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간호] 안되면 되게 하자(#12). 예전 메모를 들춰보자.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5 years ago (edited)

제가 컴퓨터로 제일 먼저 했던 작업은 병동 컨퍼런스 발표 준비였습니다.
그 자료를 준비하려고, 한글 사용하기를 익혔고.
그러면서 pc 통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컨퍼런스는 시작일 뿐이고, 천리안으로 '띠!띠!삐~~~~' 뭔 소린지 아시겠죠. 전화요금 펑펑 올라가는 소리.

당시 컴퓨터를 잘하는 레지던트 1년 차가 있었는데, 컨퍼런스 자료 워드 정리를 해주겠다고 해놓고서는, 어디론가 나르는 바람에 엄청나게 투덜댔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내가 해야 할 일이었는데, 그 레지던트에게 기대였던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에 대한 확신, 즉 워드 사용을 잘하지 못할 것을 알기 때문에 기대었고 실망했다고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컴퓨터를 나는 간호사들의 모임인 커뮤니티 활동을 위한 수단으로 주로 이용하였습니다.
2000년부터 커뮤니티 활동을 했으니 짧은 시간은 아닙니다.

나의 또 다른 컴퓨터 사용은 메모하기입니다. 메모들이 너무 많이 흩어져 있어, 그 메모를 다시 모으는 게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됩니다. 한 번씩 보면 재미있고 내가 그랬느냐며 웃고 생각하고 합니다. 이리저리 이산가족이 된 메모들을 보면서 잘 정리해야지 하고는 또 이리로 저리로 폴더만 늘어납니다. 저희 엄마 말씀이, 저는 있으면 있는 대로 널어놓는 스타일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제 경우를 보면 컴퓨터 정리나 집 정리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어제는 컴퓨터를 뒤적거리다, 언제인지 모르는 메모를 보았습니다. 언제인지 영화를 보고 작성했고 이미지로 저장한 메모였습니다.

awakenings.jpg

awakenings_00000.jpg

영화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영화 장면은 기억에 남는데. 영화 제목은 awakening인가 봅니다.
메모 를 보면서, 낯선 환경, 익숙하지 않음은 아주 사소한 것도 크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합니다.

저와 지금 만나는 학생님들도 그럴 거 같습니다.
조금 다른 교수님 그리고 스팀잇이라는 환경!

오늘 책상에서 일하다, 20년 전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정말 하늘을 찌를 듯한 열정을 가지고 뛰어다니고 있을 때였습니다.

제 기억에는 전혀 없는 누군가 제게 말했습니다.
"20년 전에 나를 모른 척 하지 않았다면, 20년 전에 내 말을 들었더라면......"
이 말에, 그때 들었어야 했는데 안 들리고, 들려도 무슨 말인지 모르고 그랬을 거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알아들어서 다행이라고 여기자고 이야기했습니다.

다들 기회가 지나가면, 비슷한 말을 하죠. 왜 그때 한 번 더 이야기해 주지 않았느냐고. 사실은 여러 번 말을 했는데 안 들리는 거죠. 못 듣는 거구요.

영화 속에서 처음에는 크게 들렸던 소리가 나중에는 안 들렸다는 메모를 보고, 20년 전 제 모습을 기억하는 제 친구와 최근 나눈 대화를 떠올립니다. 저는 이번에는 안 놓치리라며 귀를 쫑긋 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예전만 못합니다. 세상 아이러니합니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나도 스팀잇 기반의 간호대동아리 일상간호팀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도 해야 한다.
간호 현장은 그 자체가 하나의 조그만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 얘들아. 이곳이 너희가 사는 곳이니까 말이다. [마가렛 생거]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우리들입니다. 바로 변화의 주인공입니다.
@beautifuleye @bokyoung-08 @bsy-97 @chambada @dasol-00 @go-min3084 @gahyn @haon5565 @heewon2018 @hchany96 @hyunsun0811 @jeje77 @kimjh9661 @kimjeongryun @kj1220 @m2n-seo @msy1991 @parenpocari-00 @parksu1004 @psoh-999 @rkdud5349 @rhkd364 @rndaisy @sohyeon123 @ssg6239 @shinewest @thdms5965 @yeonji714 @yelim-k @yujin11117 @bbanghona @been2 @bellanurse @bominit @blissfulnurse @cdh @caresn @chunji @crystallinelake @dana722 @ddanddan @delight55 @domisol @dongrirn @ekdrmsdl23 @friendlynurse @goodandfaith @jh10090 @jyh971229 @happyidea @heevvd @hein971 @hyun200000 @hyun22222 @hyunzzang0217 @kimgiyoun @lovedodo @memirror @moon56 @niceham @nurse1004 @nursesorang @nursemook @nurse-neul @nurseeeee @onestar-snrn @ranji00 @rini97 @rndaisy @ryeol @samrn @sinyounhaw @sj0148 @ssunurse @ssovely @jh10090 @trspe377 @usertang @wkdwngm @wisdomjin @wngusals96 @yesterday2 @yeoning @young11 @mandelina @cyj19970626 @lucid-dream @doran0820 @jaeeunkko @stella1000


Sort:  

그때의 느낌과 기억, 감정이 기억나셨을꺼같아요~ 정말 메모 기록이 이렇게 좋다는것을 다시 느껴요~

Posted using Partiko iOS

우리 @samrn님도 메모하기 시작했잖아요. 시간 흘러서 보면 재미있을거에요. 새록새록 하고.

Posted using Partiko iOS

기록이 개인의 역사가 되았군요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그러네요. 어머님. 어머님 그림도 보면 가족들 기록, 어머님 기록이고. 그림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또 찡해지고 그래요. 최근 어머님 사진 보면서 흑흑... 눈시울이 찡했어요. 우리 어머니들 다 저리 고우셨는데 하면서요. 건강하셔요. 그래야 어디 다니시고 맛있는 것도 드시고 하시잖아요.

Posted using Partiko iOS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야 겠어요

Posted using Partiko iOS

기록 엄청나게 하시고 계시잖아요^^

Posted using Partiko iOS

Thank you for your continued support towards JJM. For each 1000 JJM you are holding, you can get an additional 1% of upvote. 10,000JJM would give you a 11% daily voting from the 450K SP virus707 account.

yep.

Posted using Partiko iOS

Coin Marketplace

STEEM 0.23
TRX 0.12
JST 0.029
BTC 66466.45
ETH 3595.87
USDT 1.00
SBD 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