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시원한 배추나무두부된장국 밥상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7 years ago (edited)

엄마는 상을 꼭 주십니다. 엄마 밥상.
제가 제주도 갈 때는 거의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집에 가면 밤 10시가 넘습니다. 집에 도착할 때면 어김없이 엄마 밥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딸의 요청사항을 반영한 엄마만의 규칙입니다. 이 엄마 밥상은 아침과 저녁이면 늘 마주합니다. 저는 엄마의 손맛을 배워야 하겠다는 생각에, 그리고 엄마가 밥상 준비하는 모습을 제가 옆에서 보면 엄마 기분이 좋아지기도 할 것 같아 음식 준비할 때 자주 서 있습니다.

이날은 "시원하게 배추 넣고 된장국 끓여야겠다." 하셔서 무슨 비법이 있나 싶어 엄마 옆에 달라붙었습니다.
가스레인지에는 갈치조림과 된장국을 만들 다시국물이 끓고 있습니다.

된장을 풀고 배추를 넣고 두부를 넣습니다. 같은 시간에 진행됩니다.

그런데, 두부가 너무 모나고 크고 안 이쁜 겁니다. 그래서 제가 옆에서 한마디 했죠.
"엄마, 너무 성의가 없어 보여."
엄마의 대답이 참...... 쎄에 하면서도 뭐랄까 코끝도 찡하면서도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홀어멍집 밥상이라고 하지."
저는 궁금한 거죠. 그래서 "왜?" 더 이야기해 주시지요? 라는 톤으로 말을 이었습니다.
"아무 따나 사니까 홀어멍집이라고 하지, 예쁘지 않게 하잖아. 서방이 있으면 예쁘게 하는데."
무심하게 이야기 하는데 기분이 그랬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은 후 나온 엄마가 해주시는 집밥입니다.

홀어멍 이야기가 있는 배추나물두부된장국

매 번 해주시는 잡곡밥. 한 그릇만 뜨면 밥 안 먹는 저를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하시며 다 먹을 때까지 지켜보십니다.

새벽 부두에 가서 사온 갈치로 만든 갈치 조림과 옆 집에서 가져다 준 배추이파리와 엄마가 담그고 무친 된장.

상 중에 최고는 엄마 밥상입니다.
한 초등학생이 자신이 가장 받고 싶은 상은 '엄마 밥상'이라며 쓴 동시를 읽으며 마음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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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구수한 포스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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