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갓길 사고.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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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길에 새끼 고라니를 치었다.

루띠만한 작은 고라니 두마리가 측면에서 튀어나오더니,마치 라이트에 빨려들듯이 순식간에 범퍼로 뛰어들었다.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둔탁한 소리가 났다.바로 사이드 미러를 통해 황급히 뛰어가는 두마리의 뒷모습을 볼 수 있었다.내려서 차를 확인해 보니 번호판이 약간 찌그러지고 안개등은 충격으로 인해 분리되어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농담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고 교통사고는 예후가 중요한데 마냥 걱정이다.동물 키우는 입장에서 더욱이 그렇고 마음이 안좋다.차가 많이 상하지는 않은 것을 보아 치명상을 입을 정도의 충격은 아니길 바라는 중인데,붙잡고 확인해 보지 않는 이상 모를 일이다.

머릿속은 여러 감정이 뒤섞여서 대혼전중이다.그 중엔 억울한 마음도 있다.

"참 나...정면도 아니고 바로 옆에서 튀어나오는건 도저히 피할 재주가 없잖아.."

자리가 자리인 만큼 순화해서 적자니 저렇다.
실은 개발새발족발 멍청한 놈들아 하며 도로 한복판에서 절규했다.

10년 가까이 다닌 길이다.이 시간에 개미 한마리 길 건너는 광경을 못 봤건만..8차선 성남대로 가천대 앞에서 고라니가 튀어나올거라는 생각을 누가 할 수 있을까.

하루종일 작업도 잘 안풀리고 무의미하게 시간만 줄창 보내다 기분 안 좋게 발을 옮겼는데, 마지막까지 안 좋다.잠은 다 잔 것 같다.심장이 계속 뛴다.소심병이 다시 도졌는지 '저게 만약 사람이었다면...' 같은 불필요한 망상까지 들면서 마음이 진정이 잘 안된다.그렇다고 더 큰 사고를 막아준 액땜이라 치부하기엔 고라니가 계속 걸린다..

그간 운전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와서일까?
언젠가부터 자만심에 고삐가 느슨하게 풀려 있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돌이켜보면 사고라는 것은 항상 이런 식으로 찾아왔었다.다시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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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놀라셨겠어요. 그래도 고라니가
살아서 뛰어갔으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고라니도 괜찮을 거에요.
이만하길 다행이다 생각하시고 마음 편하게
쉬세요^^

감사합니다.하루종일 찜찜했네요.
그래도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오늘 보니 차가 많이 상했더군요.
고라니 많이 다쳤을 것 같아요 ㅠ

많이 놀라셨겠어요.
그래도 잠은 주무시도록 해보세요;;

네 그래야 겠네요
글 적고 마음좀 가라앉고 하니 진이 확 빠지네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불가항력적인 부분을 어쩌겠어요...맘삭키시고 일상으로 빨리 돌아오셔야지요..홧팅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몇해전에 크게 스트레스받은 이후로 좀 놀라거나 정신적으로 충격받는 일이 생기면 심장뛰는게 잘 안 가라앉습니다.다행히 좀 괜찮아졌네요.

제 맘이 아프네요 ㅠㅠ 그래도 죽이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 해야겠네요 죽었다면 더 뒤숭숭 했을듯 해요

계속 생각해봤는데 어미랑 새끼같기도 합니다.더 속상해졌어요ㅜㅜ

엄청 놀라셨겠습니다.

네 잠 제대로 못잤어요.정말 코앞에서 나타나더군요.

저도 돌아보면 자만할 때 항상 일이 생기더라고요. 그래도 밤새지 말고 편한 마음으로 주무시면 좋겠어요.

특히나 교통사고는 긴장할 땐 모르다가 며칠 지나고 후유증이 오던데 걱정이네요. 하여간 좋은 꿈 꾸셨으면 합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비상등켤때 좀 어긋나서 엄지손톱이 좀 얼얼한거 빼면 전 괜찮은데 센터와서보니 차가 생각보다 많이 상했네요.고라니들 괜찮아야 할톈데요 ㅜㅜ

인생도 마찬가지인듯해요. 자만하다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하고 갑니다~

큰 사고는 없으셔서 다행이지만, 자동차와 고라니가 상처를 좀 입은거 같아서 위로를 드립니다..

이 자만심이라는게 대놓고 드러나기보다는 자신감이나 여유같은 것 뒤에 숨어있기 쉽상이라 사단이 나는 것 같습니다.다시 생각해봐도 갑작스러운 상황입니다만,긴장감이 초보시절만큼 있었다면 피할 수 있던 사고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욕 엄청 하셨겠네요 ㅎ

그냥 막 놀라면 방언터지는 그런 상황이네요ㅜㅜ

예상보다 크게 수리비 폭탄도 터졌네요 흑흑

그래도 안 다치신 거 같아서 다행이에요...
고라니도 덩치가 커지면 운전자가 다치기도 하더라구요.ㅠㅠ
정말 액땜이라고 생각하시길..
운전은 정말 자기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서 항상 조심해야하는 거 같아요

그러게요...마지막에 하신 말씀은
저도 평소에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니던 말인데,
막상 제가 그 대상이 되니 기분이 오묘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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