는 또 혼자 외출했어요. 혼자 남은 저는 당황스럽고 엄마가 그리워서 눈물이 났어요. 할수 없어서 또 오줌을 쌌어요.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저도 제가 그러면 안되는거 아는데 엄마가 보고 싶어질 때마다 막 오줌이 싸고 싶어져요.

엄마! 혼자 나가지 말고 나도 데리고 나가달란 말야. 아무리 말해도 엄마는 화만 내요. 제가 달리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요. 엄마가 집에 오면 얼른 커텐 뒤로 숨는 방법 밖에는. 엄마가 집에 빨리 왔음 좋겠지만 집에 와서 화를 내는 모습은 보기 싫어요.

아무래도 엄마가 저를 미워하는것 같아요. 엄마가 저를 버릴까 두려워요. 가끔 길에 버려지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었는데, 설마 우리 엄마가 저를 버리지는 않겠죠? 엄마는 나 없으면 못 산다고 그랬는데. 그래서 내 이름이 해피랬는데... 너무 무서워요. 엄마도 무섭고 버려지는건 더 무섭고.

버려지는 친구들 사연을 들어보면 특별한 이유는 없는것 같아요. 친구가 잘못한 경우도 있지만 아무 이유 없이 귀찮다고 버려지는 경우도 있대요. 우리가 장난감도 물건도 아닌데 왜 갖고 놀다 지겨워지면 버리는거죠? 우리를 가족으로 맞이할때는 그만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거 아닌가요? 한국도 유럽처럼 입양 사전 심사제 같은걸 둬야해요. 제발 길에 버려지는 친구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해요.

남일이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아요. 엄마한테 버려진다면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요. 엄마 없는 세상은 상상해 본적도 없거든요. 버려진 친구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이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저도 그럴것만 같아요.

저 어떻게 하죠? 우리 엄마 그럴 사람 아니죠?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네!


***제시카 : 우리 해피가 이제 소설을 다 씁니다!
***해피 : 엄마, 이거 소설 아니거든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구요.
***제시카 : 이젠 김작가님 코스프레까지...ㅠㅠ

Sort:  

에궁. 맞아요, 강아지는 물론이고 일부 고양이도 그렇대요. 주인이 나가면 뭘 해야할지 몰라서 종일 서성이고 불안해하고 그런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이야기 들으면 아가들 키우기가 겁부터 나고 대가족을 키워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해피야, 그래도 엄마 잘 만난줄 알아. 엄마는 절대 너를 외면하실 분이 아니니까 ^^ 그래도 실수는 조금만...ㅋㅋ)

고양이는 덜 그렇다고 하네요. 강아지에 비해서... 집에 혼자 남는 아이가 불쌍해서 자꾸 데리고 나가긴하는데 안되는 경우가 많죠. 사실 여행도 편하게 못 다녀요. 데리고 가면 호텔이 불편하고 안데리고는 못가고... 이래저래 방콕합니다 ㅋㅋ

사실 그런 이야길 들어서 고양이를 키우며 안심한 적도 있었는데, 이런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고양이도 강아지 못지않게 주인이 없는걸 싫어하는데 워낙 자존심이 강하고 표현을 안해서 주인이 모르는거라고요 ㅠㅠ
그 이야길 들으니 진짜 나갈때마다 어찌나 미안하던지.. 넘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사람 좋자고 몹쓸짓을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근데 어차피 키우고 있던 녀석이야 끝까지 책임을 졌고 사랑했지만 떠나보내고 나니 너무 허전하더라고요. 그래서 또 키워야 하나 문제를 두고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돼요.

조심해 너네 엄마 스팀잇하느라 귀찮아져서 버리실지도몰라!!

진짜요? 우리 엄마 스팀잇 못하게 말려주세요!

조심해..
너네 엄마 다 알고있어..
너 전봇대니 핑계되면서 안데리고 나갔다고 시위하는거 엄마가 다알어..
그러니 이제 시위 그만해...

(속닥속닥) 해피야.. 아찌가 비밀 하나 말해줄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너네 엄마가 널 버리지는 않을꺼야..
너네 엄마 요즘 복싱 배운다..
그러니 조심히 있어..
안그럼 너 앞니가 사라질지도 몰라. 그것도 3개나 사라질수 있어~
너네 엄마 별명이 "원펀치 쓰리강냉이" 야~!!

족장아찌! 원펀치쓰리강냉이가 뭐여요? 그거 극장에서 파는 팝콘이름이여요? 제가 다 해 봤는데 아직 극장은 안 가봐서 잘 모르거든요. 어쨋든 엄마가 절 버리지 않을거라 해줘서 고마워요.휴~

갑자기 예전에 강아지 키운던 생각이 .... 미안합니다 ^^

강아지가 실례를 많이 했나요? ㅋㅋ 요즘 해피가 안하던 짓해서 골치가 아파요 ㅠㅠ

네 토하기까지 ㅜㅜ

어머! 어디 아팠나보네요 ㅠㅠ

ㅋㅋㅋ 우리집 얘기 인데요 ^^;;

ㅋㅋㅋ 그런가요? 골치아프시겠습니다.

강아지들이 집에 혼자 남겨지면 정말 심심하기도 하겠네요.
하루 종일 혼자서 특별히 할 일도 없고 말이죠.
유기견이 자살도 하는 줄은 몰랐네요.ㅠㅠ

언젠가 비디오에서 보니 혼자 남은 강아지가 아무것도 못하고 문앞에서 종일 주인을 기다리기만 하더라고요 ㅠㅠ 우리 해피도 그러지 않을까해서요 ㅠㅠ 불쌍하죠. 버림받은 강아지중에 곡기를 끊거나 뛰어내리거나 해서 자살하는 경우도 있대요 ㅠㅠ

해피야...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아...
방법을 찾아보자!!

그런데...엄마 좀 나눠 줄 수 있니?
여기 어떤 집에 장난꾸러기 쌍둥이가 있는데...
해피 너희 엄마가 막 놀아줄 수 있다고 막 그랬나봐...
그 집에서 진짜로 믿고 있대...언제 오는지...

요즘 엄마가 혼자 외출해서 그래요. 저 원래 그런애 아니었다고요. 쌍둥이를 우리집에 보내주시면 제가 아주 잘 놀아드릴수 있는데요. 제가 베이비시터 3년차거든요.

Congratulations @energizer000! You have completed some achievement on Steemit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Award for the number of comments

Click on any badge to view your own Board of Honor on SteemitBoard.

To support your work, I also upvoted your post!
For more information about SteemitBoard, click here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Upvote this notification to help all Steemit users. Learn why here!

에빵님 해피 코스프레 ㅎㅎ
해피 입장에서 해피 마음을 헤아려주시니
해피는 정말 행복한 견생을 보내고 있네요!

결국은 제 입장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말 못한다고 해서 생각이나 감정이 없는건 아니니까요.

ㅎㅎ
해피가 엄마 닮아 글을 참 재밌게 쓰네요.
엄마는 해피 버리지 않을 거예요.
맞죠? 제시카님?^^

해피 없음 전 안돼요. 분리불안증 ㅋㅋ

Coin Marketplace

STEEM 0.04
TRX 0.33
JST 0.080
BTC 61920.54
ETH 1620.69
USDT 1.00
SBD 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