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어머니의 핫도그, 부모가 되서 그 마음을 알다.ㅠㅠ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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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 아이의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다크호스입니다. 오늘은 어린시절 간식에 대한 추억과 현재 아이들 간식을 사는 제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저 어렸을 때는 시골이라서 간식이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아이들 간식이 너무 많고 충치도 빨리 생기는것 같습니다. 전 어릴적 매일 이를 안 닦아도 충치가 한개도 없었는데... 요즘 애들은 매일 양치를 해도 충치가 생깁니다. ㅡ.ㅡ;;

# 어린시절 어머니의 핫도그

저희 집은 시골이고 부모님은 농사를 짓습니다. 이제 두분 다 연세가 있고 자식들 다 결혼까지 했는데 아직도 농사일을 하십니다. 요즘은 논과 밭을 연금형태로 받을 수도 있어서 부모님께 남은 여생 연금으로 편하게 사시라고 하셔도 그렇게 안하십니다.

아마 부모가 자식들에게 손벌리기 싫어서 어떻게든 돈을 벌려고 하십니다. 그래서 자식에게 도움 안받고 도움을 주려고 하는... 그게 부모 마음인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한30년전입니다. 시골은 추수를 끝내고 나면 할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돈을 더 벌기위해 동네사람들과 함께 미꾸라지를 잡으러 다녔습니다.

옆집 아저씨는 아주머니와 항상 두분이서 잡으러 다니지만 저희집은 어머니 혼자 다니셨습니다. 아버지는 농사일은 하지만 어머니를 많이 도와주시는 편은 아닙니다. ^^;

암튼 어머니는 새벽에 삽하나 들고 나가셔서 해질녘까지 미꾸라지를 잡고 중간에 식사는 집에서 싼 도시락(주먹밥)을 드셨습니다. 나중에 얘기하실 때 날씨가 추워서 주먹밥을 먹으면 목이 많이 매였다고 하셨습니다. 잡은 미꾸라지는 시내에서 팔고 막차를 타고 집에 오셨습니다.

어머니는 집에 오실 때 시내에서 우리 3남매가 먹을 핫도그를 사왔습니다. 그 땐 작은 분홍 소시지가 끼워져 있는 핫도그를 샀는데 설탕이 묻혀 있어서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핫도그가 식을까봐 30분 넘게 타고 오는 버스에서 품안에 핫도그를 넣어서 가지고 오셨습니다.

저는 안자고 9시까지 기다려서 먹기도 하고 잠을 자면 다음날 아침에 먹기도 했습니다. 어머니는 맛이 없다고 안 드신것 같은데... 생각해 보니 제가 어머니 식성을 닮아서 튀김류를 좋아하는데 어머니도 핫도그를 좋아하셨을 것입니다.

아마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먹이려고 안 드셨겠죠. 제가 부모 입장이 되니 그 마음이 너무나 공감됩니다. 왜 글을 쓰고 있는데 당시 어머니 마음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ㅠㅠ

# 부모가되서 간식 사주는 행복을 알다

저는 퇴근하는 길에 아이들에게 줄 간식을 가끔 삽니다. 예전에는 1주일에 1~2회정도 샀었는데 요즘은 아이들이 간식을 많이 먹어서 2주일에 1~2회 정도 사는것 같습니다.

퇴근하면서 아빠를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매일 사주고 싶지만... 아이들 충치도 생기고 몸에도 좋지 않아서 자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간식 사주는게 퇴근 후 재미인데... 충치때문에 자제해야 하니 딜레마입니다. ^^;

그래도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끔씩 안살 수가 없습니다. 어릴적 핫도그를 사서 집으로 오셨던 어머니의 마음이 아마 지금 제 마음과 같았을것 같습니다. 저도 아이들 간식을 사주고 먹는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배부르고 행복합니다.

최근 샀던 간식 사진 몇개 올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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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샀던 베스킨라빈스 블록팩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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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샀었던 파리바게뜨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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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전쯤 샀던 던킨도너츠(특히 먼치킨을 자주 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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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샀던 바나나 한송이~


결혼하고 제가 부모가 되어보니 그동안 살아오면서 몰랐던 부모님의 마음을 많이 알아가고 있습니다. 결혼하고 부모님께 더 잘해드리고 싶은데 제 가족을 먼저 챙기다 보니 그게 맘대로 안됩니다 . 자식을 키워 보니 '사랑은 내리 사랑이다'라는 말을 100% 실감합니다. ㅜㅜ

부모님이 가끔 말씀하시죠 "너도 너 닮은 자식 낳아봐라!" 이건 명언입니다. 사람은 그 입장을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이해를 잘 못합니다. 이번에 어버이날 아이들이 만들어온 카네이션과 삐뚤빼뚤 '사랑해요'글씨를 보고 제가 어렸을 때 부모님께 사드렸던 500원짜리 조화 카네이션과 학교에서 보냈던 감사 편지가 생각나서 그 당시 부모님 마음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손주들과 한번이라도 더 찾아뵙고 같이 맛있는것 먹고 좋은데 구경해야겠습니다. (아버지는 가족들과 외식, 여행 절대 안하시는데 그게 숙제이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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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혼자라 100% 공감한다면 좀 그렇겠지만... 사랑은 내리 사랑이란 말은 정말 맞는듯 하네요!
손주들 자주 보여드리느게 가장 좋은 효도고, 부모님께서도 바라는 일이겠죠!

네~ 멀어서영상통화를 자주 하는데... 아버지는 8시면 주무셔서 어머니만 영상통화해요. ㅎㅎㅎ

읽다가 가슴이 찡해졌어요
저희 부모님도 농사 짓고 계시는데 먼가 더 와닿고 가슴 뭉클합니다
정말 좋은 아빠이실거 같아요 !!! 자주 소통하고 지내고 싶어요 ^^

제 글에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자주 소통하려고 팔로우합니다. ^^

시골 어르신들 이야기 들어보면 농사지어서 자식들 주고 손자 용돈주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합니다. 자식생각하는 부모마음은 다 같은가 봅니다^^

맞아요. 부모님이 농사를 계속하는 이유가 돈 버는 것도 있지만 자식들 농산물 주는 맛에 쉽게 포기를 못하는것 같아요. ^^

감동적인 이야기에다가 모자이크로 가렸지만 아이들 웃는게 느껴져서 감동 두배네요 ㅎㅎ

저날 둘째는 초코케익 맛있게 먹고 새벽에 토하더니... 다음날 아침 아빠 나쁘다고 했어요. ㅜ.ㅜ

나쁜건 초코케잌인데 오해받으셨군요ㅋㅋ 요즘 날씨가 점점 더워지네요 ~ 건강 유의하시고 계속 좋은 포스팅해주세요ㅎㅎ

네~ 고맙습니다.안녕히 주무세요^^

부모님이 훌륭하셔서 다크호스님이 좋은 아빠가 되신거군요!!!
저희 부모님은 뒤늦게 농사일을 시작하셔서 지금 하고 계신답니다~ 고향으로 내려 가신 후 놀고 있는 땅 아깝다고 시작하셨는데 일이 너무 커졌어요 ㅠㅠ
부모님께 효도합시당~!!!^^

농사일이라는게 벌리기 시작하면 계속 커지죠 ㅋㅋㅋ 텃밭 정도로 하셔야지... 농사 정도면 힘들어요. ㅎㅎㅎ

저 되나요^^

인증 포스팅 올리겠습니다.

앗 곰곰히 생각해보니 딸들이라..

아 다른 분이 가시는게 좋겠어요..

저만 생각했네요.

여자애들은 싫어 할듯.

이거 여자애들은 안좋아할꺼 같아요. 괜히 안본만 못할지도 모르겠네요. ^^;

읽으며 왠지 가슴이 찡...
저는 어릴 때 부모님 가게를 2시에 마감해서 함께 야식을 먹기 위해 안자고 기다리다 혼나던 기억이 ㅎㅎ

어릴때 마음은 다 비슷한것 같아요^^;

다크호스님 아,,, 눈물 찡합니다... 어머님의 사랑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더 깨닫고 잘 못해드리고 지나왔던 시간을 후회스럽게 만드네요,,, 앞으로 더 잘해야겠지만요~ 편안한 밤되세요~

네~ 앞으로 조금씩 잘해드리면 되죠. 부모는 자식에게 많은걸 바라지 않잖아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짱짱맨 고맙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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