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의 신화 : 실존주의자로 살아간다는 것.

in #kr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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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의 신화입니다.
포스팅 추천곡은 영화 문라이트의 메인테마인 Moonlight suite 입니다.


태어났으니까 사는 남자

예능 방송으로 더욱 유명해진 만화가 기안84의 수식어 중에 하나입니다.
(만화는 재미없어진다는 평이 많던데...)

나는 이 문구를 TV에서 처음 봤을 때,
대단히 실존주의적 표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기안84가 실존주의자는 아니지요. ㅎㅎ
모르지, 아.. 그건 알 수 없는 부분이군요.

그래도 실존주의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는
실존주의 원류인 니체와 키에르케고르
사랑하는 작가 도스토예프스키와 카프카를 떠올리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그리고, 시지프 신화의 알베르 카뮈도.

유신론적이냐 무신론적이냐에 따라 야스퍼스나
하이데거, 사르트르 같은 철학자들이 등장하지만
이 쪽은 내가 감당할 깜냥이 되지 않아 휙~ 던져버렸어요.

난 생활인이지 철학자가 아니니까.

실존주의의 가장 유명한 문장은, "실존은 본질을 앞선다" 입니다.
뭔소리야? 싶으시죠? ^^

제가 생각하는 실존주의적 선언은 이것입니다.

"인생은 태어났으니 살아가는 것이다."

앞서 기안84를 들먹인 이유지...

"우리는 어느 날 태어났다."
이것이 실존주의적 창세기 1장 1절입니다.

물론 제대로 된 성경의 창세기 1장 1절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했다"
그래서, 저는 유신론적 실존주의는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실존주의가 성립할 수 없지요.

실존주의자에게 있어 인생은 허무한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에 있어 선행된 본질적 의미는 없다.
그냥 아웅다웅 살아가다 죽는 것이 인생이다.

그렇다면 그 허무한 인생을 뭐하러 사는가?
허무한 것이 생이라면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부조리 아닌가.
차라리 죽어버릴까?
실존주의자에게 자살은 합리적 선택이다.

아, 이것은 내 말이 아니라 알베르 카뮈의 문제제기 입니다. ㅎㅎ
알베르 카뮈가 저런 글을 쓰거나 말한 적은 없습니다. 오해없으시길.
제가 이해한 카뮈의 생각을 집약해서 표현한 것이예요.

여기서 끝난다면 그냥 허튼 소리입니다.
하지만, 위대한 작가는 한발짝 더 나가지요.

인생은 허망하구나, 때문에 살아간다는 것은 부조리한 것이다.
차라리 그냥 죽어버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그래도.... 그렇게 하지는 말자.
이렇게 태어나서 눈을 뜨고 이 세계의 태양을 보았지 않는가...
살아가자. 이 삶의 끝에 모든 것이 먼지처럼 사라질지라도.
끝도 없는 암흑의 밑바닥으로 침전하며 무의 세계로 돌아갈지라도.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이 허무한 인생에 내가 의미를 부여해보자.
그래, 산다는 것은 인생의 허망함과 부조리를 향한 저항이다.

실존주의자에게 살아간다는 것은 곧 저항인 셈입니다.
대단히 전투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죠.

실존주의자들은 죽은 개념어들을 기피하고, 관념적인 세계를 동경하지 않습니다.
처절한 현실을 인정하고 온 몸으로 부딪혀 저항합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본래 그러한 것이기에 절망에 굴복하지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부여한 삶의 의미를 완성해가는 길.
이 저항의 길에 마주하는 고통과 버거움은 어쩔 수 없는 세계의 실상입니다.

삶이란 결국 닳아서 없어지는 것이기에,
우리는 다만 오늘을 살아냈다는 것에 행복할 수 있습니다.

시지프는 거대한 바위 덩어리를 굴려서 산꼭대기까지 오릅니다.
산꼭대기에 도달하면 바위는 다시 아래로 굴러떨어지고,
시지프는 산을 내려가 그 바위 덩어리를 굴리며 다시 산을 오릅니다.
이것을 영원히 반복하는 것이 시지프에게 내려진 형벌입니다.

시지프의 죄명은 신을 조롱한 것입니다.

오늘 하루 평안하셨는지요?
저는 오늘 시지프와 같이 열심히 바위를 굴리며 산꼭대기를 올랐습니다.
저녁이 되니 정상에 도달하였지만, 지금 그 바위는 저 아래로 굴러떨어지고 있군요. ㅎㅎㅎ
내일이 되면 또 다시 저 바위와 함께 이 산을 올라야 하겠지요.

내일을 위해 저는 이만 산을 내려가렵니다.

카뮈의 시지프 신화 마지막 단락을 남깁니다.

나는 시지프를 산기슭에 남겨둔다! 우리는 그 무거운 짐을 발견한다. 그러나 시지프는 신들을 부정하고 바위를 들어 올리는 고귀한 성실을 가르쳐 준다. 그 역시 모든 것이 좋다고 판단한다. 이제는 주인없는 우주가 그에게는 불모의 것도 소용없지도 않은 것이다. 이 바위의 부스러기 하나하나, 어둠으로 가득 찬 이 산의 광물의 빛 하나하나가 유독 그에게는 하나의 세계를 형성한다. 산꼭대기를 향한 투쟁, 그 자체가 인간의 마음을 가득 채우기에 족한 것이다. 행복한 시지프를 상상하지 않으면 안된다. - 알베르 카뮈 <시지프의 신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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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저랑 비슷한 포스팅을 하셨네요. 그리고 보다 더 재미있고 뜻 깊은 글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 깊은 울림을 주네요. 앞으로 또 포스팅이 크로스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긴장해야겠네요. ㅋㅋ

제가 소코반님 블로그를 잘 살펴보겠습니다. ㅎㅎ

짱짱맨 태그 사용에 감사드립니다^^
존버앤캘리 이번편은 왠지 찡함..^^
https://steemit.com/kr/@mmcartoon-kr/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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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teemkr.com/kr/@goldenticket/x-x-10-100

우아~ 짱짱맨이 나타났다. ^^ 오치님. 이렇게 홀로 댓글을 달아주시다니... 물론 복사글 티가 팍팍나지만.. 그게 어딥니까!! 감사의 의미로 생계에 보탬을 드리고자 플랑크톤 똥 0.01 SD를 선사합니다. 에... 보팅파워가 소모되서 0.01도 안되나봐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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