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 본 크립토월드 - 14. 내가 스팀잇을 만끽하는 법 (10:00)

in #kr7 years ago

"평범한 사람들은 상대방의 재산이 자기보다 열배가 많으면 헐뜯고, 백배가 많으면 두려워하고, 천배가 많으면 그의 일을 하고, 만배가 많으면 그의 하인이 되는데 이것이 사물의 이치다.” - 사마천 <사기> 편찬시기 : BC 100 즈음, 즉, 2100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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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채널, 프랑스대혁명 1부, 유튜브에서 클립한 것임)

빵값이 월세와 맘먹는 수준에 달한 18세기 말의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에선 언제나 먹을 것이 넘쳐났고 파티가 연이어 졌고 왕의 가족과 귀족들은 부패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시민들은 빵 한개로 온가족이 나눠먹어야 할 정도로 가난했는데 말이죠. 그리고 참다 참다 못한 시민들은 폭동을 일으키고 궁정으로 칼과 창살을 들고 몰려갑니다.
마리 앙트와네트를 잡겠다고 몰려든 생선장수 아낙네들은 그들이 생선 다듬을 때 쓰는 식칼을 들고 궁전으로 쳐들어가기도 했다고 하니 그 처절한 상황이 절절히 느껴집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루이 16세와 부인 마리 앙트와네트는 마리의 가족, 합스부르크가에게 전보를 치고 오스트리아로 밤에 도망을 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마차가 국경지역에서 검문을 받게 되죠. 그때 초소관리자가 마차에 현 국왕이 타고 있음을 알게 되고, 저렇게 무릎을 끓고 경의를 표합니다. 국경지역이라고 파리의 혁명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을리 만무하건만 말이죠. 저 장면을 포착한 혁명가들이 바로 거기서 왕과 왕비를 체포하고 그들은 참수형을 면치 못하게 됩니다.

미국 독립선언서에도 이렇게 쓰여있어서 흥미롭다고 여겼습니다.
“어떤 형식의 정부이건, 정부가 앞서 언급한 이러이러한 국민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목적을 파괴할 때에는 언제든지 국민은 그 정부를 개편하거나 폐지할 수 있다. 인류는 자신이 익숙해져 있는 정부체제안에서 그것을 폐지하는 것보다는 고통받는 것을 항상 택해왔다는 것을 모든 경험에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것은 권력자들입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더 잘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3천년 역사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같은 얘기를 해주고 있으니까요.

‘시민들은 참 잘도 참아낸다…’

우리는 권력앞에서 자신의 격(dignity)를 세우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뭐 어떻다는 건가요? 2천년이 지났는데도 바뀌지 않는데 말이죠.
3차원의 세상에선 그랬다는 것입니다.
4차원의 세상에서 판이 어떻게 바뀌는지 한번 생각해 볼까요?

일단 우리는 3차원세상에 몸을 꽂아두고, 4차원세상을 종횡무진 할 수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 할 것입니다.

오늘 제가, 3차원 세상에서 간 곳이라고는 미장원 2시간, 공원 1시간뿐입니다. 일을 하더라도 모두 인터넷과 노트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바깥에서 돌아 온 저는, 밥을 먹으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발명품들을 재현해 내는 장인들을 만나러 인터넷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현대이긴 한데 이태리였습니다. 그 다음은 우주의 끝은 어디인가 라는 다큐를 보며 우주 공간에 갔다 왔습니다. 그 곳은 현재이기도 하고 미래이기도 한, 시간개념이 모호한 공간이었습니다. 가끔은 고대시대로도 여행을 합니다.
그리고 카카오톡으로 지구 반대편에 사는 가족들에게 안부를 묻고 페북을 통해 대륙저편에 사는 친구들에게 생일축하 메세지를 보내고, 가끔 전화통화를 합니다.
시간을 따져보면, 저는 3차원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4차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도 근무시간 8시간 기준으로 볼때, 3차원공간과 4차원공간 체류시간을 따져본다면 아마도 4차원에서 머무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싱글로 사는 분들은 근무외 시간엔, 당연히 4차원공간에 체류하는 시간이 많을 것이라고 봅니다. 통계적으로, 다섯커플당 세커플이 가상세계(인터넷 데이팅 싸이트)에서 첫만남을 갖고 장거리연애를 한다는 얘기는 그다지 놀랍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4차원 세상이 재밌는게, 나의 모습이 단 하나로 존재하지 않고, 여러 아이덴티티로 존재합니다. 3차원에서는, 여자, 엄마, 학부모, 누군가의 친구, 딸 등등으로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런 아이덴티티가 나의 몸을 통해 하나로 접목이 됩니다. 그런데 4차원에서의 나는 몸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덴티티가 어떤 공통된 유기체 없이 다 따로 따로 다닙니다.
나는 여러명의 나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시간이라는 제약이 있긴 하지만, 나를 대신하는 ‘봇’ 들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이니까요.

이런 인지를 하는 순간, 나는 무한하다고 까진 할 수 없지만, 3차원 세계에서 느끼지 못했던 큰 폭의 자유를 느끼게 됩니다.
우선 공간의 자유가 제일 큰 것중 하나이고, 나를 지금껏 알지 못했던 사람들로부터 나에 대한 추측이나 편견을 받지 않는 자유를 얻습니다. 나를 알고 지낸 사람들도 4차원 공간에선 서로를 불편하게 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4차원 공간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 또한 편견을 가질 필요도 없고 편견을 갖는 것 자체가 더 힘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4차원 공간에선 내가 보여지고 싶은 만큼만 보여주는 자유를 얻게 됩니다. 내 집이 어디고, 무슨 차를 타고 다니고, 재산이 얼마고, 빚이 얼마고, 나의 직업까지도 내가 알리고 싶은 만큼만 알릴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그 얘기는 반대로, 타인에 대해서도 딱 타인이 보여주고 싶은 만큼만 나는 보게 되어 있다는 얘기일 것입니다. 이 또한 자유입니다. 3차원 공간에서는 타인에 대해 그다지 알고싶지 않은 부분까지도 알게 될때가 얼마나 많나요. 관심끄고 살고 싶어도 봐야되고 들어야될 때가 훨씬 많으니까요.

이렇게 얘기하다보니, 4차원공간은 나에게 거의 절대적 자유를 주는 것만 같습니다. 오늘 내가 무엇에 꽂혀있느냐에 따라, 이 곳에선 ‘장’ 이 이미 벌려져 있습니다. 오늘 내가 에스토니아라는 국가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겠다 하면 몇시간안에 논문을 쓸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얻게 됩니다. 오늘 노자 끝내겠다 하면 할 수 있습니다. (감히 노자쌤의 깊은 뜻을 하루에 끝낸다고 말하는 것이 가당친 않지만) 또, 가상데이트를 하고 싶다면 그것도 가능합니다. 3차원 공간에서 노예처럼 일하고 나서 얻는, 4차원 공간에서의 나의 꿀같은 ‘주인의 시간’ 입니다. 그리고 4차원공간에서 돈을 법니다. 4차원에서의 내가 ‘main’ 이 되고, 3차원에서의 내가 ‘sub’ 가 되는 때가 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왜냐면, 난 4차원을 3차원보다 훨씬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인지하지 못하면, 4차원을 들어와도 3차원이랑 똑같이 살 수가 있습니다. 이곳도 3차원 세상이랑 별반 다를게 없다고 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열심히 4차원 세상에서도 노예임을 자처합니다. 남의 지갑을 보면서 ‘아, 이사람은 나보다 스팀이 천배나 많네. 여기도 잘 보여야 할 사람이 있구나’ 라고 미리 3차원 룰을 적용해서 살기 시작합니다. 자신을 ‘을’ 로 정의내리는 순간, ‘갑’ 을 탄생시켰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 채로 말이죠.

우리에게 이 곳은 ‘나의 절대적 자유와 권리’ 가 보장되는 곳이라는 것을 믿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면, 나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려는 사람에게 있어선 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나에게 있다는 것도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 소중한 자유와 권리가 나한테만 있는 것이 아닌 타인에게도 똑같이 있다는 전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자신의 것을 행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내게 4차원공간이 너무나 매력적인 또 하나의 이유는, 이 곳에선 한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최대의 엄벌이란게, 3차원세상의 엄벌과 다르게, 그 죄가 수치심을 느낄만한 죄면 아이디 바꿔 건강한 사람으로 다시 돌아오면 되는 것이고, 아이디도 바꾸지 않고 계속 쓰고 싶다면, 정중한 사과 한마디와 미래의 올바른 행동들로 자신의 품격을 쉽게 회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차원이 가지는 심각하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그 적당한 무게감이 이 곳을 아주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포스팅은 앞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총 네 번 포스팅 될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에게 이 글이 노출되기 위해 해보는 저의 실험적 시도이니 피드에서 같은 글을 보는 것이 어떤 이유에서건 불편하시다면 당분간 @ddd67 언팔로우 하실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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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4차원이라고 하면 '쟤 사차원인것 같아' 하는 사차원이나, 우리가 존재하는 3D 공간에 시간축이 더해진 사차원을 생각하게 되기 마련인데 이 글에선 인터넷 공간을 우리가 있는 차원이 아닌 다른 4차원이라고 표현했나봅니다.
결국 현실세계의 나 보다 이 글에서 말하는 4차원의 내가 본질에 가까울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호접지몽이 떠오르는 글입니다.

차원을 나누는 것이 참 흥미롭다고 저도 생각했어요. 보통 선(1차원), 선이 무한대로 쌓이면 면(2차원), 면이 무한대로 쌓이면 공간(3차원) 이렇게 보잖아요. 그랬을때 이것을 지구라는 생태계와 연결시켜봤어요. 선으로만 사는 동물이 있죠. 바로 지렁이 같은 종류들... (특히 땅속안에 들어가 있을때) 그런 종들은 땅속이 젤 안전하잖아요. 근데 면이 생기는 지상에 나오면 얼마나 그들이 위험에 노출이 되나요. 바로 다리가 있는 기어다니는 동물한테 바로 잡혀먹죠. 이런 동물들이 2차원적 동물이라고 볼수 있을거 같애요. 땅(면)만 보면서 기어다니는 동물들. 그 다음이 (공간안에서 훌쩍훌쩍 뛰어다니는) 포유류, 그리고 직립보행, 바로 인류.
3차원 공간들이 무한대로 쌓이면 공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방법이 바로 3차원 몸을 갖고 태어난 우리가 4차원세계에서 활보할 수 있는 방법(가상에서 공간을 넘나드는)이라고 생각해요. 현재로선.
하지만 더 먼 미래엔, 우리의 뇌의 데이타를 정보화해서 컴퓨터에 넣어놓고 이것을 지구 반대편의 또 다른 나의 몸안에 혹은 홀로그램같은 몸안에 넣어놓고 그쪽을 활보하며 다닐수도 있지 않을까....
이게 완전 허무맹랑한 얘기가 아니거든요. 그럼 '나' 라는 개념이 아주 재미있어지죠. 역시 노자쌤을 청출어람한 장자의 통찰력이 느껴지네요. 저도 호접지몽 읽으면서 '이게 뭔말야...ㅋ' 했었는데 사람들이 열렬히 꿈꾸는건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아, 시간축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차원을 따질때, 시간축을 새로 넣지 않는 개념이 이해가 훨씬 빨랐어요. 시간이란건 1차원에서도 흐르는 거고 2차원, 3차원에서도 흐르는 것이니 당연히 4차원에서도 흐르는 것으로 보거든요.
유튜브에 좋은 4차원강의들 많이 있더라구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하고 나중에 또 잼난 글로 뵈요.

정성이 들어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또 읽으러 올게요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해가 되면서도 어려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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