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생각] 논쟁의 품격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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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개의 글을 읽어본다. 내용을 차치하고라도 맞춤법이나 문법을 좀 잘 썼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글을 읽어 본다. 반말투에 비아냥거리는 조가 아주 거슬린다. 어휘의 선택이 초등학교 교과서 수준도 안된다. 험악한 말도 등장한다.

이것이 내가 인터넷에 올라오는 수 많은 댓글을 보며 느꼈던 점이다. 저렇게 자신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글을 쓰는 이유는 뭘까. 방어기재일까. 트렌드일까. 자격지심의 발현일까. 그래서 나는 댓글을 보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 스팀잇에 저런 류의 글이 한두개 올라오기 시작한다. 안보려 해도 자꾸 눈에 띈다. 저런 글들을 리스팀하는 사람들의 의도는 또 뭘까.

몇개의 글을 읽어본다. 자기변명과 입장에 대한 것과 상대에 대한 저하성의 발언과 증명되지 않은 사실이 중구난방 적혀 있다. 반말조의 글이라서 불편한데 게다가 논리라곤 찾아볼수가 없다. 글을 읽는 이들에 대한 배려심도 없다. 몇몇 사람들이 동조 내지 반박하며 비슷한 류의 글들을 쏟아낸다.

글이란 본디 자신의 인격을 담아내는 것인데 어찌 저리 바닥을 드러내는 걸까. 내가 이런 글이나 읽으려고 소중한 내 시간을 스팀잇에 사용하나 싶어 피곤함이 급습한다. 그렇게도 싫어하던 인터넷 댓글을 몽땅 가져와 풀어 쓴듯 하다.

설득성 제로의 글들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이유를 모르겠다. 오히려 반발감과 거부감이 들거라는거 뻔히 알텐데. 설마 가난하고 선량한 스티미언들이 다 떠나가기를 바라고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조심스럽게 댓글을 달아볼까도 하다가 지워버렸다. 나는 그곳의 무리에 해당되고 싶지 않아서이다.

반면에 아주 품격 있는 글도 보인다. 차분히 자기 논지를 잃지 않고 설명조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상대방의 잘잘못을 객관화된 사실관계와 데이터로 풀어내고 있다. 글의 중심에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묻어난다. 스팀잇에 대한 애정과 선한 의도도 엿보인다. 몇몇의 사람들이 이견차를 좁히기 위한 방안을 조심스럽게 예의를 갖추어 제시한다.

이 와중에 죽어 나자빠지는 건 바로 우리들이다. 용돈벌이나 해보겠다고 있는 시간 없는 시간 쪼개어 활동하다가 그저 사람들이 좋아 글이 좋아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들, 나 같은 사람들.

가뜩이나 스팀가격의 하락으로 보잘것 없는 보상을 받아가는 요즘에 더욱 맥이 빠진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글의 보상이 반이상 줄었다. 게다가 매일 줄어가고 있다. 무척 마음이 아프다. 한정된 재화가 소모적인 글들로 향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당연히 올라오는 좋은 글의 수는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그렇다고 보상이 줄어듬을 호소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이러한 소모성 발언들이 스팀잇을 꽉 채우고 좋은 글쓰기하는 창작자들이 떠난다면 과연 우리의 미래엔 어떤 이들만 남을것인가에 대한 우려일 뿐이다.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그들은 애초에 스팀잇의 가치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다른것 같다. 그래서 좀처럼 이견이 좁혀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상태로는 합의는 커녕 온전한 대화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듯하다. 한쪽은 거대한 자본의 성벽뒤에 숨어 있고 다른 한쪽에선 그 벽에 대고 말하는 격이다. 서로간에 소통이 가능한 날이 오는걸까.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내달리고들 있는지 알수가 없다.

2018년 대한민국은 소통의 장으로 변하였다. 누가 무엇이 대한민국을 아시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었는지 벌써 잊은 건 아닌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도 이렇게 건전한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데 하물며 우리가 사랑하는 이곳에서야 못할 건 또 뭐가 있겠나.

품격이 있는 논쟁을 목격하고 싶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논조를 분명하게 쓴 글을 읽고 싶다. 그 글에 설득 당하고 싶다. 남 이야기 말고 자신의 입장을 담담한 조로 써내려간 글을 읽고 싶다. 그 글에 동조하고 싶다. 서로간에 합의를 보고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글이 읽고 싶다. 그 글에 희망이라는 불꽃을 보고 싶다.

품격이 떨어지는 글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나는 소모적인 글의 생산과 재생산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나를 뮤트해도 좋고 다운보팅해도 좋다. 나의 판단이 필요한 날이 온다면 나는 기꺼이 품격 있는 쪽을 택하리라. 어서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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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기 지나가면 더 스팀잇이 단단해리라 ㅎㅎ
에빵님 한국 미세먼지가 ㅜㅜ

오! 미세 먼지 무섭더라고욧! 건강 잘 지키세요!

전 쏟아지는 인터넷 댓글 중에서 촌철살인의 통찰력이 담긴 댓글을 발견하곤 해요. 간혹 쓰레기 더미에서 보물이 나오죠. 흙 속의 진주도 있고요.

품격 없기로는 저도 만만치 않을 테니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교양 있는 분들만 찾아다닐 수야 있을까요. 그런 분들은 가뭄의 콩나듯 있는 것이 정상 아닐런지요. ㅎㅎ

그렇죠. 그속엔 분명히 진주도 있을겁니다. 그걸 찾는 과정이 저처럼 게으른 사람에게는 힘든과정이죠. 좋은 글 찾으시면 함께 공유해주세요. 콜드빅님!

네. 저도 안타깝습니다. 작금의 상황을 다른 시각을 잘 정리해놓은 글인 것 같습니다. 팔로우했습니다.

그리고 제 소개 짧게 하겠습니다.
'터보힘준' 유머(인'터'넷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준'있는 유머)와
재'밐'는 얘깃거리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3대 구경거리는 미인, 동물, 유머라고 합니다.
제 창작 품위유머 한 번 구경 오십시요. 품위가 정말 필요한 세상입니다 @isson99

오!! 유머요. 좋아요. 전문가시군요 ㅎㅎㅎ 전 유머감각이 요즘 떨어져서 고민인데... 찾아갈께요 ㅎㅎㅎ

유머 때문에 고민이시면 어서 오십시요

늘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한 걸음만 더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저도 그런 바랍입니다. 경아님!

품격있는 스팀잇을 지향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쪽에 동조하기는 그렇지만 스팀잇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

저도 품격을 갖추었으면 좋겠어요. 품격의 의미가 무엇이냐 한다면 각자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제 기준으로는 인간에 대한 예의정도거든요!

읔.. 초반에는 제글을 이야기 하시는 줄 알았지만 요새의 사건사고 내용인것 같아 한시름놓았네요. 저도 좋은 방향으로 '토론'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위에 적으신것들중 저에게 해당하는 부분도 많으니 좀 더 발전해야겠네요.

무신 말씀 ㅋㅋㅋㅋㅋ 일기 잘 보고 있어요!!! 제가 말하는 품격은 인간에 대한 예의를 말하는 겁니다. 글쓰기가 아니고요, 글쓰기 자세같은거지요!

해결은 어렵겠지만 어느정도 정리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트집잡기였는데 더이상 잡을 트집도 없는거 같고.... 계속 트집을 잡는다면 오히려 박터지게 싸우는게 좋을거 같기도 하고...

정리되어야죠. 저도 생각같아선 전쟁의 선포해야 하는가도 하다가 그럼 선의의 피해자가 너무 많을것 같아서요... 좋은 쪽으로 해결이 되었으면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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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스팀잇 와서 경황이 없을 때에는 정말 읽을 글들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두어달 하고 제 기준으로 팔로잉을 하다보니.. 이제 제 피드에는 읽을만한 품격있는 글들이 꽤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냥 지금 저는 피드만 보게 되는.. 그런 단계인것 같아요.

맞아요. 이젠 어딜가도 스팀잇에서 보는 글들을 찾아볼수가 없을 지경이지요. 그렇게 나의 피드가 날로 풍성해지는것도 하나의 재미인것 같아요. ㅎㅎㅎ

요즘 어지러운 글들이 너무 많긴 해요.
씁쓸한 이 시간도 어여 지나가길 바랍니다.

어여어여 말이죠 ㅎㅎㅎ 저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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