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불광동 점집에 다녀왔던 이야기

in #kr6 years ago (edited)

대문사진2.png


모두들 주말 오후는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요?

저는 오늘 아이들과 marvel 영화 한편 봤는데~ 정말 너무 재미가 없어서 자다깨다를 반복했었네요~

그리고 오늘 포스팅을 무엇을 할까 하고 생각하다가 20대때 친구 따라 가서 굿까지 했던 흑역사를 한번 기억을 해봅니다


20대때 8년의 우정을 나눴던 그리고 채무관계로 결국은 연이 끊긴 친구 A
(추억을 팔아요 / 서랍 속 8년 우정) https://steemkr.com/kr/@edwardcha888/8

25살즘 되었을 때였다
어느날 친구A가 회사에 출근을 해 고민 가득한 얼굴로 말을 꺼냈다 요즘 엄마가 많이 아프셔서 점집에 갔더니 굿을 권유 받았단다 그래서 엄마 팬티랑 엄마 손톱을 잘라서 가져가야한다고 했다

140만원을 입금하면 점집 보살님이 음식을 준비해 놓고 닭도 한마리 구해놓는다고 했다 그리고 그 닭과 엄마의 물건을 같이 태워 엄마의 아픈 기운을 없앤다나 어쩐다나~~

20대때 우리는 종로 신촌등 타로카페에 심심풀이로 자주 다녔었다~ 류시원이 다녀갔었다는 압구정동까지도... 주 목적은 항상 같았다~ 결혼은 언제 할 수 있나요? 남자친구와 결혼까지 갈까요? 아이는 몇이나 낳나요? 그런데 갑자기 굿을 한다니 TV로만 보던건데 너무 궁금했다

친구가 며칠후 같이 가줄테니 한번 가볼거냐고 권유를 했고 난 나의 미래를 물어보면 어떤 답을 해줄지 너무나 궁금해서 같이 가게 되었다

점집.png
(그냥 일반 빌라에 자리잡은 점집은 거실에 이런식으로 차려놓고 점을 봐주고 있었다)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는 보살님이었는데~ 몸이 너무 아파서 신내림을 받았다고 했었다

그리고

나도 굿을 권유 받았다 ㅜ.ㅜ

이유인 즉슨, 역마살이 끼어 있어서 지금 굿을 해서 그 살을 없애지 못하면 30살 넘어서 결혼 할 거라는 거였다

그 당시 나는 새벽6시에 일어나 회사 출근하는것이 너무 싫을때였다.. 부천에서 서울까지 출퇴근 하는데~ 항상 새벽에 집에서 나가면 깜깜해서 너무너무 싫었다. 빨리 결혼해서 그냥 집에서 쉬고 싶었다 그런데 30살 넘어서 결혼을 하게 된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눈이 뒤집혔던것 같다

그리고 140만원을 입금하고 굿을 하러 갔다 지금도 아까워서 벌벌 떠는 금액인데 그 당시 정말 난 미쳤던것 같다

140만원 말고도 따로 만원짜리 몇장을 준비해 오라고 하여 그렇게 준비를 해갔다

굿이 시작되었다

보살이 방울을 흔들어 대며 뭐라뭐라 중얼중얼 하기 시작하니 갑자기 목소리가 변했다 아기보살이 되었다 ㅜ.ㅜ 그리고 막 징을 치고 나보고 계속 절을 하라고 한다~~ 정말 무릅이 아프도록 절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징을 치면서 그 징 안에 만원씩 자꾸 넣으라고 하여 그렇게 했고 오색의 깃발을 가져와서 맘에 드는걸 뽑으라고 해서 뽑고~~ 그 의미는 잘 기억은 안나지만 색깔 별로 한 3개정도 뽑았던 걸로 기억이 난다

그리고 마지막 하이라이트

나를 거실과 현관문 사이 복도로 데리고 갔는데 거기에 항아리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나를 거기에 앉으라고 했고 보살이 화살을 잔뜩 가져왔다 그 화살의 끝에는 팥이 동그랗게 뭉쳐져 있었는데 그것이 안좋은 나의 역마살을 물리치는 거란다

점.png
*그림 실력이 없음에도 이해를 돕기위해 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10번 그린것 같아요 ㅜ.ㅜ)

이렇게 나를 향해~ 정면이 아닌 왼쪽 오른쪽 허공으로 활을 당겨 화살을 10개 넘개 쏘았는데 그 떨어진 모양이 반대로 떨어지면 보살이 아이고 이 독한것~~ 이라며 다시 가져가 똑바로 떨어질때까지 쏘았다 ㅋㅋㅋㅋㅋ

이렇게 굿을 하고 나서 3개월마다 보살한테 문자가 왔다

30만원과 소주, 담배와 박하사탕을 사오라고 ㅜ.ㅜ 기도를 해주겠다고 그 30만원은 초를 켜놔야 하는데 거기에 넣을 기름값이라 했다

한번은 갔는데 또 오라고 자꾸 연락이 왔다.. 그 후로 안갔다... 그때서야 정신이 든 모양이었다...

그 후로 한 2년이 지났나 내 친구가 새로 취직한 회사는 카드대출을 해주는 회사였는데~ 글쎄 그 보살이 대출금을 못 막아서 연대보증할 사람을 데리고 왔더란다.. 본인의 앞날도 못봤다는 증거다...


세상을 배우는데 너무 많은 값을 치룬것 같다

그리고 난 결혼을 딱 30살에 했다 이건 30을 넘긴건지 안넘긴건지 엄청 아리까리 한 나이 만으로 하면 30은 안됐던 나이에 아무튼 결혼을 했다 ㅋㅋㅋ 완전 크리스찬을 만났다 ㅋㅋㅋㅋ

저처럼 굿 해본 분 없나요? 정말 내 자신이 한심하긴 한데~ 그것도 추억이라고 주변사람들 한테 얘기해주면서 배꼽 잡는 애피소드가 되어버렸네요~

제 지인은 카톨릭인데 지난달에 엑소시즘을 했다는데 ㅋㅋㅋㅋ 그것도 참 웃긴 이야기.. 글쎄 아는 필리핀 친구가 엑소시즘을 할건데 굵은소금이 필요한데 한국마트에서 사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럼 나도 할래... 라고 해서 본인의 소금까지 사서 했다는군요~~ 그리고 며칠동안 집안에 뿌려놓은 소금을 그대로 두었다가 나중에 치웠대요~~ 과연 나쁜 기운을 모두 쫒아냈는지 궁금하네요~~ 혹시나 해서 저는 그즈음에 그 집 근처에 안갔음... ㅋㅋㅋ

필리핀 카톨릭 신자들은 정말 이런 미신을 많이 믿는것 같아요~ 몸의 나쁜 기운을 없애는 마사지도 받으러 다닌다는데 정말 다녀와서 몸이 안아프다고 ~~ 계속 빠져듭니다 ^^ 하지만, 저는 카톨릭은 아니라서 ~

이제 동계 올림픽이 모두 끝나고 이제 폐막식이 시작할 시간이네요~

모두모두 즐거운 저녁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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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Cheer Up! baby~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너무 순진한신거 아닌가요 ㅠㅠ

저번에 돈 이야기도 그렇구 ㅠㅠ

이제 정신 차렸어요~~ ㅋㅋㅋㅋ
남편만나서 단도리 쳤구요 ^^

지금 필리핀에서 살고 계신 것을 보면 굿이 효험이 없었나 봐요 ^^
저희 어머니가 가시는 점집에서는 저 필리핀 간다고 하니 말리지 말라고 했대요. 어차피 돌아온다고 ㅎㅎㅎ

어차피 돌아가는데 그 기간은 말 못해줄걸요? ㅋㅋㅋ 언젠가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
맞아요 저 역마살때문에 필리핀..ㅋㅋㅋㅋ

재미있네요 ... 점쟁이가 자기 미래도 못읽는.. 그런데 점보고 30살에 결혼한분이 독실한 개신교 신자이니 ㅋㅋ 대박

그렇죠. ㅋㅋㅋㅋ 그래서 남편한테 한번도 말 안했어요~~
오늘 알게 되었을거에요 푸히히

스팀잇에서 외국인 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에둬챠님
그 친구의 포스팅은 온갖 샤머니즘이었는데
저보고 한국사람이냐고 자기도 굿과 무당 이런거 잘 안다고
올~ 대박인데 라고 했더니..
스팀잇에서 저의 성취를 빌어준다고 스달을 보내달라고 ㅋㅋㅋㅋㅋ

머지않았던 스팀잇에서의 이야기였지만
에둬챠님의 경험담에서 제가 경험했었던 일들도 생각납니다.

어찌보면 불교에서 진행하는 49제나 천도제 이런 모든 것들도
형태만 달리했지 같은 내용일텐데 말이죠.

결국 모든 것은 나의 마음에 달려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하지만..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점집에서 평소 어머님의 모습과 똑같이 빙의하여 제게 말하는
무당을 보았을 때는 정말 뭐라 할 말이 없어지더군요.

지금도 '영'의 세계는 믿기는 하지만
과도한 미래사에 대한 추정은 사람의 마음을 어질러 놓는것 같습니다. ^^

이렇게 긴 댓글은 처음이라 저 지금 울고 있는건가요 ㅜ.ㅜ

일단 감정을 추스르고~

저도 학교 친구가 빙의를 한적이 있었고, 방송을 통해 무속인에 대한 다큐도 많이 보았기에 못믿겠다고는 말 못하겠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워낙 가위에도 잘 눌려서~~ 귀에 대고 속삭이는 소리도 많이 듣고 ㅋㅋㅋ
무서워하지는 마시고요 ^^

소철님 말씀처럼 저도 어느정도 미신을 믿기는 합니다만
제 생각에 과거는 어느정도 맞추는듯~
미래를 점치는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확실합니다~~

오늘을 열심히 살고 내일 또 오늘처럼 열심히 사는것이 미래를 잘 사는 법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얼렁뚱땅 마무리 짓게 되었지만~~

감사합니다 ^^

저.. 조만간
에둬챠님께 코인 찍어달라고 할런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마지막에..

오늘을 열심히 살고 내일 또 오늘처럼 열심히 사는것이
매래를 잘 사는 법은 아닐까

완전 공감합니다.
그래서 그 마음으로 매일매일을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
저와 집주인의 모토이죠 ^^

어떻게든 놀라고 ㅋㅋ

어뜨케 스파라도 임대해 달라시면 해줄수도 있어요 ㅜ.ㅜ

저.. 그랬다간..
집주인께 뚜드려 맞습니다..
벼룩의 간을 뜯어 묵는다고 ㅎㅎ

소철님의 집주인은 제 스퇄입니다 ^^

좋은 경험 하셨네요. 그러고보면, 그 사람들은 주로 세상 잘 모르는 10대 20대를 노리고 그렇게 하는거지, 조금만 경험이 있으면 속아 넘어기지도 않죠.

양목님이 이성적이신 분이라서 그렇죠~
나이 드신 분들이 아마 미신은 더 믿을걸요 ^^
요즘은 옛날만큼 점집이 많지는 않은가요?
저는 집에 부천인데 불광동까지 갔던거 생각하면 ㅋㅋㅋ 저 같은 사람 속이기에 딱이었던건 맞아요 ^^

저런 점집은 진짜 돈만 밝히는 곳이군요...

제가 아는 점집은 그렇지 않던데 ㅜㅜ 뒤늦게라도 깨달으셔서 다행입니다.

안그런곳도 당연히 있겠죠~~ 저야 짝퉁보살이라 이런 애피소드가 된거에요 ^^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그분은 가짜 이었나봅니다
지금도 그런사람 많은것같아요
예전에는 진짜인가 했는데 지금은 안믿습니다
좋은시간 되세요^^

도를 믿습니까부터 정말 한국에서 이상한 미신이 많았던 것 같아요~
좋은 시간 되세요~~

본인의 앞날도 모르는 점쟁이라니 ㅋㅋㅋ
갑자기 어머니께서 말씀해주신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어머니는 새벽기도를 매일 20분 거리에 있는 교회에 걸어 가세요 교회 가는길애 점집이 있었는데 지나갈때마다 기도를 했대요 망하게 해달라고 했던가 암튼 그런식으로요
어느날도 똑같이 가면서 기도를 하며 가는데 점쟁이가 뛰쳐 나오더랍니다 제발 기도좀 하지말라고 영접신들 다달아난다고 나 망한다고 ㅋㅋㅋ
그렇게 몇년을 계속 기도를 하신걀괴 그 점집은 망하고 그 점쟁이는 교회를 다니게 되었답니다 ㅋㅋㅋ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어머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그 점쟁이도 가짜는 아니었네요~~ 어머님 기도하는거 영접신이 귀뜸해준듯 ^^
교회를 다니게 된건 완전 대박!! 너무 잘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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