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됐든 그들이 몽땅 그립다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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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빵님의 대단한 선곡을 들으며 짐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제 짐정리를 모두 끝냈나 보다. 그를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의미이다. 그와 마지막으로 나눴던 댓글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가 내가 선곡한 음악을 듣고 있다는 것이다. 12개의 곡중에 어떤 곡을 그가 좋아했을까. 그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었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그의 이 댓글은 아마 내가 기억이라는 걸 할수 있는 날까지 두고두고 생각날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댓글이 정작 나에게 큰 위안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가 택한 '대단한 선곡'이라는 표현이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던 대단한 일이 될수도 있다는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다. 책읽기를 미뤄둘 정도로 그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던 그의 연재작이 사무치게 그립다. 그가 추천해준 바닐라 티를 뜨겁고 진하게 한잔 마시면서 그도 들었다던 그 음악과 함께 다시 읽기를 해야겠다.





한국생활 더 열심히 하려고 짐싸러 왔어요! 영차영차 에빵님이 채워주신 에너지 잘 챙겨서 열심히 시작할게요!!

그녀와 함께 하던 스변협 시절이 못 견디게 그립다. 낄낄거리며 모두다 변태이기를 자처하며 놀려먹던 그때가, 그때가 가장 즐거웠던 스팀잇 시기였던 것 같다. 그녀의 '벽을 바라보는 여자' 그림을 보며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당시 나는 외로움에 처절하게 울부짖던 시절이었는데, 그래서 혼자 벽보며 이야기하는게 일상이었는데, 그런 나의 모습이 그녀의 그림속에 고스란히 있다는게 놀라웠다. 단숨에 왕팬이 되었고, 외로울때마다 그녀의 그림을 꺼내보았다. 그런데, 뒤늦게 알게 된 것이 있다. 그녀는 그녀 자신의 모습을 그렸던 것이고, 외로움이 명치를 세차게 두드릴 때마다 그녀도 나처럼 벽을 바라보거나 고양이를 끌어안거나 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이다. 그 누구보다 명랑하고 사랑스러웠던 그녀가 얼마나 외로웠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지금 막 그녀의 그림을 다 둘러보고 오는 길이다. 그녀의 짐정리를 도와주고 싶다.





드럼 비트위에 근심을 날려버려

라는 그녀의 수업만큼이나 그녀의 글은 근심을 한방에 날려버릴만큼 힘찼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그녀는 항상 씩씩했다. 아파도 막걸리 한사발로 병을 다스리는 그녀는 잘하는 것이 넘 많은데다가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줄 아는 멋진 사람이었다. 그녀의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을 배우고 싶었다. 그녀는 '가슴으로 정성을 내어주는' 방식으로 주변인들을 끊임없이 챙기고 감동시켰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감동시키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더 배우지 못해서 너무 안타깝다. 그녀의 옥탑방에서 오색의 패브릭을 빨래줄에 걸어 놓고 파뤼를 열어보고 싶다. 맛깔난 그녀의 음식도 실컷 먹어볼 수 있으리라.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방귀 뿡뿡 살아가는 그녀를 만나고 싶다.





대륙 실종 사건

대륙으로 건너간 그는 첫날 여행기를 남겨둔채 그대로 실종되었다. 그의 첫 여행기는 정말 말 그대로 빵빵 터지는 글이었다. 친구들과의 에피소드는 한편의 시트콤이었다. 그러나 여행의 둘째날은 오지 않았고 그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먼지 쌓인 재고가 넉넉하다던, 닦아 팔 글들이 넘치는 글쟁이의 글답게 글귀 하나하나에 진심과 위트가 담겨져 있었다. 기회가 되면 그가 소개한 책들을 하나씩 찾아 읽어보리라. 책 리뷰의 글도 일상의 글도 숨쉬는 글도 나에겐 하나같이 영감을 주는 것들이었다. 내가 딱 닮고 싶은 글쓰기를 하던 그는 또 어딘가에서 글을 쓰며 밥을 먹고 살고 있겠지. 가끔 그가 남겨주는 보팅에 전율이 찾아 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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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다들 돌아오시리라 믿습니다..

힘들어 하는 시기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스팀잇 운영합니다.
행복한날 되세요.

저도 함께 이들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ㅜ 4분중 3분은 아는 분인거 같네요. 잊은 듯 지내기도 쓸쓸할 때가 있네요..

실화 같이 느껴지네요. 어떤 분들일까 궁금해지네요.

에빵님께서 그리워하시는 분들이 어느분들이신지 궁금하네요 저도 뵐 기회가 있었으면^^

실종이라고 하셔서 큰일이 났나 했네요!! 다행히 가끔 보팅을 한다고 하니... 스팀잇을 잠시 떠나 있는것이겠죠!! 누굴까!! 급 궁금해 지네요!

그 분들께서 이 글을 읽으면 어떤 마음일까 문뜩 떠올려보게 되네요. 에빵님의 이쁜 마음도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아침부터 따뜻한 글 읽고 하루 힘차게 시작합니다 👊🏼

위에 두분은 저도 그리운데 밑에 두분은 모르겠네요. 에빵님 활동하던 시기가 저랑 다르니 재가 모를 수도 있을거 같아요. 힘이 빠집니다 시간이 갈수록..

북키퍼님 왜 힘이 빠지시나요... ㅜㅜ

저도 무척 보고 싶습니다..
6월이면 오겠다던 님은 몸이 안 좋으시다니 더 걱정이고,
언제 오실지 모를 님은..그저 가슴 한 쪽이 아프게 그리워요ㅠㅠ

사람이 더 그리운 시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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